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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가 '페미니즘(뭐,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국한돼 얘기하는 걸로 알고 있겠음)'만의 아젠다인 건 결코 아님.


응당 사회주의자라면 계급해방, 여성해방을 위한 투쟁에 연대해야 된다.


여성해방을 위한 방법론 중에 임신중절의 허용과 가사노동(육아 포함)의 폐지가 있겠다.


소련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임신중절을 허용한 국가임. 볼셰비키들은 혁명 이후 '작스(소련의 여성위원회, 그 유명한 알렉산드라 콜론타이가 참모로 있었음)'를 설립한 후 종래 로마노프 왕조의 전근대적인 가족법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쳤음.


혁명 이전의 러시아는 전세계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굉장히 가부장적이었고 정교회는 봉건체제에 기생해 여성들을 교리를 통해 억압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러시아 속담 중에 이런 말도 있다. 혁명 이후에는 사문화되긴 했는데, "도끼자루로 마누라를 팬 후 숨이 붙어있는지 확인하라. 만약 숨이 붙어있으면 마누라가 엄살을 피우는 것이고 사실 더 때려달라고 원하는 것이다." 따위의 속담이 만연할 정도.


그런 러시아에서 볼셰비키들은 낙태 허용과, 종교혼주의의 정교회가 가지고 있는 가족법상 모든 권한(혼인, 육아)을 몰수하였다.


낙태를 통해 소련 여성들은, 임신이 주는 자기구속과 사회로부터 받는 유무형의 제약(요즘도 볼 수 있는 경력단절이나 원치 않는 임신에 의한 자기희생 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고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은 사유와 관계없이 국가가 공인한 '전문의'에게서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낙태를 사유와 관계없이 받는다고?하면서 웅앵웅스러울 독자 제위에게 부연설명을 하자면, 당연히 소련도 '사람'이 살던 곳이니 산모에게 위해가 가는 임신중절은 하지 않았다. 구체적 사유와 시술 집행은 다음과 같다.


-. 임신 12주까지는 여성이 원할 경우 가능하다.

-. 임신 4~7주, 11~12주일 경우에는 임신중절 요구를 의사에게 전달하고 48시간 이내에 임신중절이 이루어진다.

-. 임신 8~10주일 경우에는 7일 이내에 임신중절이 이루어진다.

-. 임신 12~22주의 경우의 임신중절은 성폭행, 강간에 의해서 발생한 임신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 예외로, 의학적인 판단이 있을 경우 임신 모든 기간 내에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 임신한 성인 여성이 장애를 가진 경우 등의 자녀를 키울 수 없는 상태이면 법정 대리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법원의 판결에 따라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물론 적백내전과 2차대전을 겪은 후 스탈린 서기장이 집권하면서 이러한 정책들은 모조리 폐지되었다.


좌우지간에 소련의 여성정책은 여성 사회참여율 남성 대비 70%의 기염을 토하며, 역대 어느 나라보다 여성고용이 높은 국가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볼셰비키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구속이, 여성을 가사노동에 종사시킴으로써 시작된다고 봤기 때문에 가사노동의 폐지를 시행하였다. 예컨대 공동급식소를 대량으로 건설하고(군소 사영식당을 없앴다는 뜻은 아니다) 육아의 경우에도 아이가 걸을 수 있을 때부터 공동탁아소에 위탁관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p.s. 낙태로 인해 출산율 걱정하는 한남충도 있을텐데 소련의 경우 낙태와 출산율간 관계가 없음을 이미 증명해주었다. 외려 출산율이 가장 낮을 때는 소련 해체 이후 낙태도 조건부 폐지됐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