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rpg와는 큰 연이 없었지만 거의 1년 가까이 와우 클래식을 하면서 rpg 장르의 생산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게되었다.

rpg의 경제 시스템은 사회주의적 공유생산 경제시스템과 굉장히 유사하다.

사회주의의 목표는 사유화된 생산수단을 '공유화된' 생산수단으로 이전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생산수단이란 공장이나 토지 기계와 같은 것들. 즉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산 기반들을 생산수단이라고 부른다.(단지 개인재산을 공유화하자는 말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 '공유화'에 대한 많은 해석과 관점이 있었다. 인민의 대표인 국가가 생산수단을 소유하면 그것이 곧 공유화의 목적을 충족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었고 자치단체나 노동조합 혹은 자치기구 등이 생산수단을 소유하여 노동자의 입장이 생산에 최대한 반영되어야만 공유화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들, 이외의 많은 견해들이 제시되었다

생산수단이 공유화된다면 노동자들은 노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노동하기 위해서 자본가들에 허락을 받거나 일자리의 수가 제한받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사회주의는 경제활동의 자유화를 목표로 한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프랑스혁명이 신분을 철폐하여 모든 시민들에게 자유평등연대를 보장하였지만 실질적으로 경제적 자유와 평등은 보장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rpg 장르에서 플레이어들이 경제 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이 바로 사회주의의 생산수단 공유와 비슷하다. rpg의 사냥터는 모두가 자유롭게 사냥할 수 있는 공유화된 생산수단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필드의 몹들을 사냥하면서 약간의 돈과 템들을 지급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냥한 만큼(다시 말해 노동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게임에서 사냥터의 인기는 사냥터에서 사냥했을 때 예상되는 가치에 비례하여 좌우된다. 당연히 높은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게 예상되는 사냥터는 플레이어의 높은 인기 사냥터가 될 수 있다. 이 때 사냥터는 자연스러운 플레이어 간의 경쟁과정을 통해 예상되는 수익과 앵벌하는 사람들의 수가 안정화된다.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경제시스템 내에서도 일자리의 균형은 이와 같이 안정화될 수 있다. a 공장과 b공장에서 각각 만들어내는 생산품의 가치는 100원이고 생산활동 중인 노동자가 a는 10명이고 b는 20명일 때 두 생산현장의 노동자 균형은 15명으로 맞춰질 수 있다. 

자본주의가 일자리를 자본가들의 수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조정한다면, 사회주의에서는 rpg에서처럼과 같이 노동자 한명에게 기대되는 분배가치를 통해 일자리 수가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만약 위의 사례가 자본주의적 생산시스템으로 결정되었다면 노동자의 수는 생산요소와 생산가치의 가장 효율적인 함수식으로 균형이 이뤄질 것이다. 두 사례에서 살펴봤을 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둘 중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규칙의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규칙이 바뀜으로써 결과는 상이하게 달라진다.

우리는 이미 게임 사냥터가 사유화되었을 때의 부작용을 경험해왔다. 리니지에서 사냥터 독점을 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개입을 방해한다든가, 메이플에서 '자리요' 라면서 좋은 사냥터를 독점하는 사례들은 게임에서 사냥터들이 사유화된 대표적인 예시들이다. 게임에서 사냥터는 모두가 자유롭게 사냥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사유화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것이 현실에서 공장이 사유되는 현상과 다를 게 무엇인가? 게임은 신규 유저들이 플레이할 수 없을 정도로 고여지면 떠날 수야 있지만 현실 사회는 떠날 수마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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