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 겐 보」
「짱 겐 돌」
「짱 겐 칼」
「옳지, 졌으니까 갔다 와야지.」
회관에서 돌아온 피곤한 몸을 등의자에 던지면서 주화가 명령하듯 이르니,
「로오자도 장에 가는 법 있나요?」
생끗 웃으며 주리야는 귀엽게 반박한다.
「로오자라고 장에 가지 말라는 법 있나?」
「싫어요—나는 무지한 암탉 되기는 싫어요.」
「그것이 소아병이란 거야.」
「카우츠키 부인이 행주치마를 입었다고 로오자가 크게 실 망하였다던 이야기 못 들었어요?」
「그 로오자가 나중에는 카우츠키의 집 부엌에 드나들며 그 자신 행주치마를 입고 요리를 배우지 않았나?」
「로오자가—부엌에서—암만해도 어색한 걸.」
「로오자가 별 사람이요. 필요에 따라서는 장에도 가고 밥 도 짓고 옷도 기워야지.」
「행주치마 입은 로오자.」
「참으로 장한 로오자는 부엌에서 나야 되지 않겠소?」
「나는 공설시장의 로오자인가요?—장에 가는 건 내게만 맽 기니.」
「암, 공설시장의 로오자요, 방안의 로오자요, 거리의 로오 자요.」
「아이구 수다스러운 로오자, 그런 로오자는 오늘부터 폐 업이여요.」
「땅속의 로오자가 슬퍼하게—어서 장에나 갔다 와요.」
「갔다 오지요. 그러나 반갑지 않은 비행기를 탄 바람이 아니고요, 생활을 지극히 사랑하는 까닭으로요—저는 생활과 공설시장을 남달리 사랑하니까요.」
책상 위에 펴 놓은 로오자 전기의 읽던 페이지를 접어서 덮고 주리야는 싱글싱글 웃으며 자리를 일어섰다.
-이효석, 주리야, 1933년~1934년
일제시기 사회주의가 많이 퍼졌으니까요.
국내에서 독립운동하던 건 종교쪽 아님 사회주의였으니까. .. 우파 민족주의자들은 후기로 갈 수록 타협적이거나 아예 친일로 전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