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는 주제가 주제인지라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을 좀 했는데... <맑스주의 역사강의>외 다른 책의 내용까지 첨가하면서 쓰게 되면 내용이 너무 방대해질 것 같아서 대신 혁명전후사를 상세하게 다룬 책 두가지를 먼저 소개할까 함.
<레닌의 혁명적 사회주의>는 레닌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서술과 함께 혁명 전후, 레닌을 중심으로 레닌 시기의 소련을 매우 상세하게 다룬 책임. 스탈린에 부정적이고 레닌에게서 스탈린을 떼어놓으려는 시도가 엿보임.
<10월 혁명사>는 비교적 건조하게 쓰여진 책이고, 책 제목과는 달리 스탈린 시기의 소련을 비교적 매우 중요하고 상세하게 다루고 있음. (10월혁명전후사를 다루지 않았다는 것은 아님.) 이 책은 "스탈린에게 모든 원죄를 씌우고 레닌과 스탈린을 억지로 분리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없다"는 논조.
두 책을 비교해가면서 읽으면 대충 균형이 잡힐거라고 생각함. 혹시 더 좋은 책 있으면 얼마든지 수정을 요구하거나 추천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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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시아 사회주의 운동의 배경
맑스 엥겔스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시기, 1860년대의 러시아는 나로드니키(인민주의자)의 시대였음. 당대 농촌의 피폐한 현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농촌 공동체를 기반으로 즉각 사회주의화" 라는 야심찬-아나키한- 이념을 가지고 있었음. 이 시기 지식인들은 브나르도 운동(농촌 계몽운동)을 전개하지만, 농민들은 이에 시큰둥했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음. 이에 나로드니키들은 뭔가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테러리즘으로 선회하게 되고 그 결과 당시 짜르였던 알렉산드르 2세와 3000여명의 고위 관료들을 암살하기에 이르지. 그 뒤에 즉위한 알렉산드르 3세는 원래부터가 자유주의도 철저히 배격하는 반동적 인물이었고, 거기에 나로드니키들이 아버지를 암살하기까지 했으니 저항 세력을 거세게 탄압하며 반동적인 치세를 보여주었지. 이 때 레닌의 형이 알렉산드르 3세까지 암살하려다가 실패하고 처형당한 사례는 유명하지. 레닌은 나로드니키였던 형의 죽음을 먹고 혁명가로 성장하게 됨. 아무튼 알렉산드르 3세의 반동적 통치기조는 훗날 볼셰비키 혁명 이후 총살당하는 후임 짜르 니콜라이 2세로 이어짐.
승산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 나로드니키 운동을 극복하기 위해서 받아들여진 것이 바로 유럽에서 들여온 마르크스주의. 이 마르크스주의를 러시아에 널리 알린 것이 바로 플레하노프, 그래서 러시아 맑스주의의 아버지를 플레하노프라고 부르기도 하지. 단, 당시에 널리 받아들여진 마르크스주의는 매우 교조적이고 기계적인 형태였음. 2단계 혁명론, 기계론적 붕괴론을 신앙처럼 따르고 있었지. 레닌도 초기에는 그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할 수 있음.
플레하노프
-플-
2. 러시아사회민주당과 볼셰비키의 등장
다 알고 있겠지만 이제 간단하게 볼셰비키가 어떻게 등장했는지 알아보자. 볼셰비키는 러시아사회민주당의 파벌로 출발했으니 먼저 러시아사회민주당에 대해서 알아야겠지. 러시아사회민주당은 1900년 플레하노프 주도로 혁명적 신문 '이스크라'를 출간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인물들의 소규모 서클로 시작되었어. 여기에는 레닌, 파벨 악셀로트, 베라 자술리치가 있었고 훗날 마르토프도 합류하게 됨. 이 소모임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당의 구색을 갖추기 시작하려는 시도에서 촉발된 논쟁이 볼셰비키를 만들었지.
때는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당의 2차 당대회였음. 이 대회의 쟁점은 당원 자격에 대한 규정을 어떻게 하느냐였지. 마르토프의 안은 "당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당 조직의 통제와 지도 아래 당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 레닌의 안은 "당의 강령을 받아들이고 물질적 측면에서 당을 후원하고 당조직 가운데 하나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이었지.
마르토프의 안은 포괄적이고, 레닌은 '직접 참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별 것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이 갈등으로 확연히 파벌이 나뉘게 됨. 아무튼 이 당원 규정 논쟁중에 일시적으로 레닌 안 찬성측이 다수일 때가 있었음. 이 때 재빠르게 레닌은 "우리가 다수파(볼셰비키)고 니들은 소수파(멘셰비키)야." 라고 규정지어버림. 그래서 그래서 레닌의 파벌이 다수파라는 의미의 볼셰비키로 명명지어지게 된 것이지.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상이나 이념 노선의 차이는 크게 없었지만, 1905년의 혁명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데 있어 큰 차이가 생기게 됨.
3. 1905년의 혁명
이제 볼셰비키와 멘셰비키가 이념적으로 완전히 분리되기 시작한 1905년 혁명 이야기를 해야겠지. 일단, 1905년 1월만 해도 볼셰비키는 8천 400여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1905년 혁명을 거친 1906년 1월에는 4만 8천여명이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주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1905년은 여로모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 앞서 연재했던 '2인터내셔널의 논쟁'에서도 1905년의 러시아가 서구 사회주의 정당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 바 있지? 이는 러시아사회민주당에도 해당되겠지. 1905 전까지의 볼셰비키는 갤주의 비판처럼 블랑키적인 면모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지. 그러나 볼셰비키가 어느정도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게 되면서, 갤주처럼 '노동자계급의 자발성과 주도성'의 장점을 인정하게 되는 부분이지.
여기서 러시아 혁명 세력들이 각자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겠지. 대부분의 사회주의자들은 1905년의 혁명은 부르주아 혁명(자유주의화-자본주의화)이라는 것에 동의했어. 다만, 노동자계급이 어떤 계급과 동맹을 맺어야 하는지, 사회주의 혁명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크게 갈리게 됨. 대표적인 세가지 의견에 대해서 간략히 요약해보겠음.
(1) 멘셰비키 : "부르주아 혁명과 사회주의 혁명 사이에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며 혁명 정부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주도적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자본가 계급의 과제다."
(2) 트로츠키 : <러시아혁명사>1905 : '연속혁명론' : 부르주아 혁명은 사회주의 혁명으로 즉시 전화시킬 수 있음. / '세계혁명론' : 연속혁명이 가능하려면 서유럽 혁명이 필수불가결함.
(3) 레닌 <민주주의 혁명에서 사회민주주의의 두가지 전술>1905 : 현재 러시아에서 자본가 계급의 세가 미약하여 혁명을 수행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농민의 혁명적 독재가 필요함. 이 혁명적 독재는 자본가 계급을 대체하여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과제를 실현하는 것을 주력하는데 그 의의가 있음. 그 과제가 달성된 이후 사회주의로의 투쟁으로 돌입해야 할 것임.
멘셰비키는 멘셰비키같은 주장을 하고, 트로츠키는 트로츠키같은 주장을 하고, 레닌은 맑스주의의 전통적인 '2단계 혁명론'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장이겠음. 아무튼 1차 혁명이라는 호기를 맞아 혁명가들에게는 열정적인 시기가 도래한 셈임. 그러나 혁명의 열기는 곧 사그라들고 침체와 암흑기가 찾아오게 되는데... 그건 다음 연재글에서...
-끗-
아마도 다음 글은 좀 많이 길어질 듯
나로드니키 아님?
수정 ㄳㄳ
잼게 잘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