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파크의 덕아웃, 연습이 끝나고 모두 떠난 뒤, 현민과 백호만 남았다.

백호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현민아. 나 새로운 방망이 좀 알아보고싶어서 그런데 너 방망이 좀 만져봐도 돼?”

현민이는 당연하다는긋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백호형. 대신 제대로 다뤄야 해요.”

그런데 백호의 시선과 태도에는 뭔가 다른 의미가 숨어 있었다.
처음엔 눈치 채지 못한 현민이었지만, 점점 백호의 장난스러운 웃음과 의미심장한 말투 속에서 뭔가 느껴지는 미묘한 긴장감을 감지했다.

“현민아.제대로 다뤄달라고 말했지?” 백호가 가까이 다가와 말하자, 현민의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었다.

그 순간 현민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백호가 말한 방망이는 야구 방망이가 아니였다는걸 인지했고 그걸 깨달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은근히 즐기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현민이의 방망이가 미세하게 부풀어오르자 백호는 말했다.

“현민아… 형은 호랑이지만 오늘만큼은 이빨을 쓰지 않을게”

“백호형. 고릴라의 방망이는 뭐가 조금 다를거라고요.”


이후 덕아웃 안 공기에는 말 한마디 없이도 서로를 의식하는 긴장감과 설렘이 감돌았다. 뜨거운 숨소리만 조금씩 들렸을 뿐이다.

위즈파크 덕아웃에 있던 두 사람 사이의 묘한 친밀감은 40분동안 점점 더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