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도어 카진스키의 테러행각이나 사상의 동기가
여성으로부터 버림받았음에 대한 분노였는지,
학창시절 받은 CIA 실험인지, 이런 얘기들은 연예인 가십거리하고 큰 차이가 없음.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거임.
더 중요한건, 과학기술을 발전이 인류를 재앙으로 끌고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
시어도어 카진스키를 인셀 테러리스트, 연쇄살인자라고 비난하고 조리돌림하고 갈갈이 찢어죽인다음 소각시켜서 그 재를 비료로 쓴다고 하더라도 저 질문은 여전히 우리 앞에 남아 있음.
카진스키의 사상이 새로울 것 없다는 것도 논지 이탈임. 새롭지 못하면 어떰?
그 새롭지 못한 문제제기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거냐는게 훨씬 중요한 질문임.
내가 보기에 카진스키의 인격이나 배경을 들먹이는 사람들은 저런 질문들에 대해 대답하길 피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음.
그건 카잔스키가 지적한거처럼 좌파는 실제로 테크놀러지를 비판하면서도 그걸 최종적으로 수용만 할것이다라는 측면이 강함. 실제로 좌파의 탄생과 그들의 경로를 보면 기술 그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결론은 기술의 나쁜면은 버리고, 기술의 좋은면만 받아드리자는 결론을 냈고, 그게 일종의 전통임.
하지만 카잔스키 입장에서는 인간은 절대로 기술의 좋은면만 받아드리고 나쁜면만 버리는 짓을 못하니, 당연히 좌파들도 병신 새끼들이라고 하면서 조롱하는거고, 좌파들은 거기에 몽상가의 헛소리라고 까버리는거고
이건 비단 좌파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체제 자체가 '기술을 받아드리는'것을 정상으로 아니면 비정상으로 받아드리고 있고, 수많은 근대 정치 담론은 저 기술을 받아드리는것을 전제로 성립함. 카잔스키는 이거 자체를 통채로 부정하는 입장인거고, 그 때문에 좋든 싫든 미친놈 혹은 천재 (나는 둘다라고 봄)로 간주 될 수 밖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과학자들과 기업가들의 행동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냐는 질문은 맞음. 근데 과연 카잔스키처럼 그 결론을 '과학과 윤리는 공존 할 수 없고 결국 윤리를 집어 삼켜먹기 때문에 기술문명을 파괴해야 한다.'라고 결론지을 사람은 몇명이나 있을까? 만약 거기에 님이 망설인다면 카잔스키는 님을 주저없이 '좌파 병신'으로 매도할거고 ㅇㅇ
즉 이건 논의가 안됨. 근대의 산물인 좌파는 이미 기술에 대한 답을 정해놨고, 카잔스키도 스스로 이미 기술에 대한 답을 정해놨음. 그렇다면 서로 답정너인 상황에서 나오는 결론은 뭘까? 결국 인신공격과 개싸움일뿐임. 카잔스키도 그걸 알기 때문에 저서에서 좌파에 대한 인신공격을 먼저 했고, 좌파들도 당연히 똑같이 미친놈이라고 매도 할 수 밖에 없는거임. 카잔스키와 진지하게 논쟁하려면 차라리 전근대 종교인들을 끌고 와야지.
ㅇㅇ 님말이 맞음. 애초에 좌익 이념 자체가 기술-산업 체제의 발명품 아닌가 싶다. 카진스키 말대로, 좌파들은 체제에 저항하는 듯 하지만, 그들의 저항은 체제를 위협하기는 커녕 오히려 견고하게 만드는걸 보면. 좌익 이념은 "진보"를 추구하는 이념이고, 기술-산업 체제 역시 "진보"를 추구하다보니 둘은 결국 한몸이 될수밖에 없는 것 같음.
좌파 사회주의가 부수려는 '체제'는 어디까지나 자본주의이지, 근대 기술 산업 문명 그 자체가 아니니깐.
" 좌파는 마조히스트다 "
그러니까 애초에 삼천포로 빠지고 자시고 논의할 이유조차도 없음. 원시주의자들에겐 아니겠지만.
카잔스키 입장에서 따지면 그렇겠지. 좌파들은 기술의 부정적인 측면을 잘 알면서도 '기술의 좋은 면'만 받아드리겠다는.... 마치 애니메이션은 보는데 오타쿠는 안될거에요 같은 소리나 쳐하며 기술을 받아드리려고 하는데, 그게 마조히스트이지 아니면 뭐냐? 라는 식 ㅇㅇ
ㅇㅇ 그래서 내가 5개 댓글이나 달면서 지적한게 그 부분. 아에 기본 세계관 자체가 너무나 달라서 필연적으로 삼천포에 빠질 수 밖에 없다라는 의미.
ㅇㅇㅇㅇ
근데 카진스키가 어디서 "좌파는 마조히스트다"라는 표현을 썼음?
좌파의 전략이 지닌 마조히즘적 성향에 주목하라. 좌파들은 자동차 앞에 드러누움으로써 저항하는가 하면, 자신들을 학대하도록 경찰이나 인종 차별주의자를 일부러 자극한다. 그런 전략이 때로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좌파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그것이 '좋아서' 그런 마조히즘적 전략을 사용한다.
ㅇㅇ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