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요한 집회가 있는 날이었다.
코로나도 잠잠하고 사안도 중대해서 로갤에서는 많은 갤럼들이 모이기로 했다.

나는 로갤 정모를 상상해보았다.
체크무늬 남방에 좆경을 쓴 문약한 고딩잼민이들과
오랜 운동권생활 음주와 데모로 다져진 두터운 몸을 지닌 대학 복학생 아저씨들을 생각하니 나는 가슴이 뛰었다.


저 멀리 붉은 로자갤의 깃발이 보였다.
나는 오랫만에 방구석에서 나와 부끄러운 발걸음으로 갤러리 깃발쪽을 향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로자갤의 깃발을 든 사람은  장발을 하고 있었다. 길다란 단색치마와 네이비색 코트를 입은 한 아가씨가 깃발을 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달은 내가 안절부절하고 있자, 그 아가씨가 나를 향해 먼저 다가왔다.

'혹시 로자갤에서 오셨나요?'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아.... 혹시... 설마... 주딱님이신가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ㅎ 안녕하세요! 저는 <민족해방민중민주전선>입니다ㅎ 주딱님은 좀이따 오신데요. 먼저 파딱님이랑 인사하시죠!'

그녀의 옆에는 아디다스 타이즈에 두터운 숏패딩을 입고 에쉬그레이로 탈염색을 한 소녀가 담배를 물고 폰을 두드리면서 다가왔다.

'씨발. 개량충 새끼들 또 애미없이 신상털고 지랄하네.'
그녀는 그 말을 마치고고개를 돌려 인사했다
'어. 안녕하세요 동지. 딱 보니깐 그 애니제목 고닉 맞으시죠?.'

식은땀이 흘렀다. 저 말투는 틀림없이 '그 파딱'이었다. 내 다리는 덜덜 떨렸다.

'저기 전주딱님 오시네요ㅎ 안녕하세요!'
다행이도 전 주딱은 흔한 투블럭에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잼민이처럼 보였다. 나는 겨우 땀을 훔치며 [[정상적]]로갤럼들과 인사하려 다가갔다.

그러나 내 예상은 빗나갔다. 전 주딱은 투블럭에 무지개 뱃지를 가방에 달고 남자교복을 입은 여고생이었다. 그녀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체트킨>입니다!'

'역시 페미컨셉 전주딱! 성능 확실하구만?'
'ㅋㅋㅋ 컨셉이라뇨ㅎㅎ'

나는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을 외면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곳에는 [[prophet outcast]]를 들고 안경을 쓴 털잠바 차림의 여학생이 나를 보고있었다.

'아. <후타바쨩과봉기를>님이시죠? 제가 주딱입니다. 와주셔서.....'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곳을 탈출했다.
내가 향한곳은 루리웹이었다. 나는 그곳에서는 이런 충격과 배신을 겪을 일이 없을거라 굳게 믿으며 네트의 광대함속으로 숨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