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르크의 화려한 부활, 후성유전학>

이렇게 적으니 우리의 트로핌 리셴코 동지가 매우 좋아할 것 같지만 사실 후성유전학은 라마르크의 용불용설과는 많이 다르다. 다만 역사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획득형질의 유전이라는 부분을 되살렸다는 점이 매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후성유전학이란 무었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 그냥 유전학을 맛만 보기로 하자. 지금까지의 유전학은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가 그대로 발현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유전되는 형질에 변화가 있으려면 유전자 자체가 변화하는 돌연변이등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유전자의 변화 없이도 유전형질이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대표적인 예시가 네덜란드에서의 대기근 사건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무렵 나치군이 네덜란드를 봉쇄해서 네덜란드는 약 7개월동안 극심한 기아에 시달렸다. 그리고 이 당시 기아에 시달렸던 여성이 낳은 아이들의 경우 정상적으로 영양을 섭취해도 쉽게 비만이 되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일까?

이 사건의 전모는 이러하다. 극심한 기아에 노출될 경우 우리 몸은 여러 대책을 통해 에너지를 아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렇게 에너지를 아끼는 데 필요한 여러 효소들과 단백질들을 열심히 만들어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에너지를 축적하는 부분의 유전자가 자주 발현되게 되고 그 패턴이 유전되어 자손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실 이 현상의 이면에는 히스톤 단백질, 스플라이싱, 전사인자 등 여러 복잡한 기작들이 숨어있지만 일단 후성유전학이 이러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작성한 것이므로 더 깊은 내용은 나중에 이야기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