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의 확장은 단순히 타협과 외부 이념의 수용을 뜻하지 않는다. 헤게모니 전쟁의 시대에서, 진정 우리의 이념을 유지하면서도 외연을 확장할 방법은 수용이 아닌 강탈에 있다.

여성문제가 부상한다고 해서 부르주아 페미니즘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부르주아 페미니스트들 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피억압 여성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조직하여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의 입장을 굳건히 다짐으로서 여성 의제를 저들로부터 강탈하는 것.

민족주의 여론이 짙어진다고 해서 쇼비니즘과 사회배외주의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억압민족해방과 반제자주화를 향한 투쟁을 전적으로 전개하여 민족 의제를 저들로부터 강탈하는 것.

물신화된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숭상이 전사회에 퍼졌다고 해서 의회 체제를 인정하고 수용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어째서 허상이고 비민주적인지, 그 대안인 노동자 민주주의가 얼마나 더 이상적인 수단인지를 대중에게 알리고 설득시킴으로서 민주주의 의제를 저들로부터 강탈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사회 현안들의 헤게모니를 우리의 손 안에 넣고, 대중의 지지를 받는 의제들을 우리의 부문의제화시키는 것. 그 것이 바로 진정 외연을 넓히는 방법이자 '비타협적 유연성'을 갖추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