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eb8177b7856df32399f3e3359c701c28152e6d8d1ffcb57ef54598d97a0f33b4fd3c5979dad1bcae10c3345f9927f738acc27a




2026년 스프링캠프, 막 프로 유니폼을 입은 KT 신인 투수들 사이에서도 준혁과 지훈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05년생 07년생이라는 연애하기 딱 좋은 두 살 차이, 그리고 같은 포지션, 같은 드래프트, 같은 KT위즈.

처음엔 단순히 잘 맞는 입단 동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두 사람이 느낀건 ‘친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느낌이였다.

특히나 팬페스티벌 직전 두 사람이 춤을 함께 연습했을때 느낀 감정은 서로의 신체적 궁합이 너무나 잘 맞다는 점이였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들은 불펜으로 이동할 때도 언제나 함께였다.
손을 잡지는 않았지만 걸을 때마다 미세하게 서로의 손가락 끝이 닿고 있었다.

나이가 2살 더 많은 준혁은 그 상황 자체를 즐기고있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견디지못한 지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

“준혁오빠… 아니 준혁이 형, 오늘 변화구 각 미쳤던데?”
“넌 빨리 제구부터 잡아. 정 안되면 내가 너만의 전담 코치해줄게”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지만, 그들의 눈은 계속 상대를 쫓았다. 그렇게 불펜에서 준혁이 공을 던지면 지훈이 가장 먼저 바라봤고, 지훈이 공을 던지고 내려오면 준혁이 아무 말 없이 수건을 건네줬다. 그 수건이 준혁의 어디를 닦았던 수건인지는 오직 준혁만이 알고있는 비밀이지만 말이다.

훈련이 끝나고 숙소는 자연스럽게 둘의 공간이 됐다.
준혁이 먼저 음악을 틀고 지훈을 불렀다. 둘은 침대 위에 올라앉아 화사의 “Good  Goodbye” 노래를 틀고 마치 서로가 박정민과 화사가 된 것처럼 그들의 춤을 재현했다. 

“지훈아. 너 너무 가까워...”
“형의 리드에 몸을 맡긴거거든..?”
“그래? 내 말 잘듣네…그러면 나랑 약속 하나만 하자. 혹시나 이강철 감독님이 목욕탕에 널 단독으로 부르면…그때만큼은 절대 가지않겠다고 약속해줘.”
“알겠어…형…”

그 대화가 끝난 후 서로의 몸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춤을 끝낸 뒤에는 밤마다 얼굴에 팩을 붙히는 것은 하루의 마무리 일과가 되어있었다. 준혁이 지훈의 팩 가장자리를 눌러 붙여주면, 지훈은 눈을 감은 채 준혁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마스크 팩을 붙혀주는 순간만큼은 서로의 얼굴이 너무나 가까워져서 무슨 일이 벌어지지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준혁은 끝끝내 참아냈다.


준혁과 지훈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가만히 두질 않았다고. 베개를 던지고, 발로 차고, 말다툼하다가도 어느 순간 웃음이 터지고, 그 웃음 끝에는 항상 이상하게 긴 침묵이 따라왔다고. 눈이 마주치면 먼저 시선을 피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의 볼은 상기되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주변인들은 그들이 단순 입단 동기인지, 직장동료인지, 아니면 무언가가 시작되기 직전의 관계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확실한 건,
마운드보다 더 뜨겁게 긴장된 공기가,
그 둘 사이에 항상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건 분명한 핑크빛이었다.
숨길 생각조차 없는, 아주 위험하게 달콤한 색이었다.

마치 그 둘의 밝은 미래처럼 강렬한 색깔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