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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보건의료학생 공동성명
: 국회는 2020년 내에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난 지 어언 1년 반이 지났다. 낙태죄의 내용은 위헌이나 형식적
으로 입법 시한을 둔, 애매한 상태로 내려진 헌재의 판결이 아쉬웠지만, 많은 여성들과 시민사
회는 낙태죄 폐지를 향한 일부의 승리로 평했고 낙태죄 완전 폐지와 그에 따른 대체 입법을
촉구했다. 그러나 기다림은 너무 길어졌다. 다시 겨울이 찾아왔고, 입법 시한은 이제 20여일밖
에 남지 않았다.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의 유관부처와 국회는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단체들
의 의견을 수렴 하지도 않은 채로 시간을 허비했다. 끝끝내 드러난 보건복지부의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안 및 법무부의 형법 개정안에서 낙태는 여전히 처벌을 위한 “죄”로 상정되었다. 일
부 예외적 사유가 수많은 단서를 달고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낙태죄 폐지는 여성의 포괄적인 재생산 건강권 보장이라는 궁극적 과제를 향한 첫 걸음일 뿐
이다. 그러나 이 한 발자국조차 국회는 차일피일 미뤄왔다. 지난 12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
회(이하 법사위)는 뒤늦은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여기에 추천된 8인의 진술인 중 낙태죄 폐지
를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사람은 2인에 불과했고, 이 구성은 터무니없이 편파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공청회에서 오간 낙태죄 존치 의견의 골자는, ‘무분별한’ 낙
태를 우려하여 낙태죄를 폐지해서는 안 되며, 그 죄의 적용은 태아의 주수를 기준으로 해야 하
고, 특정 사유에 의한 낙태일 경우에는 숙려기간을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공청회
에서 오간 의견 골자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심히 우려하고 또 반대한다. 첫째, ‘무분별’하게 임신 중지를 행할 것이라는 상상은 여성이 전인적 판단의 주체가 될 수 없
다고 상정하고 있다. 여성은 임신중지에 있어 자신의 삶 뿐 아니라 태아의 삶의 조건까지도 진
지하게 고민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다. 위의 주장은 여성의 분별과 이성을 부정
하고 국가가 오직 법으로 단속해야 할 대상으로 폄훼하는 여성혐오다. 둘째, 태아 주수를 기준으로 처벌을 존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는 생리주기만으로 임신을
자각하지 못하는 여성이 많고 특히 열악한 조건에 놓인 여성일수록 임신의 인지가 늦을 수 있
다는 점, 즉 신체적 조건과 사회적 상황에 따라 여성의 임신경험은 단일하지 않다는 것을 무시
하는 것이다. 또 주수는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 마지막 월경일에서 날짜를 계산하거나 초
음파로 태아를 계측하는 방법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기준으로 임신
중지가 죄가 되거나 죄가 되지 않게 되는 기준선을 만드는 것은 비과학적이다. 셋째, 숙려기간을 강제하는 것은 여성이 적절한 시기에 의학적 조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이는 전 세계적 사례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국회는 낙태죄 폐지가 시대적 요구임을 인정하라. 우리는 정치적 거래의 도구로 낙태죄 폐지
가 희생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지금껏 대체입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못 본 체하고, 국민의
의견을 듣기는커녕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어온 것에 대해서는 시치미 떼면서, 연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핑계로 정부안을 졸속 통과시키지 말라. 대체입법 시한을 넘겨 여성들이
아무런 안전망 없이 표류하도록 방관하지도 말라. 지금 국회에 발의된 의원 안들도 대개 낙태
죄 폐지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낙태죄 폐지는 시작일 뿐이다. 낙태죄를 폐지하고 그것이 실체 있는 권리로서 행사되기 위해
서 임신 중지, 임신, 출산과 관련된 경제사회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는 궁극적
으로 사람을 국가의 재생산 도구로 환원하지 않는 사회를 꿈꾼다. 국가로부터 인구재생산의 수
단으로 착취되며 기본적인 건강권조차 위협받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낙태죄 폐지에 끝까지 연
대할 것이다. 2020년 12월 10일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실현하는 약대 연합동아리 '늘픔', 범보건단체 라포, 보건의료학생 매듭,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청년학생위원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학생위원회, 행동하는 간호
사회 학생모임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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