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자동화 로봇 납품한 이 회사 대주주, 상장 직전 반값에 지분 매각하는 사연

씨메스 대주주, 지분 10% 매각 추진
상장예심 청구 직전에 지분 매도... 이례적
기업가치 1900억원 책정... 대주주 현금 확보 복안

배동주 기자

입력 2024.03.11. 06:00업데이트 2024.03.13. 08:42

쿠팡 물류센터의 자동화 로봇 납품사로 유명한 씨메스가 상장 전 지분 매각에 나섰다. 증시 입성을 위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목전에 두고 대주주가 지분을 팔겠다고 나선 것이라 다소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생산 공정에 적용된 씨메스의 자동화 로봇. /씨메스 제공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씨메스는 최근 약 10% 지분을 매물로 내놨다.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성호 대표를 비롯해 총 3명의 공동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 일부로, 약 1900억원 기업가치로 금액 기준 200억원어치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씨메스는 비전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전문기업으로 2014년 설립됐다. 로봇의 ‘눈’ 기능을 하는 비전 기술과 ‘두뇌’ 역할을 하는 AI 알고리즘을 앞세워 쿠팡의 자동화 물류센터, 현대차·기아 조립 공정에 쓰이는 비정형 작업용 로봇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 대표 등 씨메스 대주주의 구주 매각을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씨메스는 이달 말 한국거래소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인데, 상장 후 지분 매각 혹은 공모주식에 구주매출을 포함할 경우 더 비싼 값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씨메스는 IB업계 평가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를 획득, 상장 후 몸값 4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대로라면 상장 후 대주주 지분 매각 시 현시점 지분 매각보다 두배로 높은 가격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작년 ‘파두 사태’를 계기로 이익 미실현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향한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심사 기조가 이번 대주주 지분 사전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보수적인 실적 전망 요구를 넘어 공모 구조도 시장 친화적으로 짜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성호 씨메스 대표. /씨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