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리버럴리즘의 풍토에 젖은 이들은 스스로 휴머니스트를 참칭하며 무력을 통한 사회변혁과 혁명에 대해 '인명의 피해는 그 어느 경우에도 없어야만 한다.' 라며 거부감을 표하고는 한다.이른바 그들의 주장은, 인간의 목숨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허나. 인간은 내면을 향해 닫힌 존재가 아닌 외부의 인간들과 공동체를 향해 열린 존재이다. 인간은 현재에 단절된 존재가 아닌, 과거의 것을 계승받고 또한 미래에게 계승되는, 통시적으로 연결된 존재이다.

인간의 생리활동이 유지되고 있다 한들 타인과 상호부조하지 못하며 전/후세와의 연속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 인간은 죽은 인간이다.

인간의 생리활동이 정지되었다 한들 그 인간이 여전히 사회와 역사를 향해 '열려'있고 '연속되어' 있다면 그는 죽었으되 죽은 것이 아니다.

인명의 피해가 두렵다는 잡설 하에 인민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피와 살로서, 전대의 것을 계승하여 후대로의 문을 열어젖히고, 끝내 역사 속에서 영생을 부여받는 길을 막는 짓은 그 무엇보다도 반인륜적이며 안티 휴머니즘적인 만행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