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로갤에 그리스 현대사 얘기가 자주 나와서, 이와 관련된 영화를 소개함.

내가 예전에 로갤에 소개했었던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Z'가 바로 그것인데, 이는 1963년 그리스 좌파 정치인이었던 그레고리스 람브라키스 암살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음.

당시 그리스는 내전 이후 공산당이 불법화된 상태였었고, 이에 그리스 공산당은 좌익민주연합(EDA)라는 합법 조직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1958년 총선에서 25%라는 높은 득표율을 보여주기도 했었음.
람브라키스는 여기 소속으로서 그리스 좌파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때 EDA를 중심으로 우익 장기 집권에 맞선 민권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이에 우익 세력이 1963년 테살로니키에서 그를 암살했음.
이 사건으로 인해 그리스가 크게 요동치는 등 사회가 복잡하게 전개되었지만, 이에 불안을 느낀 군부가 1967년 4월 파파도풀로스 대령을 중심으로 쿠데타를 일으켜서, 그리스의 민주주의도 1974년 키프로스 전쟁 이후 민주화가 올 때까지 긴 어둠에 빠지게 되었지.

영화 Z는 그리스의 좌파 영화 감독이었던 코스타 가브라스가 1969년 프랑스에서 만들었는데, 이는 쿠데타 이후 감독이 프랑스로 망명했기 때문임.
그래서 영화에 이브 몽탕 등 프랑스 배우들이 나와서 프랑스어로 말함.
그리고 프랑스에 같이 망명 와 있던 좌파 음악인이자 쿠데타 이전 그리스에서 람브라키스 추모 운동을 벌였었던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영화 음악을 맡아서 작업했음.

(이 분은 요새 정치 성향이 국제주의 좌파에서 민족주의 우파로 완전히 바뀐 것 같아서 많이 아쉽지만...)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정치 영화에 있어서 정말 유명한 감독으로, '정치 스릴러'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기도 함.

그의 영화는 명작들이 정말 많기에 감상을 꼭 추천하는데, 특히 그의 '정치 3부작'인 'Z', '계엄령', '실종'은 냉전 시기 미국과 자본주의 진영의 추악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