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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4파전'... 사회적 대화 앞날은

매일경제 | 박승철 | 2020.11.03. 17:3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10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대화'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지난 7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직전에 이를 무산시켰던 민주노총에서 다시 '사회적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에 노사정 간 원활한 교섭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달 28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상구 전 금속노조 위원장,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이호동 전 공공운수연맹위원장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1명의 온건파 후보와 3명의 강경파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결선투표에 가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김상구 후보는 4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적극 대화파' 후보로 꼽힌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전면 참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어떤 교섭은 되고 어떤 교섭은 안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노사정 교섭이든, 노사민정 교섭이든, 지역별 교섭이든, 산별교섭 이든 교섭의 형태를 가리지 않고 취임 즉시 가능한 교섭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특히 민주노총 중앙위 선거 때마다 하달하는 '정치 방침'에 대해서도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방침'을 천명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정의당, 진보당 등 진보 정당을 모두 지지하는 '정치 방침'을 집행부가 정한 뒤 일선 조합에 하달하면 조합원들은 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 김 후보의 진단이다. 필요하다면 '전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해서라도 조합원 뜻이 반영되는 대선 지지 후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진보 정당만 지지해 온 민주노총의 역사를 고려하면 파격적인 제안이다.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라서는 진보 정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등 기성 정당 등에도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백만 조합원의 총의를 모으는 직접투표가 가능하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민과 대중의 지지를 받는 민주노총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에게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국민이 박수 치는 민주노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영주·양경수·이호동 후보는 민주노총의 전통적 강성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양경수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에 대해 "민주노총의 원칙을 저버리는 사회적 대화에 들러리로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 경영계와 정부가 짜놓은 프레임에 노동계를 들러리로 세우기 위한 것이 '사회적 대화'의 본질이라는 것이 양 후보 입장이다. 이영주 선거운동본부 측은 "투쟁 태세 없는 사회적 합의는 투항"이라며 보다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호동 선거운동본부 측은 "조합원 의사가 중요하다"면서 양경수·이영주 후보보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1차 투표를 실시한 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차기 위원장 임기는 2021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3년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