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6add4&no=24b0d769e1d32ca73cec84fa11d028316f6e59db3d00f81430124d7066eb9651befa4b9fbd1f03e8c313ce879e2a1e73a42d5b7f8d2397fde7051dce3209


우리는 현재 세상을 살면서 물리적 제약, 기술적 제약, 효율성 등 다양한 이유로 투표를 통한 대표제 정치를 하고 있다.


이 대표제 정치의 구조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다수의 민중, 혹은 지지층을 대표하여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 정치는 얼핏 보면 직접민주제보다 덜 이상적일 뿐이지 현실적인 요소들을 생각하면 민중의 의견을 잘 반영하는 꽤나 괜찮은 정치 제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치는 비록 문제의 크기는 사소할 정도로 작지만 논리적으로는 상당히 모순적인 문제가 있다.



이 정치 구조에는 기본적으로 대표인과 그 대표인을 지지하는 지지층, 그리고 전체적인 민중이 있다.


대표인은 보통은 지지층과 같은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지지층의 정치적 지원을 받는다.


그리고 대통령이나 의회원 같은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는 이 세 구성원과의 관계가 별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실제로 당선 후 특정 문제에 대한 정책을 실시할 때 발생하는 모순이다.


한 사회 문제가 있는데 대표인의 지지층은 A라는 정책을 원하는 데에 비해 전반적인 민중은 B라는 정책을 원한다 치자.


만약 대표인이 의회원이라면 일단 지지층의 대표로 나왔다는 개념이 강하므로 A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면 대표인이 의회원보다는 대통령, 총리, 즉 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경우면 어떨까?


아무리 자신을 당선으로 이끌어준 지지층이 A를 원하더라도 전반적인 민중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렇다고 전반적인 민중이 원하는 B를 추진한다면 지지층의 불만도 클 것이고 애초에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한 약속에 위반되기도 하다.



여기까지는 흔히 떠올릴 만한 모순이긴 하다. 그러면 비록 진짜 사소할 정도로 작은 크기이지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모순 하나를 지적해보겠다.


그러면 대표인 본인의 정치적 의견은 누가 반영하는가?


만약 대표인 본인은 A 정책 B 정책이 둘 다 안 좋고 C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의견은 누가 반영하는가?


대표인이 대중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묵살하고 A나 B를 고른다면 그 상황에 주어진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어도 이상적인 선택이라 할 순 없다.


대표인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앞세우고 지지층과 민중의 의견을 묵살하여 C를 고르면 결과적으로 최선인 상황이 나와도 민주적이라 할 순 없다.



우리는 이상적인 사회에 살고 있고 대표인은 진심으로 지지층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 치더라도


막상 세부적인 정책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지지층과 대표인이 지향하는 바가 다를 가능성이 꽤나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의 극단적인 경우를 말하자면 지지층과 민중이 모두 무상 의료 복지를 원해도


대표인의 부르주아적인 정치적 의견이나 사적 이익 때문에 묵살당할 수도 있다.



결국 비록 우리는 당장은 대표제 정치에 의존하고 있어도 언젠가는 인민 스스로가 주권을 직접 행사하는 제도, 직접 민주제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