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개혁을 포기했는가?

국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노조법 개정안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악안을 통과시켰다. 재계와 보수언론은 "기업의 노사관계 부담이 증가한다"며 엄살을 떨고 있지만,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킨 개악안이다.
 
노조법의 경우 해고자와 구직자도 노동조합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지만, 사용자가 노동자를 종사자와 비종사자로 구분하여 차별적으로 권한을 제한할 수 있도록 악용할 여지는 열어놓았다. 특히 비종사 조합원은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호하게 규정하면서 사용자가 타임오프나 창구단일화 결정 직전에 조합원을 해고해 조합원 숫자를 줄이려고 하는 등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자율적 의지가 보장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많은 노동현장에서 노조 가입을 위해 희생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노조활동 개입과 노동운동 탄압을 막아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쪽으로 노조법이 개선되어야 함에도 거꾸로 개악되었다.
 
근로기준법 역시 노동계가 요구했던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 내용은 빠진 대신,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 기간 동안 주당 64시간 근무도 가능하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필연적으로 특정 기간의 장시간·불규칙한 노동의 확대를 초래하게 되고, 이는 노동자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연장근로, 야간수당을 받지 못해 임금하락도 불가피하다. 정부와 여당은 언제까지 '노동자의 생명을 갈아서 이윤을 내는' 잔인한 사회를 유지하고 싶은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아직까지 처리하지 않고 있다. 한 해 2천 명의 노동자들이 먹고 살려고 집을 나섰다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을 바꿀 의사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고 김용균의 어머니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약속을 지키라며 단식투쟁에 돌입하였다. 입으로만 개혁, 개혁 부르짖는 민주당의 처사가 참으로 개탄스럽다. 대놓고 국민 뒤통수를 친 공정위 전속고발제 유지 소동을 보면서는 할 말이 없다. 이러라고 국민이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줄 아는가?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오늘날 사회양극화의 주범이고, 가장 큰 사회적 문제인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한 정권이 앞선 민주당 정권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