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사퇴

-2019년 2월에 출마한 워런은, 나름대로 좋은 캠페인을 해나갔다. 1~3차 토론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며, 4월에 7%였던 그녀의 지지율은 6월에 12%, 7월에 15%로 꾸준히 상승했다. 샌더스에게 심장마비라는 악재가 닥쳤을때는 좌파 블록의 선두주자로 떠올랐으며, 9월~10월에는 30%대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랬던 워런은, 경선이 시작되자 힘을 못쓰고, 슈퍼화요일에서는 어느 한 주도 차지하지 못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워런의 몰락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1. 뉴욕 타임즈의 여론조사. 뉴욕 타임즈는 바이든, 샌더스, 워런과 트럼프의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10월 13일에 발표했다. 워런은 경합지역인 러스트 벨트와 플로리다에서 모두 패배하는걸로 드러났으며, ('공신력' 있는 뉴욕타임즈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이니) 언론은 대대적으로 이를 보도했다. '트럼프를 이길 후보'를 찾는 유권자들에게, 워런은 '반드시 트럼프에게 질 후보' 처럼 보여졌다.

- 2. 전국민 의료보험에 관한 혼란. 워런은 버니 샌더스의 '전국민 의료보험' 공약을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본인도 이를 지지함으로써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의 표를 노렸다. 이 전략은 결국 악수가 되었다. 샌더스의 지지층은 굳이 워런을 지지할 이유가 없었다. 워런은 ' Just two cents'를 앞세우며, 2센트만 내면 전국민 의료보험 혜택을 누릴수 있다고 강변하였다. 그러나 4차 토론회에서 건강보험을 두고 부티지지와 벌인 논쟁에서 탈탈 털렸고, (하필 이 토론회에서 샌더스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부활을 알렸고 좌파블록은 토론 이후 그를 중심으로 결집했다.) 워런은 그 토론회 이후 건강보험에 관한 입장을 중도적으로 변경했다. 샌더스 지지자들에게는 '배신자' 라고 찍혔으며, 중도파 당원들에게는 '우리를 비난하던 양반이 우리 공약을 갖다썼네 ㅋㅋ"라며 비아냥당했다.

-3. 캠페인의 자중지란. 4차 토론회와 건강보험에 관한 입장 변경 이후 워런의 지지율은 10%대까지 추락했으며, 망한 캠페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인의 프레임을 바꿔댔으며, 급기야 샌더스를 '여성혐오자'라고 낙인찍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아이오와 지역언론인 DMR의 지지를 얻어내며 아이오와 코커스에 주력했지만 3위에 그쳤고, 워런이 다시 경선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일은 없었다. (네바다 토론회에서 블룸버그에게 맹공격을 퍼부으며 맹활약을 펼쳤지만, 때가 너무 늦었다.)




바이든은 이길수 있을까?
- 샌더스가 후보가 되는 길은 아직 남아있다. 근데 많이 어렵다. 워런의 지지를 확보해내 진보층을 단결시켜야 하며, 바이든에게 10%p로 뒤지는 미시간에서 반드시 이겨야하고 50%p 차로 밀리는 플로리다에서도 따라붙어야 한다. 남은 프라이머리에서도 선전하고 중재전당대회에 가는일이 없도록 반드시 대의원의 과반을 획득해야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바이든의 본선행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트럼프를 이길수 있을까? 내 대답은, '바이든은 민주당에서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제일 높은 후보다' 이다.

- 첫번째, 바이든은 백인 노동자계급에게 인기가 있다. 바이든은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의 중서부 승리에 큰 역할을 한 바 있고, 미네소타에서 이김으로써 중서부 도시지역과 노동자계층 백인 지지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 두번째, 바이든은 교외지역의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낼 후보이다. 샌더스는 이번 대선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의 반란' 을 승리공식으로 주장했으며, 소수자들의 투표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샌더스의 전략은 실패했다. 투표율은 증가했지만 청년과 소외받던 노동자, 성 소수자 등등 샌더스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 투표장에 나간 사람들은 '트럼프를 몹시 혐오하는 교외지역의 주민들'이며, 이들은 트럼프를 낙선시키기 위해 바이든에 몰표를 던졌다. 바이든이 후보가 된다면, 교외지역의 유권자들은 바이든에게 적극적으로 투표할 것이고, 나아가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 세번째, 바이든은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후보이다. 이미지부터 설명해보자. 2016년에 패배한 힐러리는 엄청난 안티들을 끌고 다녔다. 힐러리 클린턴은 무당층에게 호소하지 못하는 후보였다. (민주당 경선에서 무당층의 70%는 샌더스에게 투표했으며, 본선에는 무당층의 60%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 바이든은 다르다. 이번 경선에서 바이든은 무당파 유권자들과 저학력 노동자들의 지지를 샌더스보다 더 받았으며, 힐러리처럼 구름같은 안티를 몰고다니는 후보도 아니다.

- 네번째,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가 굉장히 뜨겁다. 민주당 지지층은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끌어내리기를 원하며, 투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프라이머리 투표율은 2008년과 2016년보다 상승했다.

- 약점 없는 후보가 어디있을까. 바이든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이든이 후보가 될시, 샌더스 지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그들이 샌더스를 지지했던 것처럼, 바이든을 지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좌파 블록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에게 호소할수 있는 제3후보가 나올수도 있으며, 77세인 그는 선거 기간동안 건강에 이상이 생길수도 있다. (바이든이 실언이 잦은 정치인이긴 한데, 현직 대통령이 대통령인지라 그렇게 큰 문제는 안될거다. )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수 있는 가능성이 제일 높은 후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나는 샌더스도 트럼프를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워런과 부티지지, 블룸버그는 트럼프를 이길수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