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각하. 나는 김성만군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도 나처럼 젊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그를 사랑하는 어머니, 형제 자매 그리고 벗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부당하게 감옥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각하, 그의 운명은 당신에게 달려 있는데, 당신은 그를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는 폭력 속에서 또는 증오 속에서 크지 않았습니다. 김성만은 인류 형제들에 대한 사랑 속에서 자랐고 또 정의를 추구하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는 기독 학생들과 함께 활동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대학에서 민주주의를 발견하였고, 그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신념을 피력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에 자주와 민주주의가 이룩되길 바라고 있다. 나는 이러한 나의 이상이 사회주의 체제를 통하여 이룩되길 바라고 있다. 나는 이러한 나의 이상이 사회주의 체제를 통하여 이룩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그의 소신이었습니다. 그 소신은 그를 반대자를 만들었을 뿐입니다. 범죄자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간첩이 되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는 단지 의견수(양심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대통령 각하, 나는 당신에게 그를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다 함께) 김성만, 김성만의 이름으로, 김성만의 이름으로.
한국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어요. 그것은, 그것은 안 좋아요. 그것은 안 좋아요. 생각한 것을 그대로 말했다고 감옥에 쳐넣는다면, 그것은, 그것은 안 좋아요. 그것은 안 좋아요.
김성만, 김성만의 이름으로, 김성만의 이름으로,
우리는 김성만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말합니다, 대통령 각하. 내가 당신에게 김성만을 석방하라고 말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때문입니다. 그의 단 하나의 잘못은 의견이 달랐던 것뿐인데, 고문에 못 이겨 끝내 간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내가 묻고자 하는 것은 육체적인 고통을 가하여 끄집어낸 자백이 부조리의 연속으로, 수백일 동안 단말마의 고통을 겪게 하고 사형까지 말하더니 종신 징역을 살리고 있습니다.
부당하게 겪고 있는 그의 괴로움에, 고문에, 그리고 그의 가족과 벗들이 겪는 끝없는 기다림의 고통에... 나는 인류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김성만을 석방하라고. 대통령 각하, 나는 당신에게 김성만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갇힌 지 벌써 5년, 그의 죄는 다만 당신의 체제와 반대되는 체제를 바란다는 의견을 가졌고 또 그 의견을 말한 죄밖에 없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갇혔고 고문당했고 사형 언도도 받았고 드디어 종신 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신념으로 민주주의자가 되는 것과 자신의 의견을 위하여 싸우는 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에선 당연히 합법인 것입니다.
자기의 나라에서 양심수가 되어, 부모 형제와 떨어져서, 벗들로부터도 떨어져서, 어느 누구에게도 행복을 주지 못한 채 끝도 없이 기다려야 하는 계절, 지금 그의 나이 한창인 서른네 살... 그는 그의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신념의 인간이며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의 어머니의 이름으로, 그의 누이의 이름으로, 그리고 전세계에 있는 그의 벗의 이름으로 대통령 각하 당신에게 김성만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바입니다. 

(다 함께) 석방하라!"

- 홍세화,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1991년 앰네스티에서 만든 영상
1985년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인해 모진 고문과 옥고를 치뤘던 김성만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영상임

내가 어제 올렸었던 다큐멘터리에도 들어가있는 영상임

이 사건으로 인해 양동화, 김성만, 황대권('야생초 편지'의 저자), 강용주(광주트라우마센터장, 준법서약서를 최근 폐지될 때까지 계속 거부했었던 것으로 유명하신 분) 등 많은 사람들이 모진 고통을 받았지만, 이제서야 법원의 재심이 진행되고 있음

요즘 온갖 단어에 "K-"가 붙어서, 정부와 언론의 국뽕이 지겹도록 계속되고 있는데,
다큐가 만들어진지 22년, 영상이 만들어진지 30년이 되었지만,
국보법은 계속 그대로 존재하고 있으며,
"미스터 국보법"이라 불렸던 사람(황교안)이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제1 야당 대표를 거쳐 지금 다시 대권주자로 활동을 재개하려는,
이 나라의 현실을 볼 때마다 울분이 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