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에 물난리가 났다.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물길제방이 터져 논 600여 정보가 침수되고 단층살림집 730여동과 살림집 179동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좀 지난 40대의 여성 군당위원장은 어찌 할 바를 몰라 군 안의 여기저기를 오가며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밤을 꼬박 새우고 막 개이기 시작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슴을 조이고 있던 8월 6일 오전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무심히 수화기를 든 군당위원장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었던 것이다.

“대피한 주민들이 다 어떻게 하고 있는지 걱정됩니다. 이제 인차 중앙당 부서들과 본부 가족세대들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가장집물을 지원하도록 하기 위한 사업을 조직하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당에서 대청리주민들이 큰물피해를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그들을 안착시켜야 합니다. 살림집도 새로 지어주고 피해복구와 관련한 대책을 세워주겠으니 대청리주민들이 신심을 가지고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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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군당위원장을 더욱 놀래킬 일이 일어났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운전을 하여 은파군 대청협동농장 5작업반을 찾은 것이다. 직접 운전을 했다는 것은 수행원을 거느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수행원이 미처 출근하지 않은 이른 시간에 홀로 움직인 것으로 보아 대청협동농장을 찾는 것은 계획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이날 영상과 사진을 보면 직접 몰고 온 자동차에 흙탕물이 잔뜩 묻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8월 6일 당중앙위원회 간부를 은파군에 파견하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날이 밝자마자 직접 운전대를 잡고 큰물피해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 소식을 뒤늦게 듣고 군당위원장이 현장에 갔을 때는 이미 5작업반장과 작업반원들이 김 위원장에게 피해 현황을 이야기한 뒤였다. 김위원장은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7작업반과 8작업반을 가보겠다고 하고, 군당위원장과 작업반장은 길이 험해 가지 못한다고 만류하는 상황이 벌어진 모양이다. 그곳을 가는 길은 물이 채 빠지지 않은 흙탕길이었고, 큰물 피해 이후 지금까지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험한 진창길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길이 험하여도 피해상황이 어떤지 직접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미 하루 전날인 8월 6일 김 위원장은 군당위원장에게 집을 잃은 수재민들을 군당위원회 청사에 들이라는 당부를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현지에 나가보니 수재민들을 청사에 들이는 사업이 집행되지 않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군당위원장에게 간곡히 이야기한다.

“집을 잃은 주민들을 군당위원회 청사를 들이고 군당일군들은 천막에서 생활하여야 합니다.”

제일 좋은 것은 다름 아닌 인민이 차지해야 하며 고생은 일군들이 해야 한다,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당청사까지 서슴없이 내어주는 것이 우리 당의 당풍, 국풍으로 되어야 한다는 절절한 가르침을 접수한 군당위원장은 그 즉시 군당위원회 청사에 수재민들을 들이는 사업을 조직한 것으로 노동신문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