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와 민족의 이름으로 인사드립니다.
신식국독자 동지의 소위 '좌익민족주의'비판이 단순한 반북반쏘 이데올로기즘에서 발현한 것이 아님은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동지의 좌익민족주의 비판에서도 우려되는 지점은 똑같이 있습니다.

그것은 1) 동지의 비판은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이론이 '반제반봉건 반식민지'이론과 첨예하게 갈등하던 90년대의 주의주장에 너무 경도되었으며 2)  이전 글(민주사회주의자 우려)에서 민주사회주의자들에게 남겼던 똑같은 '제국주의 갈등과 민족갈등이 남한 분단상황에 미친 영향에 대한 간과가 크며. 3) '민족자본'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임 에서 나온듯 싶습니다.


1) 90년대 반제반봉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부 자주파가 국내 독점자본을 '매판'이라고 규정하지 못한 채 지지하려 드는 행위가 존재했음은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민족자본은 단순히 민족 구성원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운영하는 자본세력의 총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너무 낡아서 요즘 자주파에서는 사장되긴 했습니다만) 마오쩌둥 선생의 신민주주의 초기 사상에서 '민족자본가'는 반제혁명의 기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본가들에 국한되었지 신식국독자님이 말씀하신 '국내독점자본과 민족운동의 유기적 연합'을 말하지 않습니다. 이 논쟁 자체가 90년대 사회상에 한정되었음은 더 서술할 필요도 없고요


2) 민족문제와 분단문제에 대한 피상적 이해도 비판적입니다. 제대로 교양을 뗀 어떤 자주파도 '민족문제가 계급문제에 선행한다'라고 쉽게 말하지 못할겁니다. 왜냐하면 남한의 정세속에서 민족, 분단문제는 항상 계급문제와 직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현 체제는 친미, 친자본을 위시로 하며 계급적 변혁운동이 고조되는 시기마다 분단모순을 이용하여 노동자들을 탄압해왔습니다. 체제의 위정자들에게 있어 분단모순과 그것으로 등장하는 반공헤게모니는(단순히 현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광의'의 체제를 말합니다.) 한국의 전투적 노동운동과 민중운동에게 있어서도 거대한 족쇄입니다.
신식국독자님의 민족해방운동에 대한 비판은 그런의미에서 분단모순을 짚지 못하는 민주사회주의자들의 소위 '좌익소아병적인' 문제점과 일맥상통해있다고 봅니다.

계급 모순에 대한 타격만으로는 절대 남한의 지리적 정세에 기인한 제국주의적 간섭을 파괴할수 없을것이고, 마찬가지로 계급에 기반하지 않은 민족해방은 단순한 부르주아운동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주파가 노동운동에 보여준 헌신을 조금이라도 아신다면, 단순히 우리를 '계급보다 민족에 헌신하는'이라고 표현하시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3) 소부르주아지 전략에 대한 비타협성.
일단 좌익민족주의가 '독점국내자본'과 연합하려든다는 90년대의 케케묵은 PD적 비판은 그냥 차치해 놓겠습니다. 위에 설명드렸듯, 국내의 독점자본은 국내 노동력을 이용한 매판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민족해방운동에서 이야기하는 '소부르주아지'란 무엇일까요. 80년대경 이들은 보통 '소규모 자영농-대토지소유주' 혹은 '하청-대기업' 등으로 나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해석으로는 이는 정합하지 못합니다.(농민 인구의 하락, 하청의 억압-피억압적 양가관계 등등..)현대의 '소부르주아지 이론'은  '영세자본-대건물주', '가맹점포-프렌차이즈', '영세상인-독점자본'의 구조로 보아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최근의 경향이 아닌 민주노동당 초창기시절의 '거대한 소수'전략에서 기인합니다.

민노당의 첫 입법발의들은 파산-도산구제신청, 영세상인지원 등 소부르주아지들과의 연합전선 성립에 방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반제, 반독점 연합의 중추가 될 뿐 아니라 이들 점포들이 지역 '진보적 공동체'건설의 세포가 되어주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진보당이 이 의제를 잘 계승하기도 하였지만, 정의당도 의외로 민주노동당 시절 소상공인 연합전략에 대한 정책과 법안은 후퇴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영세자본과 자영업자, 임대점포등을 '도시의 자영농-소작농'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들이 부르주아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반론할수 없지만, 이들또한 계급적, 자본적 착취의 가장 밑바닥에 놓여있는 존재들입니다.

이런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면 계급적 변혁운동은 다만 전투적인 직업활동가와 세포 노동자조직에 국한된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힘들것입니다.



결론 : 유연하자, 90년대식 교조적 정세를 버리고 현실을 분석해 현실의 변혁이론을 만들자.

신식국독자님이 주장하는 입장은 코민테른이 중국공산당에게 대도시봉기만을 강요한 문제나 별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우리의 민족해방과 민중운동은 신식국독자님의 마음속 어딘가에 이상적으로 설정되어있는 전투적 노동계급만이 아니라.

'저 밖에'  있습니다. 거대한 소수들이 결합해, 현재 남한정세를 지도하는 반공, 반북 이데올로기를 파괴하고 물결처럼 나아가기 위해서는 실험실, 이데아속의 청명한 '노동계급'만의 힘으론 부족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