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은 끝까지 팽팽했다.




점수는 비겼지만, 그 안에서 각자의 순간이 있었다.


현민은 경기 후반, 팀에 희망을 안기는 홈런을 기록했고, 주원은 마지막 9회말, 모든 시선을 집중시킨 동점 홈런으로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둘은 경기 후, 무거운 가방을 끌고 호텔 방으로 향했다.
현민은 잠시 문 앞에서 멈춰 서서 주원을 바라보았다.




“오늘… 진짜 끝까지 멋졌어.”



말은 담담했지만, 현민의 마음은 자꾸만 뛰었다.


주원은 피곤한 숨을 고르며 잠시 웃었다.



“너도. 네 홈런 없었으면 우리 오늘 진짜 졌을 거야.”




현민은 그 말에 살짝 웃으며, 손끝을 무던히 주원의 입술에 스치도록 하였다. 주원은 애써 현민의 손을 쳐냈지만 얼굴엔 알지 못할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짧은 접촉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느낀 감정은 송민섭처럼 깊게 침투했다.


방 안은 고요했고, 창밖에서는 자동차의 불빛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둘은 침대 끝에 나란히 앉았다.

너무도 조용하고도 적막한 방 안. 둘은 자신의 바지춤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의 흥분과 긴장감, 그리고 서로를 향한 시선이 천천히 섞이고 있었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 너랑 이렇게 조용히 있으면, 경기 중에도 못 느낀 마음이 보여.”


마침내 입을 연 주원의 속삭임에 현민은 심장이 뛰었다.


“나도… 네 동점 홈런 보고 가슴이 터질 뻔했어. 그때 처음으로… 내가 이렇게까지 널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



현민이 조심스레 주원의 다리에 손을 올렸다.
그런 현민을 주원은 거절하지 않았다. 아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현민의 쪽으로 한 뼘 가까이 했다.


말없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닿았다는 걸 확인했다.



“오늘 경기는 이기진 못했지만…”


현민이 낮게 말했다.


“우리 마음은 더 가까워진 것 같아.”



주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응… 맞아.”



어느새 둘의 얼굴은 야구공 한 개의 거리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그날 밤, 현민과 주원은 한 이불을 덮고, 서로의 체온을 공유한 채 야구 경기보다 더 열광적인 시간을 보냈다.
그깟 공놀이의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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