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전 지부장
민주노총 직선3기 임원선거가 시작됐다. 민주노총선거는 단위사업장선거에 비해 조합원들의 관심이 적지만 이번 선거에는 기아자동차 출신이 3개조에 출마하여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질 수 있게 되었다.
김상구 후보는 같은 화성지회 소속으로 현장조직운동의 단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동지이며, 박상욱 후보 또한 공장은 다르지만 기아차 민주노조운동을 함께 해왔고, 양경수 후보는 정규직 지부장과 비정규직 분회장으로 사업과 투쟁을 함께 한 동지다. 개인적 인연을 가진 세 동지를 포함하여 모든 후보조가 민주노총의 미래를 위해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치기를 응원한다.
이번 선거는 노사정합의안으로 인해 집행부가 중도사퇴한 조건에서 치러지는 선거라 노사정 합의, 사회적대화가 주된 쟁점이지만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 비정규직과 여성노동자가 민주노총위원장후보로 나섰다는 점이다. 정규직, 남성중심의 민주노조운동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상징하는 후보군이라고 생각한다.
양경수 후보는 기아차사내하청분회장을 두 차례 맡으면서 비정규노동자의 차별철폐, 정규직화투쟁을 주도했다.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와 비정규직 독자투쟁, 슬기롭게 실천한 양경수 후보
IMF이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기아자동차에도 비정규직이 대규모로 확대되었으며 비정규직의 노조조직화와 투쟁은 필연이었다. 기아차노조 민주활동가들은 비정규직투쟁의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인 지원과 연대투쟁, 정규직조합원들에 대한 교육선전사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사업의 성과로 기아자동차는 대공장에서 처음으로 1사 1조직의 원칙하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의 조직으로 결속되어 연대투쟁의 토대를 튼튼히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공동투쟁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조직규모의 차이, 노동운동 경험과 역량의 차이로 인해 정규직-비정규직 연대는 대부분 정규직 중심의 연대로 진행돼왔다. 또한 진짜사장인 재벌이 비정규직과의 교섭을 거부하는 조건에서 처우개선투쟁은 정규직노조의 대리교섭형태로 진행되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더해 정규직 조합원들은 비정규직의 열악한 처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사측이 유포하는 정규직 고용안전망으로서 비정규직의 존재를 인정하는 양면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사안에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완강하게 투쟁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기대지 않고 자체의 투쟁력을 준비하여 독자적인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 양경수 후보는 사내하청분회장으로 비정규직의 독자투쟁을 준비하고 성사시켜냈다. 금속노조의 투쟁방침에 따른 전사업장 공동파업에 정규직지부가 불참했을 때 사내하청분회는 독자파업을 진행했다.
양경수 분회장은 기아차비정규직의 정규직화쟁취투쟁 또한 법적 소송과 정규직지부의 대리교섭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의 결심으로 1년여의 고공농성을 벌여 사회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어냈다.
당시 정규직지부 지부장으로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공동투쟁을 벌이고 최선의 결과를 내왔다고 자부했던 나의 입장에서는 비정규직동지들의 고공농성에 대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비정규직 동지들의 주장과 투쟁은 비정규직의 입장에서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
양경수 분회장이 원칙적 입장을 견지했기에 결국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라는 원칙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때로는 상호를 배려하는 유연한 입장이 필요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처지에서 원칙적인 완강함도 필요하다. 양경수 분회장은 비정규직운동에서 정규직-비정규직의 연대와 비정규직 독자투쟁을 통한 자기요구의 쟁점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슬기롭게 실천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분할구도 넘어 전체 노동자 단결해야
양경수 분회장은 이후 경기본부장을 맡아 지역노동운동전반을 책임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양경수동지는 5년여동안 지역본부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노동계급의 투쟁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통해 지역노동자연대운동을 발전시켰다.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출발한 민주노조운동이 30년의 역사를 넘었고 97년 IMF이후 본격화된 비정규직운동 또한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비정규직 운동의 역사가 짧지 않은 현실에서 비정규직 출신 노동운동지도자의 적극적인 진출과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 양경수 동지를 시작으로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중앙과 연맹, 지역의 주요간부로 진출하기를 기대한다.
한국 노동운동은 이제 신자유주의체제의 파산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체제의 위기와 전환의 시기에 놓여있다. 노동존중정책을 표방하고 등장한 문재인 정권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국제적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외면하고 노동법 개악까지 추진하고 있다. 자본이 갈라놓은 정규직/비정규직의 분할구도를 넘어 전체 노동자의 단결로 반노동정책을 저지하고 자주와 평등, 노동중심의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3기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통해 투쟁의 원칙이 명확히 선 민주노총, 조합원이 주인되는 민주노총, 민중의 희망이 되는 민주노총으로 혁신할 것으로 믿는다.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거침없이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