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족민주전선과 민족통일전선(민족대단결)의 차이

우선 민족민주전선과 민족통일(여기서 통일은 일치단결이 아니라 조국의 통일을 의미)전선은 모두 ‘통일전선’이다. 그래서 이 통 큰 전선은 노동계급 뿐 아니라 농민과 학생, 도시의 빈민, 진보적인 지식인과 화이트칼라, 애국적인 군인, 대자본에 압박받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사장님들까지 포함한다. 그런데 자민통 진영의 ‘변혁’ 노선의 기본 전선이 되는 것은 민족민주전선이다. 그런데 좌파 동지는 민족민주전선과 민족통일전선을 섞어 사용하시다보니 오해가 생긴듯하다. 민족민주전선은 노-농-학을 주요 동력으로, 기타 중간층과 소부르주아지들을 보조 역량으로 설정하고 민중적이며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원칙으로 움직이는 전선이다. 민족통일전선은 ‘민화협’과 같이 중도보수, 친미 부르주아 정치인까지 포괄하는, 변혁이 아니라 통일 일반을 준비해나가는 전선이다.







2. 민족자본에 대한 곡해 그리고 이미 사장된 논쟁

민족자본은, 같은 민족공동체에 속하는 사람이 운영하는 자본을 뜻하지 않는다. 그래서 현대도 삼성도 LG도 민족자본이 아니다. 이미 수십년도 더 전에 마오는 반제 투쟁에 열렬히 참여하며 제국주의자들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한마디로 제국주의의 보호와 감독 밖에서도 이윤 추구가 가능한) 자본을 민족자본이라고 말했다. 물론 90년대에 자민통 활동가 일부가 정주영이 개인적 서사로 인해 북에 우호적이라는 점을 간과한채 그를 민족 자본가로 보기도 했으나, 그런 관점은 자민통 주류에서도 이미 사장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모든 재벌과 대기업은 매판자본이다. 그리고 그 매판자본에 종속되어 있는 하청기업들은 ‘민족자본’이라서 우리편이 아니라, 독점매판 자본의 지배를 받는 ‘중소자본’이라는 점에서 우리편이다. 현재 자민통 노선에서는 민족자본에 그렇게 큰 의의를 두고 있지 않다. 오히려 지난번 노량진 시장 투쟁에서 볼 수 있듯 소부르주아와의 공동전선에 집중하는편. 사실 민족자본 자체가 너무 오래됐으며 무가치한 논쟁이다.








3. 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하는건 맞다. 그런데...


마르크스의 말대로 상부구조는 하부구조에 의해 결정되며 식민지도 예외는 아니다. 식민지 국가권력이 직접 통치를 실시했던 20세기 초엽에도 식민지 국가들의 성격은 내적인 물적 토대가 규정했다. 그런데 제국주의의 통치는 비단 상부구조에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제국주의 지배기관이 식민지를 통치하며 그 토대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가령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조선에 군수공장과 섬유공장과 신발공장을 만들었다. 이 시기 조선 사회는 굉장히 불균형하고 매판적이긴 하지만 어쨋건 자본주의 물적 토대가 발전했다.

국가주권이 곧바로 사회 성격을 규정하지는 않지만 국가주권이 토대에 영향을 주거나 토대를 변화시켜 성격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4. 자주적 민주정부는 자본주의 체제이며 사적 유물론에서 이탈한 노선인가?

자주적 민주정부론은 물론 사회주의 혁명론이 아니다. 그런데 좌파 동지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곧 자본주의로 해석하고 있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물론 차베스 치하의 베네수엘라나 아옌데 치하의 칠레가 자본주의였듯, 자주적 민주정부가 집권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의 조국은 자본주의적 성격이 아직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주적 민주정부는 주요 산업을 국가 소유로 하고, 일부 협동조합적 소유를 병행하며, 주변부-중소사업장에서는 소부르주아적 소유나 자본주의적 소유를 인정하는 체제이다. 주요 산업이 국가 수중에 있다면, 광의의 사회주의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마치 과거의 동구권 국가들과 오늘날 조선과 중국, 베트남과 쿠바가 사회주의이듯이 말이다.


또한 좌파 동지는 자주적 민주정부론이 ‘물적 토대’가 아니라 ‘국가주권’을 중심으로 파악한 것이므로 사적 유물론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한다. 자주적 민주정부는 한국 사회의 ‘식민성’에만 방점을 맞추지도, ‘반자본주의성’에만 맞추지도 않는다. 그 둘을 모두 고려한다. 즉 ‘식반성’에 초점을 맞춘 변혁 노선이다. 그런데 식반론은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라고 보는 관점이다. 그러나 한국이 ‘식민지’ 상태에 있기 때문에, 계급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선결 과제로 ‘민족해방’부터 하자는 것이다. 민족해방을 강조한다고 해서 자민통이 민족해방을 계급해방과 ‘이론적으로’ 동격에 놓았다거나(기본모순 주요모순 문제), 철학적으로 승격시키지는 않았다. 그저 선결과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을 끓이지 않은 상태에서 수프와 면만 넣는다고 라면을 먹을 수 없듯이 민족해방을 이루지 않은 상태에서는 ‘과학적으로’ 계급해방을 이룰 수 없다. 또 자주적 민주정부론은 민족해방만 당면과제로 설정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주요 산업과 은행의 국유화나 유통의 독점, 민중의 통제와 같은 정책들은 충분히 계급해방적이다. 곧바로 사회주의 혁명이 아닐뿐.





P.S. 1. 적어도 자민통 노선은 계급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민족의 대단결을 ‘변혁’ 노선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계급적 이해관계를 위한 민족의 단결이라면 모를까. 자민통이 민족대단결을 말할때, 그 민족에 이재용과 박근혜 그리고 문재인이 포함된다고 생각하는가?

      2. 애정어린 비판이나 충고에 있어서는 그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런 논쟁은 가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