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계급과 계급 간의 평화로운 권력이양은 역사에 존재해왔음. 봉건지주 계급으로부터 자본가 계급으로의 이양이 근대에 세계적으로 이루어졌지. 다만 그 때와 지금의 정세가 다르며, 노동계급이 당대의 부르주아 만큼 광범위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봄.
아무튼 평화적 권력이양이 가능하기 위한 최소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고 봄.
1. 노동자계급이 거대노조, 당, 혹은 전선체로 결집되어서 단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2. 정부의 군경이 이미 그 효력을 다하지 못하고 부르주아 계급의 억압도구로서 효능이 감퇴되었을 것.
3. 이미 정치/문화/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노동자계급의 영향력이 자본가 계급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하며 헤게모니를 쥐고 있을 것.
4. 노조, 당, 전선체가 노동자들을 무장시키고 규율 아래 조직할 역량을 지니고 있을 것.
이러한 상황이라면 이미 계급 간의 투쟁에서 승패가 확 갈린 정세인 만큼 자본가가 스스로 권력을 내놓고 굴복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보긴 하는데, 위의 전제조건을 싹 채우기 보다는 혁명이 몇백배 쉬울듯.
저 조건보다 쉬운 게 혁명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그 혁명조차도 실현하기 매우매우 어려울 거 같음
현 정세에서야 그렇겠지만, 작금의 국제정세는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함
그렇다면 국제정세는 어떻게 무너질 거 같음? 미중 패권경쟁에서 중국이 이기거나, 아니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서 대재앙이 발생하거나 이러면 바뀔 것도 같고
일단 전후 세계질서 자체가 미국이 자유무역의 담보자가 되어주고 이를 통해 각국의 자본가가 이윤을 챙기는 식으로 형성되었는데, 중국과의 분쟁 및 국내산업의 쇠퇴 등 더는 미국이 자유무역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게 됨에 따라 미국이 국제 자유무역 질서에서 퇴장하고 국제적인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함.
이에 대해 지역패권국들은 블록경제화로 대처하려 하겠지만 블록경제라는건 결국 수탈되어줄 시장 없이는 형성이 불가능한 것이다 보니 프랑스/독일에 있어 동유럽, 한국과 일본에 있어 동남아, 중국에 있어 남아시아 및 중동국가들은 결국 신식민지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고, 자본주의의 약한고리는 더더욱 부각될 것임.
하물며 작금의 자유무역 질서가 해체되고 나면 아무리 블록경제를 형성한다 하여도 세계 전체적인 경제수준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계급타협의 수단으로서 사용되었던 각종 복지 및 사회부조들도 90년대 이후로 퇴화된지 오래인 만큼 체제가 그로 인한 불만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고 봄.
1번이 성공하면 어지간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표 쏠리는 것에 대한 반동으로 2번 3번이 연타석으로 터지리라 생각하는 편인데. 4번은 평화혁명이 아니지 않나? 라고 생각했는데 적다보니 스파르타쿠스단 대가리 깨진 이유가 떠올라서 맞말이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