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오바마는 공화당의 부시가 해오던 전 세계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반민주의적 행보를 더욱 확대 강화함으로써 미국 언론들로부터 '조지 W 오바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정부에 대한 미국 노동운동진영과 미국공산당을 포함한 좌파들의 환상은 아직도 걷히지 않고 있는 듯하다.

미국공산당도 이번 오바마 정부의 첩보행위에 대해 비판하긴 했지만, 부르주아 언론의 비판보다도 더 미온적이다. 미국공산당은 2013년 6월 10일 오바마 정부가 첩보행위를 멈추고, 애국법을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공산당은 다음과 같이 도청프로그램과 애국법의 폐기만을 주장할 뿐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첩보프로그램(spying program) 진실이 미국 대중들에게 밝혀져야 한다. 그래서 거기엔 공개토론과 공공책임이 있어야 한다......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지에서 드러난 첩보프로그램은 폐기되어야 한다......2001 미국 애국법을 시작으로 하는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억압적인 법들은 폐기되어야 한다......미국은 테러리스트 공격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Communist Party USA, Communist Party, Stop spying - Repeal Patriot, 2013.6.10). 

그런데, 이러한 미온적인 비판은 오바마 정부의 본질을 피해가는 것이다. 미국공산당은 자국인들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자유가 유린당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본질, 즉, 자본가계급의 도구로써의 본질을 직시하려 하지 않고 자본주의 체제 내의 법과 제도만을 문제 삼고 있다. 오바마정부에 대해서 본질을 보지 못한 채 비판적 지지를 하면서 마치 오바마를 견인하려는 제스처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공산당은 2008년, 2012년에 대통령 선거시기뿐 아니라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오바마 정책에 대해서 전반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오바마 정부로 하여금 보다 진보적인 행보를 하도록 추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오바마정부에 대한 맹신은 현재의 미국공산당뿐 아니라 미국 노동운동 내에 팽배해 있다. 민주당 오바마 정부에 대한 지지는 미국의 대표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는데, AFL-CIO지도부는 2008년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를 열렬하게 지지하면서 노동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미국공산당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첫째 이유가 ‘극우(far right)’인 공화당을 분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국 공산당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자본가계급이긴 하지만 “가장 반동적인 제국주의 독점자본”이 중심인 ‘극우’를 이루는 공화당과 ‘중도적인’ 민주당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공산당이 ‘극우’공화당을 분쇄하기위해 광범위한 계급계층의 단결을 도모하는 것이 공산당의 전략이다. 여기에서 상대적으로 온화한 자본가계급인 민주당과의 연합의 근거가 나온다. ‘극우’ 공화당을 주적으로 놓고 나머지를 ‘극우’에 대항하는 세력, 연합할 수 있는 세력으로 사고함으로써 민주당, 오바마 정부까지 동맹세력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공산당을 비롯한 미국 노동운동진영은 민주당과 오바마 정부의 계급적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 

둘째, 미국공산당은 주체형성의 측면에서 노동자계급 이외에도 광범위한 진보세력의 연합체를 구성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미국공산당이 오바마정부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두 번째 이유는 “민주당의 대중적 기반이 민중운동(people's movement)의 중요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고 민주당 내에는 아직도 많은 진보적인 세력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동맹을 통하여 다수의 진보세력에 의한 점진적인 ‘혁신(transformation)’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Sam Webb, Building a Transformative Movement & Party, CPUSA, 2013.5.7).

미국공산당은 극우파 공화당을 주적으로 하면서 민주당을 일시적인 연합세력으로 끌어들이고, 민주당 내의 진보적인 세력들을 규합하여 광범위한 점진적인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는 미국공산당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민주당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어야 가능한 구도일 것이다. 미국공산당은 바로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또한 공산당은 민주당의 뒤에서 민주당을 추종하면서 민주당 내의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진보적인 세력들을 끌어낼 수 없다. 만약 미국공산당이 진보적인 세력들을 끌어내려면 오히려 독자적인 세력으로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결연히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공산당은 사회주의로 가기위한 경로로 평화적인 이행을 주장하는데, 이러한 평화적인 이행과정의 하나로써 선거운동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미국공산당은 민주당을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하기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미국공산당은 처음에 극우집단을 주적으로 삼아 극우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모든 대중들의 전선(broader all-people front)을 형성하여 극우를 패배시키고 나서 그 다음에는 전체 초국적 자본가계급을 주요 적으로 삼아 이들의 지배를 받지 않는 반독점 연합, 정치정당, 반독점 정부를 설립하고 점차 사회주의를 성취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반독점 연합->정치정당-> 반독점 정부를 평화적으로 나가는 방법이 미국공산당들에게는 선거전략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공산당은 이렇게 평화적인 이행을 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에 남아있는 진보적인 세력들을 견인하려고 하는 것이다. 

미국공산당은 ‘자본주의 체제’라는 낡은 부대에 ‘사회주의’라는 새 술을 부으려고 하는 것이다. 미국공산당의 안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개혁을 꿈꾸는 사회민주주의인 것이다. 미국공산당은 흥미롭게도, 아직까지 그들 자신을 사회주의 혁명의 옹호자들로 선포하지만, 당은 오늘날 ‘사회주의로의 평화적인 이행’을 호소하며 사회민주주의적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은 미국사회에 기반을 둔 사회민주주의자들과 미국의 진보적인 민주주의자들과 같은 사회복지에 기원을 둔 여러 좌파들의 목표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Communist parties in the United States -Revolutionary Communist Party, USA, Communist Party USA, Independent Labor League of America. Books LLC. 2010). 이러한 미국공산당의 사회민주주의적 경향으로의 경도되는 흐름은 미국의 노동운동진영의 사회민주주의화로 이동하는 경향과도 그 맥락이 일치한다. 



- 노정협, <자유의 나라 미국의 본모습과 노동자의 자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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