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냉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신자유주의자이자 강경한 반공주의자였던 레이건은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하고 SDI등 강경한 반소 정책을 펼쳐나가며 일명 '신냉전'을 촉발시켰다.
씹새끼의 모습을 한번 보고 가자.
한편 문화예술계도 이에 발맞춰 반소/반공 매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쪽에선 '맥가이버', '에어울프'등 반공 액션 첩보물이 유행했고, 할리우드에서도 반공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으론 '레드 던', '람보 2'등이 있다.
레드던과 람보2
레드던은 저예산 B급 반공영화로, 사악한 소련군이 미국을 침공하고, 미국의 고딩들이 힘을 합쳐 소련군을 물리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내용이고, 람보 2는 PTSD에 시달리는 베트남전 참전용사의 비극을 다룬 반전적 성격의 영화인 전편과 달리, 베트남 빨갱이들을 화끈하게 학살하는 액션 반공영화다. 워낙 유명한 영화들이니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오늘 소개할 소련 영화 1985년 작 '단독 임무(Одиночное плавание)'는 미국의 반공물에 대한 소련의 화답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람보 2 개봉 이후에 촬영을 시작했고, 1986년에 개봉했다. 영어 이름은 'The Detached Mission'혹은 'Solo Swimming'인데, 일명 '람보스키'로도 알려져 있다.
스페인판 포스터. 소련판 포스터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며, 이 영화가 소련판 람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 자극적인 그림이 인상적이다.
소련판 람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람보스키는 람보 2의 완전한 미러링은 아니다. 람보스키의 스토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어느 CIA요원이 광적인 반공주의자이자 월남전 참전용사인 잭 하살트 미군 소령과 접촉한다. 그리고 소령의 부대는 태평양의 한 섬에 있는 미군 미사일 기지를 장악한다. 그는 미사일로 제3국의 상선을 격침시키고, 이를 소련의 소행으로 꾸민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태평양에서 소련군 함대와 미군 함대가 대치하게 된다. 이 음모의 배후에는 다가오는 미국과 소련의 군축회담을 취소시키려는 CIA와 미국 방산업체들이 있었다.
하살트는 명령에 따라 미사일을 발사하지만, 그와 그의 부하들이 쓰고 버려질 운명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단독행동을 개시한다. 미사일에 일반 탄두 대신 핵탄두를 장착하고, 소련 함대를 공격해 전쟁을 일으키고 혼란을 틈타 섬에서 탈출하려는 것이 그의 계획.
하살트의 음모를 알아챈 소련군 함대는 해군 육전대의 샤토킨 소령에게 미사일 기지를 파괴할 것을 명령한다. 샤토킨은 분견대를 이끌고 섬에 상륙하여 3차 대전을 막기 위한 임무에 나선다.
람보스키가 람보와 다른 점은, 가상의 사건을 배경으로 하며, 주연이 한명이 아닌 여러명이라는 점과, 적국 국적의 조력자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조력자는 미국인 여객기 파일럿인데, 미사일 기지 인근의 섬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다가 목격자를 없애려는 하살트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해 아내가 죽자 복수를 위해 샤토킨의 부대에 합류한다.
내용이나 평가 부분에서 더 쓰고 싶은데 유튜브에서 영화 풀버전을 찾을 수 없었다. 모스필름 채널에도 없고, 일부 장면 몇개만 사람들이 올려놨더라. 그래서 걍 위키백과랑 영어 리뷰글을 바탕으로 썼음.
그리고 이후 미국에선 아프간에서 소련군을 학살하는 람보 3가 개봉되는데, 이번에 소련은 대응하지 않았다. 람보스키의 주연 배우인 미하일 노즈킨에 따르면, 고르비가 미국을 자극하는 영화를 만들지 말라고 했기 때문. 그래서 람보스키가 소련의 마지막 반미영화라나.
추가로 람보스키와 비슷한 시기인 1985년에 개봉한 반미 영화가 한편 더 있다. 바로 '죽음의 좌표(Координаты смерти)'라는 영화로, 베트남과의 합작 영화다.
베트남전 시기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며, 미군의 공습으로 격침된 소련 화물선의 선원들과 제인 폰다(미국의 배우인데 베트남 전쟁에 반대해 하노이에 방문하고 미군을 비판하는 등 반미 활동을 해서 미국인들에게 '하노이 폰다'라고 불리며 이적행위자, 매국노로 찍혔다고 함.)를 모티브로 한 미국인 여배우가 베트콩에 합류해 호치민 루트를 따라 베트남을 여행하며 전쟁의 참혹한을 목격하는 내용의 반미 반전 영화다. 이건 유튜브에 풀버전이 올라와 있지만 영어 자막도 없어서 마찬가지로 못봤음. 대충 봤는데 전투 씬에서 실제 미제 총기랑 휴이 헬기가 나오던데, 아마 미군이 철수하면서 버리고 간 장비들을 가져다 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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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전연방 영화제에서 장편 영화 부문의 영웅적 애국 영화 상을 받았고, 당대의 평가는 모르겠지만 현대의 평가라 볼 수 있는 IMDb 평점은 5.8점. 흥행은 1986년 소련 박스오피스 2위에 407만 관객을 기록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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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알려진 소련 영화가 많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찾아보면 있을지도. 적백내전이나 대조국전쟁을 다룬 영화야 많으니까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배경인 '아프간 침공'이나 '제9중대'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