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키고 공사비 못준다는 원청…건설업 분쟁조정금 급증
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2024. 1. 2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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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20여년 원하청 관계서 10여건 공사 도급 받아…제때 권리 주장 어려워"
원청 "공기 부족으로 돌관공사 진행해 손해 커…오히려 돌려받을 돈 있어"
최근 3년간 건설하도급 분쟁조정사건↑…지난해 조정 금액, 전년보다 1.5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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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근 건설업계 하도급 공사대금 미지급 증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한 대형 건설사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추가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 분쟁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건설업계 순위 30위권 안에 드는 H사는 중소 종합건설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하면서 대금을 '사후 정산'하다, 최근 갑자기 사용승인 후 추가 증빙을 요구하며 남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연매출 200억 원의 중소 종합건설사인 A업체 관계자 등은 24일 서울 서초구 H사 사옥 앞에서 공사대금을 지급하라며 집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A업체는 H사와 2021년 6월 서울 용산구 업무시설 신축공사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자재·장비 업체 등 180여개 업체와 재하도급 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추진했다. 그런데 A업체는 이 과정에서 사용승인 6개월이 지나도록 H사로부터 56억여 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H사는 당초 A업체와 2021년 6월 25일부터 지난해 6월 2일까지 108억 4900만 원의 하도급 계약을 맺고 착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19일, 공사기간을 지난해 7월 31일로 늘리는 등 총 5차례에 걸쳐 변경 계약을 맺었다. 공법 변경 등으로 공사기간이 부족하자 지난해 2월부터는 밤낮으로 인력·장비를 집중 투입하는 이른바 '돌관공사'를 진행한 바람에 추가 공사비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이다.
A업체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H사는 하청수급사들이 우선 공사부터 진행하면 청구금액을 바탕으로 사후 계약하는 이른바 '실비 정산 방식'으로 공사비를 지급했다. 공사대금을 제때 받을 수 있겠냐고 일부 재하청수급사들이 걱정하자, H사는 A업체를 건너뛰어 직접 공사비를 지급해가며 안심시키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 직원 80%가 H사 출신으로, 20여 년 동안 H사와 10여 건 넘게 건축공사 도급을 받아왔다"며 "H사에게 '돈을 주겠다'는 보장을 못 받아도 공사 중간에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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