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럼 천재가 직접 자기 생각을 자기 손으로 쓴 걸 놔두고 고작해야 수재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자기 생각대로 요약하고 가위질한걸 읽으라고?


당연히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스미스, 리카도, 케인즈, 스라파, 베블런, 슘페터, 미제스가 직접 쓴 글도 마찬가지임. 그들의 생각에 동의할 수도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천재적인 논리를 고작해야 교과서식으로 천박하게 몇줄 요약해놓은 걸 읽고 '죽은 개' 취급하면서 흰소리 하는 건 솔직히 학문을 추구하는 자세가 아님.


경제학과 졸업생 대다수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그냥 '경제학 배운 사무노동자'니까 무언가 창조적인 작업을 할 마음이 없다면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현대 주류 경제학인 모 학파는 자기들이 자연과학 하는 줄 아는 정신병이 있어서 그런지 물리학자들이 프린키피아 안 읽고 뉴턴법칙 쓰듯이 나 대학원생이오 나 석박사요 하는 인간들이 스미스와 리카도, 케인즈의 통찰은 커녕 바로 자기들 학파 선배들이 겨우 십수년 전에 나름대로 인간 사회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만든 이론도 그냥 데이터 집어넣으면 결과 튀어나오는 블랙박스 취급하는 경우가 즐비함. 지들 시조인 알프레드 마셜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런 버릇은 대체 어디서 배워먹었는지 모를 노릇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