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경기 안산 선감학원 유해 매장 추정지 2차 시굴 결과
치아 210개·유품 27개 수습…"국가와 지방정부 전면 발굴 나서야"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대규모 아동 인권 유린이 자행된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 암매장지에서 피해 아동의 유해로 보이는 치아와 유품이 다수 발견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달 21일부터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의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분묘 40여기를 2차 시굴(시범 발굴)한 결과 당시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210개와 단추 등 유품 27개를 수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곳은 유해 150여 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분묘 13기에서 치아가, 8기에서 금속 고리 단추와 직물 끈 등 유품이 수습됐다. 6기에서는 치아와 유품이 함께 발굴됐다.
진실화해위는 분묘 대부분의 길이가 110∼150㎝, 깊이도 50㎝ 미만이어서 몸집이 작은 아동이 가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가장 작은 분묘의 길이는 85㎝에 불과했다.
인류학자인 박선주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치아 윗부분인 크라운의 발달·마모 정도를 보면 나이가 12∼15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해 발굴을 담당한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선감학원 아동이 7∼18세로 어리고 암매장 이후 최소 40년이 흘러 일부 분묘에서는 유해가 발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토양 산성도가 높고 습한 데다 희생 아동들이 가매장 형태로 묻혀 유해 부식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감학원 아동 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그나마 흔적을 알 수 있는 유해인 치아의 흔적이 갈수록 풍화되고 부식이 심해지는 것을 직접 확인하니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번 시굴을 계기로 국가와 지방정부가 신속히 나서서 선감학원 일대의 전면적 유해 발굴에 나서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9월 유해 매장지 1차 시굴에서 분묘 5기에서 치아 68개와 단추 등 유품 7개를 수습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까지 45기 분묘에서 치아 278개와 유품 34개를 수습했다.
선감학원은 조선총독부가 1942년 '태평양전쟁 전사'를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설립한 일종의 감화 시설이다. 1982년까지 운영되며 부랑아 갱생·교육 등을 명분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다.
원생들은 강제노역에 동원되거나 폭력과 고문 등 인권 침해를 당했다. 다수가 구타와 영양실조로 사망했고 섬에서 탈출을 시도한 834명 중 상당수는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진실화해위는 시굴 결과를 반영해 오는 12월 2차 진실규명 결과를 발표하고 경기도에 전면적 발굴을 재차 권고할 계획이다.
한미, 북한인권협의체 개최 공감…이르면 연내 재가동(종합)
2023.10.17
전영희 평화단장 제안에 터너 美특사 "유용성 공감"
2016년 출범 뒤 3차례 회의 갖고 이듬해 중단…6년만에 개최 전망
한미 양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양자 협의체를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는 데 공감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영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방한 중인 줄리 터너 신임 미국 북한인권특사를 전날 면담하면서 한미 북한인권 협의체 개최 추진을 제안했다.
전 단장은 한미가 북한인권 상황을 평가하고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틀로서 협의체 개최 추진을 제안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터너 특사는 협의체 개최의 유용성에 공감한다고 했고, 양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협의체를 개최할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북한인권협의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한미간 북한인권 공조를 더욱 종합적·체계적으로 하려는 목적으로 출범했으며 그해 10월과 11월, 이듬해 3월 등 총 3차례 개최됐다.
남북 간 대화·협력을 중시해 북한인권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북한인권 문제를 놓고 한미가 따로 양자 협의를 하지 않았다.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6년 만에 임명되고 한미가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북한인권협의체는 이르면 연내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올해 초 연두 업무보고에서 북한인권 문제 관련 국제사회 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미국 등과 양자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사 입장국인 미국과 북한인권 관련 공조를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기존 협의회를 어떻게 개선할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터너 특사 방한을 계기로 이른 시일 내 협의체를 다시 가동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 단장은 면담에서 터너 특사의 공식 활동 개시를 축하하고 + 북한인권 유사입장국간 협력 강화 + 책임규명(accountability) 노력 강화 + 북한인권 개선 촉구 아웃리치(대외접촉)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터너 특사도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한국 정부, 국제기구,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나갈 포부를 밝혔다.
전 단장은 최근 중국 내 탈북민이 대거 강제 북송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탈북민들이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희망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외교부는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민의 안전한 국내 이송을 지원하는 임시조직인 '민족공동체 해외협력팀'에 대한 조직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조직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산하 임시조직으로 탈북민 업무를 전담하고 있으며 3년마다 존속기한을 연장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임무나 인원, 구성 체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 (존속) 기한이 (만료)되기에 앞으로 계속 이런 체제를 유지할지 아니면 인원을 보강할지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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