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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시장경제에 대한 말이 나왔길래. 최대한 가치이론, 화폐이론은 설명하지 않은 채로 이론적으로 내 생각을 말해봄.

시장이냐 계획이냐의 문제의 핵심은 노동력, 즉 사회적 비용의 분배방식.
시장은 "자유로운" 생산수단 소유자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사회적 비용을 분배. 이 과정에서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인데,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생산의 결과물들이 사회 전체적인 필요에 적합할 지는 알 수 없는 것. 이러한 모순을 계속 운동시키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장. 시장은 무정부적 생산의 결과물을 모아놓고, 이를테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비싸게 파는 사람은 도태되는 식으로 노동력의 분배를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것.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 노동력, 사회적 비용의 분배를 계획에 따라 결정하는 것. 그래서 계획경제에서는 누가 어떻게 계획을 하는지가 중요. 기본적으로 계획의 내용은 어떻게 사회적 필요에 맞게 사회적 비용을 분배할 것인가일 것. 간단하게 말하면 기업에서 하는 수요예측이랑 대충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

그렇다면, 자본주의랑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랑 사회주의를 구분지을 수 있는 핵심적 질문은 대충 세 개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함.
1. 생산수단이 사적으로 소유되어있는가.
2. 노동력이 상품으로 시장에서 판매되는가.
3. 생산수단의 소유자가 시장에서 노동력을 구입해서 가치증식을 위해 사용하는가.
사실 이 셋은 사실 그냥 1번이긴 함. 노동력이 상품으로 시장으로 판매되는 이유는 그 노동력의 소유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실현시킬 생산수단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3번은 자본의 성질이라. 그래도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노동력 상품, 자본의 가치 증식을 자본주의의 핵심적 성질이라고 파악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이렇게 생각한다면 사회주의는 바로 반대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텐대.
1. 생산수단이 사회적으로 소유.
2. 노동력 소유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자주적으로 발휘.
3. 노동력이 사회 일반을 위해 사용.
요약하면, 노동력 소유자가 사회 일반을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사회적으로 공유된 생산수단에 결합하여 발휘한다는 것.
다시 말해, 이미 사회적인 노동력을, 사회적으로 분배하는 장식이 필요하다는 것임. 이를 위해서 계획이 필요한 것.

전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일반적인 노동력 분배 원칙은 관습이었음. 부모가 하던 일을 자식이 하는. 신분제적 계급에 따라 규제되던 것. 이 때의 생산수단은 지주의 사유재산이었으나, 이것이 가치증식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었음. 오히려 그러한 지주들 중 진보적인 일부가 가치증식에 눈을 뜨면서 인클루져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의 시초축적이 일어나게 된 것.

시장의 필요성은 생산수단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기 때문에 생김. 다시 말하자면, 시장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속해있는 것에 가깝다고 보면 됨. 시장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이나,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가 모두 시장이 되는 것은 아님. 이것이 가치증식을 위해 작용하면서 자본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고 보면 됨. 이것은 생산력의 발전과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의 결과임.

그렇기 때문에, 사회주의에서 시장이 있다는 것은 사실 모순된 것.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부정하는데 무정부적 생산의 규제원칙으로서의 시장이 존재할 수가 없는 것. 다시 말해, 시장을 도입한다는 것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도입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보통 사회주의에서의 시장도입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소련의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인데. 제 2차 제국주의 전쟁과, 냉전의 승리를 빌미로 노동자계급의 자기정치라는 사회주의의 가치를 저버린 것.(물론 이것은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함.) 노동자의 자기실현으로서의 노동을 결국 중앙 관료들이 내리는 계획을 따르는 것으로 만들었음. 실제 사회주의의 이상이라고 한다면 생산을 담당하는 노동자가 각 사업장에서 계획하고, 이것이 민주집중제적(초기의 소비에트와 같은) 기구를 통해서 논의되고, 결정되어서 그것에 따라 자신이 노동하는 것. 즉 민주적 계획경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 시장사회주의의 혼종이 아니라 민주적 계획경제가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는 것.

더해서 많이 헷갈리는 것이, 시장경제를 수요에 대한 원칙으로 생각하는 것. 일반적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시장은 내가 가서 원하는 것을 사서 오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음. 어떤 면에서는 시장 시스템을 신성화하고 배급과 같은 사회주의적 분배 방식을 비효율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반공주의 교육의 결과이기도 함. 시장의 핵심은 우리가 가서 원하는걸 사온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것은 팔리고 어떤것은 팔리지 않는 다는 것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한 자들이 자신의(혹은 자신이 구매한) 노동력의 분배를 사후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시장.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요소로서 시장이 도입된다면, 수요예측, 즉 계획을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될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함.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소련의 노동력 분배원칙에서의 문제는 계획경제가 아니라 "중앙집권적" 계획경제가 관료화된 것에 있다는 것임.

결론(세줄요약)
사회주의에서의 시장경제의 도입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의 도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소련의 문제는 관료화된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이다.
이것에 대한 진정한 대안은 민주적 계획경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