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의외로 좌파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세계의 동쪽 끝에 있는 한 나라의 진보들이 하는 소원을 모두 들어주기로 했다.

'운동권 정당을 청산합시다!'
배진교가 말을 끝내자 마자, 배진교는 마치 타노스 핑거스냅하듯 사라졌다. 1만여명의 인천연합과 함께 말이다. 진보당도 영문을 모른채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선명한 정의당을 만듭시다!'
김종철이 외치자, 김종철도 무로 돌아갔다. 그는 혁명적 마르크스-레닌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 선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신은 스탈린주의자였다.)

'낡은 정파정치를 끝냅시다!'
박창진이 배진교를 지지하며 선언하자, 박창진과 3000여명의 참여계가 사라졌다. 그들이 그리워하던 그분을 뵈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성폭력없는 정의당을 만들자!'
평등사회네트워크가 말했다. 그 한마디 이후 당내에서 가장 성폭력을 많이 터트린 그들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체성 정치를 끝냅시다!'
박가분이 외쳤다. 그러자 페미니스트들이 사라졌다.
박가분은 만족스러웠지만, 페미와 싸우는 것 말고는 그가 할수있는 것이 없었기에 그는 마치 배트맨을 잃은 조커처럼 고뇌했다. 그가 아무것도 할수 없는 권태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조금 뒤의 일이었다.

'청소년 당권 쟁취!'
허들이 외쳤다. 그들은 만 18세가 되는 날 밤 모두 사라졌다. 살아남은 허들은 시한부 인생이 되었다.

'현실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실패를 극복하자!'
모멘텀이 외쳤다. 그러자 그들은 시간을 거슬러 2004년 민주노동당 당사로 떨어졌다. 민주노동당 전당대회의 패싸움 사진에 익숙한 모멘텀의 깃발이 찍힌것 빼고는, 역사는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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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심상정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당대표 한 번만 더하면 잘할수 있을거 같은데..'

그러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신은 이미 일어날 일을 바꿔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