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들이 맑시스트들에게 관념론적이라고 비판받지만, 정작 아나키스트 혁명가들은 대체로 유물론자거나, 유물론을 단언하듯 맞는거라고 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음. 바쿠닌의 '신과 국가' 만 봐도 그렇고. 그런데 한국에서 아나키스트들이 왜 특히나 관념론자로 불리는지 알게 됐다.

이 나라의 아나키스트들은, 특히 민주화 이후의 아나키스트들은 죄다 하나같이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 에고이즘적 아나키스트, 슈티르너주의자였음. 이 나라에는 ㄹㅇ 조직주의적 아나키스트들은 단 한번도 조직을 꾸리거나 한 적이 없다. 왜? ㄹㅇ로 없었어서. 혹은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있었어도 조직을 꾸릴 역량이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었어서.

그래서 적어도 나는 한국에서 이제서야 조직지향적, 변혁적 아나키스트들이 조금이나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나름 고무적이라고 생각함. 슈티르너주의자들이 말하는 망령도 뭐도 아니고 있긴 있더라. 논평이던 번역이던 활동이던도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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