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춤하는 '포괄임금제' 규제.. 류호정 "국회가 나서야"
경향신문 | 김지환 | 2020.11.05. 15:37
“근로자의 연봉은 금 3200만원으로 한다. 연봉은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합한 포괄임금으로 산정한다.”
2018년 1월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웹디자이너 장민순씨의 2015년 연봉계약서에 적힌 내용이다. 그의 연봉 3200만원에는 월 69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과 29시간분의 야간근로수당이 포함돼 있다. 연장수당을 미리 급여에 집어넣은 전형적 포괄임금 계약이다. 계약서에 정해진 연장근로시간 자체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제한시간인 주 12시간을 훌쩍 넘는다.
이런 식으로 근로계약을 맺으면 사용자는 아무리 야근을 많이 시켜도 인건비를 더 쓸 필요가 없다. 사장에게 주어지는 ‘월정액 노동력 자유이용권’인 셈이다. 이처럼 ‘공짜 노동’을 관행화하는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된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저의 대표 공약이었던 ‘포괄임금제 금지법’ 법안 발의 준비를 마치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고 매월 일정액의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거나 기본임금에 모든 수당을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산정 방식이다. 노동시간을 정확히 계산하기 힘든 운수노동자·경비원 등 직종에 쓰이던 포괄임금제는 현재 사무직·서비스업, 게임·IT업계 등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자리를 잡았다. 2017년 5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직원 10명 이상인 기업의 52.8%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했다.
류 의원은 “2016년 IT 게임업체 넷마블에서 20대 게임개발자가 과로사했다. 주당 78시간에서 89시간의 장시간 노동 때문이었다. 2017년, 이랜드 외식 사업부 노동자는 월 100시간 이상의 연장 노동을 했지만,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1월에는 인터넷 강의업체인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에서 과도한 업무, 잦은 야간노동과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노동자 (장민순씨)가 자살했다. 모두 포괄임금제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이 발의하려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류 의원은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도 금지했다. 사용자에 실노동시간 기록 의무를 부여하고, 임금명세서 교부를 의무화했다”며 “분쟁 발생 시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고 사용증명서 교부 시 근로계약서, 임금명세서, 취업규칙 사본, 임금 대장 등을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로 포괄임금제 규제를 제시했지만 초안만 내놓은 채 실질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류 의원은 “(노동부는) 2017년 10월 ‘포괄임금제 지도지침’ 초안을 마련했지만, ‘실태조사 중’이라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며 “국회가 나서야 한다. 일하는 시민 모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받는 세상, 일하는 시민 누구도 일터에서 죽어가지 않는 세상을 만들 법안”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노동부가 2017년 10월 마련한 지침 초안은 노동자의 출퇴근시간과 노동시간 산정이 실제로 어려운 경우 등에만 포괄임금제가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침은 포괄임금제는 노동자가 그 성격을 충분히 이해한 뒤 명확하게 합의했을 때에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사무직에는 이 제도를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포괄임금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사업장은 일한 시간만큼 반드시 수당을 주도록 하고, 포괄임금제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시키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경향신문 | 김지환 | 2020.11.05. 15:37
“근로자의 연봉은 금 3200만원으로 한다. 연봉은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합한 포괄임금으로 산정한다.”
2018년 1월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웹디자이너 장민순씨의 2015년 연봉계약서에 적힌 내용이다. 그의 연봉 3200만원에는 월 69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과 29시간분의 야간근로수당이 포함돼 있다. 연장수당을 미리 급여에 집어넣은 전형적 포괄임금 계약이다. 계약서에 정해진 연장근로시간 자체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제한시간인 주 12시간을 훌쩍 넘는다.
이런 식으로 근로계약을 맺으면 사용자는 아무리 야근을 많이 시켜도 인건비를 더 쓸 필요가 없다. 사장에게 주어지는 ‘월정액 노동력 자유이용권’인 셈이다. 이처럼 ‘공짜 노동’을 관행화하는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된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저의 대표 공약이었던 ‘포괄임금제 금지법’ 법안 발의 준비를 마치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고 매월 일정액의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거나 기본임금에 모든 수당을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산정 방식이다. 노동시간을 정확히 계산하기 힘든 운수노동자·경비원 등 직종에 쓰이던 포괄임금제는 현재 사무직·서비스업, 게임·IT업계 등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자리를 잡았다. 2017년 5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직원 10명 이상인 기업의 52.8%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했다.
류 의원은 “2016년 IT 게임업체 넷마블에서 20대 게임개발자가 과로사했다. 주당 78시간에서 89시간의 장시간 노동 때문이었다. 2017년, 이랜드 외식 사업부 노동자는 월 100시간 이상의 연장 노동을 했지만,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1월에는 인터넷 강의업체인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에서 과도한 업무, 잦은 야간노동과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노동자 (장민순씨)가 자살했다. 모두 포괄임금제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이 발의하려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류 의원은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도 금지했다. 사용자에 실노동시간 기록 의무를 부여하고, 임금명세서 교부를 의무화했다”며 “분쟁 발생 시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고 사용증명서 교부 시 근로계약서, 임금명세서, 취업규칙 사본, 임금 대장 등을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로 포괄임금제 규제를 제시했지만 초안만 내놓은 채 실질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류 의원은 “(노동부는) 2017년 10월 ‘포괄임금제 지도지침’ 초안을 마련했지만, ‘실태조사 중’이라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며 “국회가 나서야 한다. 일하는 시민 모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받는 세상, 일하는 시민 누구도 일터에서 죽어가지 않는 세상을 만들 법안”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노동부가 2017년 10월 마련한 지침 초안은 노동자의 출퇴근시간과 노동시간 산정이 실제로 어려운 경우 등에만 포괄임금제가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침은 포괄임금제는 노동자가 그 성격을 충분히 이해한 뒤 명확하게 합의했을 때에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사무직에는 이 제도를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포괄임금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사업장은 일한 시간만큼 반드시 수당을 주도록 하고, 포괄임금제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시키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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