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스트롬 등 유통 기업 잇따라 철수 결정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도 시애틀·오스틴행
팬데믹 이후 도시 공동화…몰락의 길 우려


"팬데믹으로 거리엔 노숙자만 남았다. 기업들은 하루빨리 빠져나가려 분주하다."

오랜 기간 미국 혁신 기업의 성지였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엑소더스'(대탈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남부 일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물론, 도심 한복판인 '유니온스퀘어'에 위치한 유통 기업들도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도시의 지주' 노드스트롬 35년 만에 철수


28일(현지시각)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이 지난 27일을 끝으로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철수했다. 1980년대 도심 재개발 물결을 일으키며 "샌프란시스코의 지주"라고 불리던 노드스트롬이 35년 만에 문을 닫은 것이다.

앞서 노드스트롬 측은 지난 5월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샌프란시스코 도심 시장의 역학이 지난 몇 년 간 극적으로 변했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 수와 성공적인 운영 능력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코어사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유니온스퀘어에서만 약 40개 매장이 폐점했다. +H&M, 갭(2020년) +유니클로, 디즈니 외 2곳(2021년) +아베크롬비앤드피치 외 2곳(2022년) 등이다.

올해는 대형마트 홀푸드가 개점 1년 만에 영업을 종료했고, 쇼핑몰 웨스트필드도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센터의 운영권을 포기했다. 웨스트필드 측은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운영 환경 악화로 매출과 임대율이 줄고 유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떠나는 유통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변화한 환경을 지적했다. 세일즈포스, 우버, 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에서 원격근무가 확산하며 도시 공동화가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첫해 샌프란시스코 인구는 6.3% 감소해 미국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팬데믹 후 도시 공동화…마약 범죄로 '고담 시티' 오명


텅 빈 도시에는 노숙자들이 몰렸다. 팬데믹 이후 소득 단절로 노숙자가 된 이들과 인근 지역 노숙자들이 모이면서 치안 불안으로 이어졌다. 텐더로인 등 일부 지역은 마약에 취한 이들이 좀비처럼 걷는 모습이 관측되며 "고담 시티가 됐다"는 이야기마저 나왔다.

치안이 불안한 것에 비해 캘리포니아주는 8.84% 법인세와 13.3% 소득세를 걷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주 세금을 부과한다.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도 시애틀과 마이애미, 오스틴 등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기업과 관광객이 기피하면서 도시가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40년대까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가 이후 급격한 인구 감소와 경제 쇠퇴로 몰락의 길을 걸었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추세와 달리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마켓스트리트에 3층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샌프란시스코 당국자들은 "이케아가 시내로 쇼핑객들을 끌어들이면서 다른 사업체를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명 백팩' 메야 등교할 수 있다..美학교, 총기 사건 잇따르자 규제 나서



학내 총기사고 올해만 221건.. 백팩 규제 도입


미국에서 학교 내 총기 사건이 잇따르자 일부 학교들이 속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백팩(책가방)을 의무화하거나 아예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 1년6개월 동안에만 최소 27개 지역 교육청에서 백팩 규제를 도입했다.

'K-12 학교 총기사건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학교 내에서 221건의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는 총 305건으로 9년 전인 2013년의 34건의 9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학교에서 총기 사건을 예방하고자 투명 팩팩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K-12 학교 총기사건 데이터베이스'를 설립한 데이비드 리드먼은 "일부 학교가 이미 2000년 중반 총기 사건 이후 투병 백팩을 나눠주기 시작했다"며 "총기 사건을 겪지 않은 학교들을 비롯해 점점 더 많은 지역 학군에서 총기 사건 예방 차원에서 이런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6세 어린이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를 총으로 쏘는 사건이 벌어진 버지니아주의 뉴포트뉴스시 학군에서는 투명 백팩 의무화뿐만 아니라 총기탐지기 설치 등 여러 가지 대책이 나왔다.

텍사스의 휴스턴 근처 사이프레스-페어뱅크스 독립 교육청은 모든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해 투명 백팩을 의무화했으며, 미시시피주 코빙턴 카운티의 버벳 듀티 교육감은 올가을 새 학기에 처음으로 투명 백팩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투명 백팩을 의무화하는 학교들이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이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드먼은 "모든 학생에게 투명 백팩 소지를 의무화하면 학생들은 스스로를 잠재적 총격범 또는 잠재적 위협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명 백팩 소지를 의무화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학생들이 학교에 이를 알리도록 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美극장가 '5천원 티켓'에 10대 수백명 몰려 싸움…총격 부상도



LA·보스턴 등 경찰 출동…틱톡 등 소셜미디어서 영상 유행 추측도

코로나19 위기에 만들어진 '시네마 데이' 폐지 여론 높아져


미국 극장가에서 전국적으로 4달러(약 5천300원)에 티켓을 판매한 행사에 10대 청소년들이 수백명씩 몰리면서 곳곳에서 집단 패싸움이 벌어지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지역 일간 LA타임스와 CBS·ABC 방송 등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일요일인 27일 미 극장주 단체가 정한 '전국 영화의 날'(National Cinema Day) 행사가 열려 영화 티켓 1장을 4달러에 판매했다. 대표적인 극장 체인 AMC 티켓 가격이 14∼18달러(1만8천600∼2만3천9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 약 4분의 1 가격인 셈이다.

하지만 이날 지역별 주요 영화관이 있는 쇼핑몰에 청소년들이 수백명씩 몰리면서 곳곳에서 비상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내 주요 도시인 토런스의 번화가인 델아모 쇼핑몰 주변에는 1천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몰려든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토런스 쇼핑몰 앞에서 청소년들의 패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진압하기까지 몇 시간 동안 10대 무리 간 난투극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총탄이 발사됐다는 신고도 있었으나, 심각한 부상자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날 패싸움이 AMC 극장 주변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목격자 코너 스완은 "모두가 극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이미 몰려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그 위로 계속 뛰어들었다. 혼돈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수많은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인근 도시 컬버 시티의 경찰까지 출동해 현장의 소요를 진압하고 청소년들을 해산시켰다.

토런스는 LA 카운티 내에서 한인들이 많이 몰려 사는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슷한 소동은 캘리포니아주 북부 에머리빌과 미 동부 보스턴, 시카고 인근에서도 있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 에머리빌의 베이 스트리트 쇼핑몰에서도 AMC 영화관 앞에 청소년 수백명이 몰려들면서 사고가 벌어졌다. 주변 거리에서는 총성이 울렸고, 한 청소년은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경찰은 지역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 해당 쇼핑몰에서 "만나자"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면서 수백명이 몰린 것으로 봤으며, 싸움이나 칼부림의 직접적인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청소년들이 틱톡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동영상 촬영용 가짜 패싸움을 시작했다가 실제 싸움으로 이어졌다는 추측도 나왔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보스턴에서는 AMC 영화관 두 곳에서 청소년들의 패싸움이 잇달아 벌어졌다. 보스턴 도체스터 지역에 있는 사우스베이 쇼핑센터 내 AMC 극장 앞에서 싸움이 시작됐고, 경찰은 싸움을 주도한 12∼17세 청소년 8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해당 영화관 직원들은 몰려드는 10대 관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자 결국 문을 닫고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같은 날 오후 5시 45분께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도시 시서로에서는 AMC 극장 앞에 청소년 250여명이 몰렸고, 극장 측이 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부를 돌려보내자 소요가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극장 앞 주차장으로 돌아가던 중 총격이 벌어졌고, 소년 1명이 총에 맞아 다쳤다. 경찰은 이 총격과 관련해 1명을 체포했지만, 총을 쏜 이유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

이밖에 뉴욕주 올버니, 조지아주 더글러스빌에서도 극장 주변에서 청소년 수십명이 연루된 육탄전이 벌어졌다.

'전국 영화의 날'은 전미극장소유주협회가 만든 비영리단체인 영화재단(Cinema Foundation)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가에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처음 만든 행사다.

CNN에 따르면 작년 행사일에는 티켓 1장을 3달러(약 4천원)에 판매했고, 하루 동안 800만명이 극장을 찾아 전체 티켓 수입이 전날의 2배 수준인 2천380만달러(약 31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작년 행사 당일 미 곳곳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진 데 이어 올해에도 청소년 패싸움과 부상 등 부작용이 심해지면서 행사를 폐지하는 편이 낫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