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고닉분이 올리셨던 질문인데 현실 사례 + 학자들의 연구 + 제 뇌피셜 섞어서 최대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기업 내에서 생각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사람들의 분열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ㄴ 경영자/관료와 노동자 사이의 분열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사무직/생산직 노동자 사이의 분열을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일단 전자의 경우 자주관리를 비판하는 논거로 많이 드는 문제인 것은 사실입니다. 맑스주의/아나키즘적 전통에서는 계급의식이나 민중의 자발성을 통해 노동자들이 경영자를 견제하여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모두가 항상 현장의 문제에 집중할 수는 없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파레콘>의 저자인 마이클 알버트의 경우 이를 직무 순환제로 해결하자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경영직이나 사무직 노동자들도 일정 시간은 생산직에서 일하면서 그 간극을 메우자는 것이지요. 다만 이 경우 분업의 효율성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고, 직무 순환이 불가능한 전문직, 기술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자본주의 기업에서도 비슷한 경영자-자본가 사이의 갈등 문제의 형태로 존재하는 문제라 이쪽을 공부하는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2. 판매가 감소할 때 노동자관리 기업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ㄴ 음...설마 경영 전략에 대해 여쭤보시는 건 아니겠죠?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이때 노동자관리 기업들은 (자본님을 위해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고) 고용을 억지로 유지하여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을 합니다. 다만 이러한 비판은 노동자관리 기업들이 파편화되었다고 전제합니다. 실제 노동자관리 기업, 또는 협동조합의 사례에서는 상호연대를 통해 일자리 이전 등의 방식으로 고용 유지와 상호 이익을 모두 추구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3. 상이한 기업의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에서 노동자관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ㄴ 경제 체제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유고식의 시장사회주의에서는 기업간의 경쟁 자체는 사회 전체의 복리를 증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바라봅니다. 또한 이러한 경쟁의 측면에서 자본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자본주의와 달리 자주관리 사회주의에서는 노동자들이 노동계급과 민중의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혁신을 실천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노동자관리는 노동자로서의 자기 실현과 기업 운영에 참여하고 스스로를 통치하는 과정에서의 자기 실현을 가능하게하고, 동시에 자유로운 혁신을 통해 사회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한편 계획경제나 아나키즘 하에서 노동자 자주관리는 다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에는 기업의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이 아닌 연대를 중시하기 때문에 노동자관리는 각 기업에서의 의견을 모으고, 거꾸로 다른 기업의 노동자들과 협의한 바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디칼리즘의 경우에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4. 자주관리기업의 노동자들은 실업자들과 배제된 계층에 대해 어떠한 책임이 있는가? 누가 직업창출에 책임에 있는가?
ㄴ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유고슬라비아의 자주관리 노선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노동자들이 이윤을 위해 고용을 늘리지 않아 유고의 실업률이 높았다고 지적하기도 하니까요(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맑스주의적으로 보자면야 노동자들은 선진 계급으로서 실업자와 피억압 계층의 이익을 모두 대변해야하지만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지요. 노동자로서는 명목상으로는 책임이 없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직업창출의 경우 거시적 영역에서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5. 노동자 자주관리체제에서 누가 노동자계급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가?
ㄴ 이것도 3번과 같이 연계된 정치경제 체제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고의 경우 공산주의자 동맹이 이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아나키즘의 경우 민중의 자발성에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생디칼리즘의 경우에는 노조가 이를 맡아야 한다고 보고요.
6. 노동자관리기업들의 파산을 허용해야 하는가?
ㄴ 경제학파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코르나이를 비롯한 신고전파 학자들은 파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부실 기업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파산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경우 노동자들의 고용은 국가 또는 사회에서 해결해야겠지요. 반대하는 입장에 선 이들은 협동조합쪽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인데, 이분들의 경우 협동조합간의 상호부조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고 고용을 승계하는 식으로 해결해야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7. 어떻게 노동자관리기업들과 사회 전체 사이의 연대가 직접적으로 기업에 통합될 수 있는가?
ㄴ 맑스주의적 입장에서는 지역 코뮌과의 적극적인 연대와 공조를 통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쪽에서는 이는 협동조합의 정신에 사회에 대한 연대와 봉사가 담겨있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봅니다. 독특한 주장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마이클 알버트 교수의 주장이 있는데, 이분은 사회를 대신해 소비자평의회를 놓습니다. 사회 구성원이 노동자로서의 이해와 소비자로서의 이해를 갖고 양측의 이해를 대변하는 두 평의회의 논의를 통해 사회 전체와의 연대가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 이정도로밖에는 답변이 안되네요;;; 혹시 더 궁금하신 점이나 이해 안되는 부분 있으면 댓글 주세요
개추개추
개추
정확한 답변 너무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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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거기에는 경제쪽으로만 올려서 역사책이나 아나키즘, 생디컬리즘, 평의회주의쪽 책을 빼놨음. 나중에 그것도 찾아서 정리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