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성격과 변혁전략> 토론회 자료집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

2007. 10. 23









1) 현 단계 한국사회의 변혁


‘반제반자본 사회주의변혁’이 아니라 ‘반제(반매판 반독점)’ 민주주의변혁이다

한국사회는 예속성이 심화되고 전근대성이 남아 있는 외세 지배하의 신자유주의사회이다. 그러므로 현 단계 한국사회변혁은 반제민주주의변혁, 즉 자주적 민주주의 변혁이다. 일부 진보운동이 조급하게 주장하는 반제 반자본, 즉 자주적 사회주의변혁단계가 아니다. ...(중략)

한국 노동자, 민중의 고통을 해결하는 길은, 외세 지배하의 분단된 예속자본주의사회를 자주적 민주사회로 바꾸고 분단된 조국을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반제민주변혁에 있다. 다시 말해 자주적 민주주의를 정치이념으로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고 자주적 민주대개혁으로 자주적 민주사회를 건설하는 동시에, 가능하다면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 이전이라도 7천만 겨레의 대단결에 기초해 연방제 방식의 통일 위업을 실현하는 반제 반매판 반독점 민주주의 변혁에 우리민중의 살 길이 있다. 그런 다음에 이러한 자주적 민주주의변혁은 자주적 민주대개혁의 성과와 근로민중의 준비정도, 변혁과 반 변혁 간의 역관계, 해당 정세의 변화에 따라 반제 반자본의 자주적 사회주의변혁 단계로 전환, 발전되는 2단계 연속 과정인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이러한 2단계 연속 변혁의 길에 대해서는 진보운동 내부에 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2) 반제 반매판 반독점의 올바른 이해

사실 ‘반제 반독점’이란 표현도 신중하게 사용되고 올바르게 이해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 재벌은 초국적 금융자본 형태의 제국주의 독점자본에 기생, 결탁하는 주 측면과 경쟁, 대항하는 부 측면을 갖고 있다. 특히 IMF 위기 이후 더욱 집중된 독점형태를 띠고 있으나 제국주의 독점자본과의 관계에서 재벌의 독자성이 현저히 약화되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재벌을 ‘매판 독점자본’ 또는 ‘예속독점자본’으로 성격 규정해야 옳을 것이다....(중략)

그러므로 반독점이란 용어가 마치 한국재벌이 독자적 지위를 가진 독점자본인 것처럼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 반제 과제와 반독점 과제의 비중과 선후를 구분하지 않고 반매판 반독점 투쟁을 반제투쟁 보다 앞세우거나 평균적으로 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구나 반 매판 반독점 과제의 실현은, 우리나라의 통일과 변혁의 변증법적 관계에서 볼 때, 더욱 정교한 프로그램을 요구한다. 외자 지분율 등 초국적 금융자본과의 관계에서 각 재벌 대기업의 차이를 무시하거나 일부 재벌이라도 6.15시대 남북경협의 활성화와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닐 것이다. 남북경협에 적극 참여하는 일부 재벌의 역할을 사전에 봉쇄하고 무차별적 제거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통일이 변혁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변혁이 통일의 질을 높이는 유기적 관계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3) 변혁의 주체— 주력군과 보조역량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과학적인 전략전술이 필요하다. 모든 전략전술은 목표와 수단과 방법으로 구성되는데, 현 단계 한국사회변혁운동의 전략전술도 반제민주변혁의 성격과 임무에 맞게 목표, 수단,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우선 그 목표에서 반미반제자주화를 앞세우고 반 매판 반독점 민주화를 밀접히 결합시켜야 하며, 그 수단에서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진보적 지식인을 위주로(주력군—인용자)소상인 및 자영업자, 도시빈민, 민족적인 영세자본가, 군사병과 중하층 장교, 양심적인 종교인 등 광범한 계급 계층(보조역량—인용자)에 대한 의식화, 조직화를 결합시켜야 한다









4) 자립적 민족경제


초국적 독점자본에 대한 국가적 통제체제 구축,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국가적 장악과 민영화정책의 중단 및 국공기업의 공공적 성격의 유지, 중소기업 육성 및 내생적 발전전략 모색, 노동자와 민중의 민주적 권리보호와 생존권 보장이라는 핵심요소가 대안의 경제체제에서는 관철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안의 경제체제를 어떻게 명명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자립적 민족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전략을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5) 집권노선

집권노선: 자주적 민중정부(혹은 민중주도의 자주적 민주정부—인용자)

사회주의 세력이 제 계층을 묶어 과도기 정부의 정권을 장악했다고 해도 사회주의 체제를 수 년 만에 확립할 수 없으므로 과도기 정부를 기반으로 사회 경제 정치체제를 사회주의 실현에 필수적인 환경으로 재조직해야 한다. 이렇듯 사회주의 체제는 사회주의자들이 과도기 정부를 수립하는 것과 동시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집권 후 일정기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혁명을 통해 완성된다. 사회주의체제와 그 전 단계인 과도기 정부를 구분한다면 사회주의는 궁극적인 지향체제이며 과도기 정부는 이행기에 해당하는 집권노선이다. 한반도에서 제국주의 간섭과 지배의 최종적인 물리적 장치는 주한미군이며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보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주의변혁과정에서 국내자본과 그 정권이 위태로워지면 제국주의 무력이 즉각 개입해 또다시 민족의 참상이 발생하므로 제국주의 무력이 개입할 수 없는 평화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안전장치는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통일을 통해 가능하다. 1국가 2체제 2정부에 의한 연방제통일이야 말로 평화적 통일을 통해 제국주의를 몰아내고 노동자, 농민과 같은 생산대중이 해방으로 가는 변증법적 통일방안이다








6) 사회성격

한 사회의 기본성격은 국가 주권과 생산수단의 소유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한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는 모든 사회관계의 기초로 된다. 과거에는 경제적 제 관계가 모든 사회관계의 토대로 되고, 그것에 의해 사회의 기본 성격이 규정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일련의 제한성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식민지 반식민지를 경험한 나라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견해가 그대로 관철될 수 없다. 예를 들어 제국주의 나라들은 우월한 정치군사적 힘을 동원해 식민지 반식민지 나라들을 침략, 주권을 강탈해 식민지 정치권력을 수립하고, 이 힘으로 그 나라 토착 경제구조를 식민지 지배 목적에 부합되게 인위적으로 뜯어고쳤다. 이렇게 됨에 따라 그 나라에서는 경제적 토대와 상부구조가 조응한다는 마르크스 경제원리가 그대로 관철되지 않고, 기형적인 발전의 경로를 걷게 되었다.

사회성격을 규정하는 두 가지 징표 중에서 규정적 의의를 가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가주권의 소재이다. 왜냐하면 국가주권이 사람들에 대한 정치적 지배권이고 전 사회적인 지배권이라는 데로부터 사람들의 지위와 역할을 직접적으로 규정할 뿐 아니라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권도 규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적 지배권은 생산수단의 소유권에 비하여 항상 우위를 차지하고 주도적 기능을 하게 된다.




6-1) 식민지


그 나라의 자주권을 부분적으로 제약당해, 경제 외교 면에서 종속적 관계에 놓여 있지만 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종속국들과는 달리 식민지란 한마디로 제국주의 지배에 의해 민족의 자주권(주권)이 침탈된 상태에 있는 나라나 지역을 가리킨다. 구식민지로부터 신식민지로의 지배방식의 교체로 인해 형식상 독립이 주어지고, 국가권력이 존재한다 해도 제국주의 지배에 의해 민족의 자주권이 상실상태에 빠지게 되면 그 나라는 식민지라고 규정할 수 있다.











6-2) 반자본주의

계급적 견지에서 보면, 첫째 사상 문화 도덕의 모든 분야에서 자본주의적 기풍이 지배하고 있으며, 둘째 소유형태에서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압도적인 것으로 되어 있으며, 셋째 사회가 기본적으로 자본의 운동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넷째 노동계급을 비롯한 광범한 근로대중에 대한 사회 계급적 구속이 주로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있다. 그러므로 사회발전단계의 견지에서 본다면 한국사회는 자본주의 범주에 속하는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중략)한국의 자본주의는 그 출생에서부터 우리사회내부의  사회발전법칙에 따라 자생적으로 탄생된 자본주의가 아니라, 미국의 식민지 지배의 필요성에 따라 미국의 식민지적 통치권에 의해 외래 독점자본과 매판자본이 증식된 결과 지극히 변칙적으로 탄생되고 발전해 온 기형적 자본주의이다. ...(중략)한국자본주의의 기형적 변칙성은  정치경제 군사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를 보다 상세히 분석해 보면 정치 분야에서 기형성과 변칙성은 ▲ 정권의 성격이 국내 계급대립의 산물이 아닌 미국의 식민지 예속정권이라는 점  ▲ 권력구조에서 미국을 정점으로 정치적 하수인들(정권 담당세력)과 경제적 하수인들(매판자본가와 지주)들이 수직 종속적으로 결합되어 있을 뿐 정치적 하수인들과 경제적 하수인들 사이의 유기적 연결 관계가 없다는 점  ▲ 정치의 내용에서 국내 특정계급의 이익보다 미국의 이익실현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 ▲ 정권교체가 미국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경제 분야의 기형성과 변칙성은 ▲ 경제체제의 종속성 예속성이 체질화되어 있다는 점 ▲ 민족 산업의 파산몰락과 경제구조의 이중성 기형성이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 ▲ 노동대중을 비롯한 근로민중과 해내외 독점세력사이의 적대적 대립이 극도로 첨예화되고 있다는 점  ▲ 농촌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구조적 본질적 변칙성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한국자본주의는 정치경제 군사적 구조전반이 미국에 의해 그 명맥이 장악당해 있고 미국의 이익에 복무하는 완전히 예속화, 식민지화된 자본주의이며, 자본의 운동법칙이 식민지성에 의해 변칙적으로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기형화되고 불구화된 자본주의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를 반자본주의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한국사회를 사회 계급적 견지에 보면 반자본주의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반자본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반자본주의란 남의 손에 명줄이 쥐어져 있어 자본주의로서의 자기 구조와 형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예속적인 자본주의, 남의 힘에 의거하여 끌려가는 기형적인 자본주의, 절뚝거리며 끌려갈수록 더욱 예속화 기형화되는 온전치 못한 자본주의 예컨대 반신불수의 자본주의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여기에서 반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자본주의와 봉건제가 절반씩 혼합되어 있는 사회로 보는 것은 잘못된 편향이며, 또한 봉건사회로부터 자본주의사회로 넘어가는 과도적 사회로 보려는 것도 잘못된 편향이다.





*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발췌하였습니다. 참여정부가 몰락하고 진보진영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2000년대 중후반 자민통 진영의 변혁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