마르크스주의자들이나 급진 사회주의자들 (주로 아나키스트들과 룩셈부르크주의자들) 은 혁명을 부르짖는다. 레닌주의자와 스탈린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폭력혁명을 주장하며, 때때로는 유혈혁명을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여러 차례 혁명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알고 있다. 1792년에 시작하여 나폴레옹의 독재가 시작될 때 까지 진행된 프랑스 혁명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유혈이 낭자했다. 레닌과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들이 케렌스키 임시정부를 뒤엎고 일으킨 진정한 의미의 러시아 혁명과 적백내전에서도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무고하게 목숨을 잃었다. 그 이외의 여러 사회주의 혁명은 인민재판, 유혈, 일당독재를 초래했다.
역사적 배경 속의 혁명, 특히 사회주의 혁명들의 결과는 서구사회와 제 1세계 대중들에게 사회주의자들이 외치는 혁명이란 유혈낭자, 물리적 폭력, 테러가 동반되는 것으로, 끔찍한 독재가 자행되는 것으로 인식됐다. 냉전이 종식되고 공산권이 몰락하며, 합의와 의회민주주의 (라 칭해지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는 기존의 틀과 구조를 무너뜨리고 뒤엎어버리려는 혁명을 더더욱 거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혁명이란 과연 무엇인가? 상술했던 대로 유혈과 폭력만을 추구하고 그것만을 위하며, 모든 것을 뒤엎어버리는 파괴적 행위만의 조합인가? 그저 물리적 폭력을 허울 좋은 말로 덮기 위한 것인가?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혁명은 파괴적 행위이다. 그러나 그것을 비단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파괴적 행위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가령 68혁명과 같은 사례를 보라. 당시 서구사회는 분명 스탈린주의나 여러 권위주의적 공산주의에 의해 신음 받던 동구권 국가들에 비해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였다고 평가받았으나 (적어도 서구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성이나 정체성 등에 대한 억압이 강한 편이었다. 동성애, 자유연애, 결혼, 환경주의, 반전주의 등에 대한 억압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자유세계로 뻗어나간 68혁명은 기존 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수많은 '상식' 과 전통을 가히 폭력적이라 불러도 될 수준으로 파괴했다. 기존 사회에서는 문란하다고 표현될 수준의 자유로운 성생활이 자리 잡았고,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공표하고도 아무런 제재나 린치를 받지 않게 됐다. 기존의 보수성을 상징하던 기독교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새로운 진보적 의제들을 가진 조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신좌파의 대두와 사회주의 분열의 시작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는 있어도, 이 또한 하나의 문화적인 혁명이었다.
68혁명에서의 폭력이란 물리적 의미의 폭력이 아니었다. 그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68혁명은 기존사회를 유지하고 있던 질서와 통념을 무참하게. 그리고 파괴적으로 무찔렀다.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최소한 필자가 말하는 혁명은 바로 그러한 혁명이다. 나는 유혈,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혁명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며, 자본주의 질서에 일격을 다하는 최적의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사회주의자로서 모든 수단을 동원한 후에도 구질서, 압제자가 살아있고 남아있을 경우에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민이 자본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한계를 느낀다면, 그 때는 허울뿐인 개량이 아니라 혁명 (그것이 유혈이라 할지라도)을 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혁명은 비단 물리적 폭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민중들의 인식변화. 그것들을 지탱하는 새로운 공감대의 형성. 민중의 의사에 굴복한 구시대와 구시대의 압제자들. 앙시엥 레짐 그 자체의 폭력적 해체와 새로운 사회의 형성. 인본주의의 확산과 인간 개인의 발전. 그 이외의 수많은 사회에서의 ‘폭력적 변혁’. 이 모든 것이 합쳐졌을 때 마르크스와 바쿠닌, 크로포트킨이 꿈꾸던 세계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바로 ‘사회혁명’ 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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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룩셈부르크주의자들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로자가 그랬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글에 오해의 여지가 남겨질 수도 있긴 하겠네요...
오호라
전쟁에서 전투의 역할은 어음거래에서 현금결재의 역할와 같다. 정치에서 폭력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여기서의 '폭력' 은 비단 물리적 폭력 뿐만이 아니라 사회나 특정 집단의 정체성에 대한 '폭력적 변화' 또한 폭력의 범주에 넣은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물리적 폭력 또한 혁명의 가장 주요한 수단 중 하나이겠다만.
혁명이란 체제 변혁에 있어 장애물이 되는 인간과 기관을 물리적으로 배제하는 것 - dc App
혁명의 순간에 그들이 끝까지 저항하고 혁명을 거부한다면, 당연히 물리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애당초 민중의 대대적인 혁명이 일어난 순간은 그 체제에 이미 인내심을 잃었다는 소리니까.
마지막 문단이 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