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상한 인간들을 구경하는 순회공연이 한국에서 시작됬다. 이 공연은 심한 기형을 지닌 장애인, 양성 구유의 트랜스젠더, 진기한 풍습을 지닌 외국인들을 전시하며 돈을 받았다. 이 쇼의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이 공연에 참가하는것을 역겨워했지만. 자신들이 원래 받는 임금보다 높은 돈을 받기에 참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전했다.

당연히 진보진영은 이 순회공연에 대해 맹렬히 비난하기 시작했다. 정의당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폭발적으로 나왔다. 평등넷의 활동가들이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규탄 성명을 올리고 중앙당사에서 공론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지만. 항상 오는 좌파진영의 사람들 열몇명이 모여 결의하는 것 이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평등넷이 규탄 성명을 낸 이후 진보너머는 평등넷의 입장이 대중적이지 못하며, 실제 그 공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이용해 먹는다며 반대했다. 오히려 그들이 이 쇼를 통해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영유할 수 있게 된 점또한 지적했다. 진보너머 출신의 한 작가는 \'진짜 치료가 필요한사람들은 공연자들이 아닌 정체성을 팔아먹는 저들\'이라며 조롱했다가 역풍이 불자 \'장난이었는데 왜이리 진지하냐\'며 고개를 저었다.


저페, 노페등의 당내 페미니스트들은 그 공연장앞에서 집회를 열었으나 네이버 뎃글창은 웜, 메갈들이라는 소리만 잔뜩 들었다. 그 덕에 공연의 피해자들에게는 이제 \'PC충\'이라는 새 꼬리표가 달렸다.

정의당 지도부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조를 준비했다. 민주당과의 연대가 없이는 이런 공연에 대한 대응법안을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민주당과 함께 발의하기로 한 법안은 시민사회가 제시한 공연 금지안보다는 한참 후퇴된 논조였지만, 그래도 그나마 이 공연자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은 될 터였다. 민주당과 공조하기를 요구하던 사람들은 이 결정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최선임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모멘텀은 정의당 지도부와 거대 여당의 합작이 법안의 우경화를 불렀다며 규탄하고 각 대학가에서 조직적 규탄운동을 벌이고 언론과 미디어에 \'선명한 민주적 사회주의만이 이 혐오적 순회공연의 해결책\'이라고 외쳤다. 수백의 대학생들이 동참했지만 어자피 그들이 당내 제도권에서 결정을 바꿀수도 없고, 대안도 못 제시하는 상태에서 그들의 목소리는 묻혔다.


허들은 유일하게 정말 좋은 대안과 주장을 펼쳤다. 이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면 이 사태가 깔끔하게 끝날수 있을뿐더러 한국 사회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슬프게도 당권과 투표권이 없었다. 결국 그 대안이 실천되었다면 얼마나 좋은세상이 올수 있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되었다.


정의당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이 공연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던 한국당은 민주당과 협상하여 더 후퇴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6석짜리 진보정당은 할수 있는게 없었다.



이 쇼는 계속되었다. 몇 개월이 지나자 여론도 이 쇼에 대해 잠잠해졌다.


모멘텀은 아직도 대학가와 노조들 사이에서 간간히 반대를 외치는 농성이나 일인시위를 지루하지도 않다는 듯이 계속하고 있었으나, 결국 민주당에 대한 비난 이상의 효과는 없었다.

나머지 정파나 조직들은 다시 자신들의 정체성 정치나 포퓰리즘 영합으로 넘어가 다가올 총선 준비에 바빴다. 가끔 술자리에서나 이전의 그 이슈에 대한 이야기가 안주삼아 나올 뿐이었다.






그 모든 사태가 일어나던 와중에 인천의 한 음습한 사무실에서는 한 무리의 애국 투사들이 모여 서구의 장애인 전시쇼에서 유래한 미제적 문화가 남한 정세와 통일 전선에 끼친 영향에 대해 열심히 학습하고 토론하고 있었다. 결국 이 사태로 조직적 이득을 본것은 NL이였다. 항상 그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