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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 대신 제조업 육성에 정책 초점을 맞추며 과잉 공급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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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중국발 공급과잉에…‘한국 경제 허리’ 제조업이 휘청인다

6개 중후장대 산업 모두 수급 전망 어두워

기자박종오,남지현

수정 2024-09-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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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일 오후 부산항 일대 모습. 연합뉴스

자산 80조원 규모 엘지(LG)화학이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약 12억원이다. 상반기 회사 전체 이익의 0.2% 규모에 불과하다. 앞서 2022년 엘지화학의 석유화학 사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했으나, 업황이 180도로 달라졌다.
삼성에스디아이(SDI)는 10일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업체에 1조1210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퓨처엠도 최근 오씨아이(OCI)와 합작해 세운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피앤오케미칼 지분 모두를 오씨아이 쪽에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본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업황이 어두워지자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이다.
한국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후장대’ 제조업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생산 과잉 및 수출 밀어내기로 국내 상당수 제조 업종에 부정적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게 뼈대다. 이런 중국발 공급 과잉이 외부의 구조적 문제인 까닭에 그 충격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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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중국 공급 과잉 심화와 신용 위험’ 세미나를 열어 “중국의 공급 과잉이 지속되며 국내 주요 사업 환경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철강·석유화학·태양광·디스플레이·전기차·2차전지 등 6개 주요 업종의 수요와 공급 여건이 모두 국내 기업에 불리한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산을 포함한 제품 과잉 공급이 수요를 큰 폭으로 넘어서며 가격 하락 등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특정 요인이 국내 제조업 전반에 충격을 가하리란 우려가 제기되는 건 이례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24년 들어 반도체, 자동차, 조선, 태양광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을 추가 인하하면서 해당 품목의 수출량이 전년 동기비 40~60% 급격히 증가했다. 다수가 국내 수출 품목과 중복돼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 사정에 밝은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중국 내수가 붕괴됐으나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 대신 제조업 육성에 정책 초점을 맞추며 과잉 공급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미 중국 제품의 품질이 많이 올라온 터라 상당수 품목에서 한국산과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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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엘지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의 실적 악화를 초래한 건, 중국이 ‘자급률 제고’를 내걸고 자국산 생산을 대거 늘리며 한국산 제품의 수입이 쪼그라든 영향이 크다. 최근 5년 새 중국의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 증설 규모는 약 2600만톤으로, 한국 생산 능력의 2배에 이른다.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고속 성장한 태양광과 디스플레이, 내수 소비 규모의 2배 남짓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 잉여 생산 물량 등도 글로벌 가격 하락 등을 초래하며 한화솔루션, 엘지디스플레이 등 우리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에 착수한 독일 폴크스바겐그룹과 달리, 실적 호조를 보이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자동차 부문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내연기관 차량의 전동화 속도가 빨라지고 중국 차의 글로벌 점유율이 높아지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부문의 경쟁 강도가 심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경쟁을 심화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