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대재해 발생 한화오션, ‘위험’ 5천건 찾고도 1850건만 ‘개선’

국회 환노위 제출 산업안전공단 보고서
‘상당한 위험 요인’ 중 36%만 보완
올해 사망사고 하청업체 집중됐지만
원청, 안전 관련 정보 제공 미흡
회사쪽 “평가 과장돼…98% 개선”

기자김해정

수정 2024-10-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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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6일 한화오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을 윤석열 정부와 한화오션에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제공

올해 중대재해 사망 사고로 4명이 숨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위험성평가에서 사업장 내 위험도가 높아 개선이 필요한 유해·위험 요인을 5천여건 파악하고도, 실제 개선한 건 3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 활동에 소극적이어서 중대재해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의 ‘한화오션의 종합진단 보고서’를 보면, 공단은 “2023년 위험성평가에서 발굴된 개선 대상 유해·위험 요인(5121건) 가운데 개선 완료는 36%로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한화오션은 지난해 위험성평가에서 8만8003건의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찾아낸 뒤 상당한 위험(위험성 수준 8 이상)이 있는 개선 대상으로 5121건(원청 2597건, 하청 2524건)을 정했다. 하지만 개선 완료는 1851건(원청 1104건, 하청 747건, 지난해 12월 기준)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위험성평가에서 발굴한 유해·위험 요인 5만여건에 견줘 1.5배나 많은 수준이지만, 개선은 더뎠던 셈이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주 스스로 사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해 재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제도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자기규율예방체계 가운데 하나다.
공단의 종합진단은 올해 초 한화오션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실시됐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보건진단을 명령했고, 공단은 5월20일~6월17일 안전경영, 안전작업, 안전설비, 보건 등을 종합진단했다.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는 안전난간대 설치 불량 등으로 인한 추락 위험, 안전통로 미확보 등 산업재해 발생 위험 요인을 꼽았다. 지난 9월 발생한 한화오션 하청업체 노동자의 사망 원인으로 안전난간 등 보호장치 설치 미흡이 지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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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 “원청(한화오션)의 협력업체 위험성평가 결과 검토가 미흡하고 안전보건 관련 정보 제공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는 1만6281명으로, 원청(8213명)보다 2배가량 많다.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선 원·하청 간 안전보건 정보 교류는 필수인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위험성평가가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의욕이 앞서 목표를 높게 설정하면서 개선 대상 규모가 과도하게 잡혔다”며 “올해 개선 범위를 조정해 개선 대상은 1400여건으로 줄었고, 98%가 개선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해철 의원은 “한화오션이 계속되는 중대재해에도 안전체계 구축에 손 놓고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의 자기규율예방체계 역시 결국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꼴’로, 산재 예방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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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이날부터 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한화오션 일부 사업장은 지난달 하청 노동자 사망으로 작업 중지 중인데, 노동부가 한화오션이 낸 작업중지 해제 신청을 심의하는 위원회를 이날 연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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