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와 데의 구별
말갈(61.34)
2005-03-14 06:47
추천 10
과연 요새 어린 사람들이 맞춤법을 더 모르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뭐라고 딱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는 나이와 꼭 관계는 없는 듯하지만 상대적으로 최근들어 젊은 사람들일수록 인쇄매체의 정리된 글보다는 입에서 바로 나오는 대로 쓴 듯한 인터넷의 글을 더 많이 접하기에 틀린 맞춤법에 무감각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글들이 또 많이 눈에 띄다 보니 요즘 사람들이 맞춤법을 더 틀리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맞춤법을 틀리는 가장 큰 까닭은 입에서 나오는 소리와 글자를 그대로 맞춰야 할지 말지 잘 모르고 때에 따라서는 소리와 글자 자체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말을 하고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언어 규범의 질서와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언어의 역동적이면서도 다소 혼란스런 상태는 대개 어느 정도 평형을 유지하니까요. 물론 인간이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행위이긴 하지만 언어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매개하는 기능도 있으므로 소통을 위한 인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룰 '대'와 '데'의 문제는 한국어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서울 발음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사실상 'ㅐ'와 'ㅔ'의 구별을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ㅚ'도 이중모음으로 주로 발음하다 보니 'ㅚ', 'ㅙ', 'ㅞ'이 세 가지 발음도 구분이 모호해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어휘에서 의미변별의 중요한 대립쌍인 'ㅐ'와 'ㅔ'가 이제는 글자(맞춤법)로서만 남게 되는 다소 안타까울 수도 있는 상태로 진행 중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령 개를 먹었다와 게를 먹었다의 발음이 구별되지 않다 보니 가이냐 거이냐 하고 묻는 좀 기형적인 언어상황도 보이곤 합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유사한 영역에서 충돌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세계와 세 개, 사내와 산에 등과 같이 분포가 전혀 다른 말들은 설사 발음이 똑같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안 되겠지만 언어경제적 관점에서 그리 바람직한 상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런 구별을 점점 안 하다 보니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게다가 모른 채와 모른 체, 가는 대로와 가는 데로, 갈 데와 갈 때, 갔대와 갔데 등 유사 영역에서 전혀 뜻이 다른 말들을 마구잡이로 섞어쓰고들 있습니다.
어미 '대'와 '데'의 구별이 잘 안 되는 것은 글말(문어)보다는 입말(구어)에서 주로 쓰이는 관계로 사람들이 막상 글로 쓸 땐 별다른 신경을 안 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이 그 뜻의 경계까지 애매해진 상태가 아니라면 철자를 통한 뜻의 구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발음이 똑같아졌다고 해서 적어도 문자소로서의 기능을 하는 'ㅐ'나 'ㅔ' 가운데 굳이 하나를 없애는 것도 불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맞춤법만 지키자는 게 아니라 좀 더 매끄러운 말글살이를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맞춤법의 값어치를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짚고넘아가야 할 점은 어미 '는/ㄴ데'는 여기서 다룰 '대', '데'와는 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결 어미로 써서 뒷말과 대립 시킬 때 쓸 수도 있고 종결 어미로는 동의를 구하는 느낌을 나타낼 때 씁니다.
가. 나가 놀자.
나 1. 비도 오는데 뭘 나가냐.
나 2. 어, 비 오는데 ('비 오네'도 비슷한 뜻).
'~대'로 써야 할 곳에 '~데'로 쓰는 사람들이 많데요 (요건 예시를 하려고 일부러 이렇게 쓴 겁니다).
이것은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 남의 말을 옮길 때 (다더라, 다더군)
~데: 자기 경험을 말할 때 (더라, 더군)
이 둘은 약간 억양이 다르고, '~데'의 경우 구어체 의문문에서는 '~디'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따가 비 온대. (온다더라, 온다더군)
철수는 집이 크대. (크다더라, 크다더군)
철수는 돈이 많대? (많다더냐)
아까 집을 나가자마자 비가 오데 (오더라, 오더군)
철수는 집이 크데. (크더라, 크더군)
철수는 돈이 많데? (많더냐): 구어체에서는 '많디'로 발음하기도 함.
우리말에서 'ㅐ'와 'ㅔ'의 구별이 없어지다 보니 아직 표준어로는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내'와 헷갈릴까봐 '네'를 '니'로 하듯이 입말이나 사투리에서는 'ㅔ'가 'ㅣ'로 바뀌는 경우가 이따금 있습니다 (보기: 매다 - 메다->미다, 배다 - 베다->비다, 새대 - 세다->시다 등. 물론 이와 달리 베개가 비개로 되어 비계와 부딪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는 일부 방언에서 '댜'로 실현되기도 하는데 일종의 소리자리바꿈(metathesis)으로 볼 수 있습니다 (ㅏ+ㅣ -> ㅣ +ㅏ). 그래서 그런지 '데'는 이와 달리 '댜'로 나타나지는 않죠.
우리말에서는 이런 계통의 어미들이 네 가지 있습니다.
평서: 대 (다고 해) 간대, 갔대, 가겠대
청유: 재 (자고 해) 가재
명령: 래 (라고 해) 가래
의문: 냬 (냐고 해) 가냬, 갔냬, 가겠냬
'데'와 달리 위의 말들에는 모두 과거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 '었'이 붙을 수 있습니다.
간댔습니다, 갔댔어, 가겠댔어요, 가쟀니, 가랬다 등.
물론, 이미 한 말을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선어말 어미가 안 붙어도 둘 사이의 큰 의미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간댔어 같은 식으로 말할 경우 사건이 과거와 연결되어 한정된 듯한 느낌이 좀 더 강합니다.
(o) 1. 집에 간댔는데 안 갔어.
2. 집에 간댔거든. 근데 안 갔어.
(??)1. 집에 간대는데 안 갔어.
2. 집에 간대(다)거든. 근데 안 갔어.
자기 말을 다시 옮기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누가 뭘 먹으라고 하는데 먹기 싫다는 것을 다시 확언할 때 '먹기 싫대두'라고 합니다.
가. 이것좀 먹어 봐.
나. 먹기 싫어.
가. 먹어 보래두 좀 (또는 먹어 보라니까).
나. 먹기 싫대두 (싫댔잖아).
먼저 '싫대두'의 '두'는 양보를 뜻하는 조사 '도'의 구어체 형태이기 때문에 용인하도록 하고 여기서 언급하는 맞춤법 문제에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의미는 '먹기 싫다고 해도 (왜 자꾸 먹으라고 그러느냐)'입니다.
여기서는 비록 남의 말을 옮긴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객체화하여 다시 옮긴 것이므로 결국 '대'로 쓰는 게 맞습니다. 어원적으로도 '대'가 '다고 해'의 준말로 판단되므로 합당합니다.
응용문으로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 수 있습니다.
1. 철수: 빨리 가자
2. 영이: 지금 간대두/도
3. 철수: 빨리 가재두/도 되게 말 안듣네
4. 엄마: 니들 빨리 가래두/도 왜 그렇게 안 가냐
2, 3, 4 번 모두 자기의 말을 다시 옮기는 식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모두 홀소리 'ㅐ'로 써야 맞습니다.
말갈 햏의 좋은 글 잘 보았소. 햏의 말씀처럼 현재의 우리말은 ㅔ, ㅐ 구분미비로 인해 여러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라오.
밑의 글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 [45]> 에서 본 햏이 댓글로 언급했다시피 ㅔ, ㅐ 의 구분은 한글표기나 우리말 표기상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지오.
짤방은 대단히 인상적이구려. 구소련 지배권인 카프가즈 지역의 언어권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소. 이 지역은 지금 소련이 무너지고 아르메니아, 그루지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분리독립을 하였소.
다음으로 체첸이 독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오. 체첸 + 다게스탄 + 북오세티아 + 잉구세티아 가 분리되어 떨어져나가고 나머지 흑해연안과 카스피해 인근의 자치국들도 러시아로부터 하루빨리 분리독립되어 민족자치국가를 이루어야 할텐데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소.
러시아가 기를 쓰고 독립을 저지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못 막을 것이라 보이오.
소햏의 관심지역 가운데 손꼽히는 데가 발칸반도와 카프카즈라서 한 번 올려 봤소. 둘 다 뻑하면 싸움이 터지는 골치 아픈 데지만 언어민족주의나 지정학 연구를 하는 데 중요한 지역이라 늘 눈여겨봐야 된다고 보오. 그리고 우리나라 국어교육에서는 맞춤법은 말할 것도 없고 정음법도 제대로 안 가르친다는 게 늘 안타까울 뿐이오. 표준말만 옳다고 가르치라는 게 아니라 표준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데 말이오.
말갈 햏의 말씀이 구구절절 맞소. 카프카즈와 발칸반도는 화약고라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다오. 독립을 하려면 그만큼의 고통과 인내가 뒤따르는 것인가보오. 말갈 햏께서 언어갤뿐만 아니라 역사갤에도 자주 오시면 좋겠소.
우리말의 올바른 보급과 발전을 위해서는 음성분야인 정음법과 표준어 발음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어지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교육이 전무한 실정이라오. 문제인식과 그 제기조차 미비한 상황인 것 같소.
말갈햏의 포스 담뿍 담긴 글 잘 봤습니다. 잉구셰티아말과 체첸말의 차이, 북조선말과 우리말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서 연구하면 재밌을 것 같네요. 암튼 마스하도프 피살 된 후 분위기가 더욱 더 덜덜덜...
현실언어에 문자언어가 따라가는 것이지 그 반대는 불가능하기도 하려니와 바람직하지도 않소. ㅔ,ㅐ 구별의 소멸은 이미 남한에서는 완료되었소.대중에 대한 규범 문자언어의 강요에 강력히 반대하오.
한국어 중부방언의 단모음 7개면 충분히 많소.왜 100년도 넘은 낡은 규정에 구속되어야 하오?언어 엘리트주의자들의 논리대로 꼭 따라야 한다면 우리는 지금 ㅔ,ㅐ를 이중모음으로 발음해야 할 것이오.최초의 한국어 정서법의 규정이 그러하기 때문이오.현실언어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정상이고 정서법도 현실언어를 전부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과 같은 모든 한국어 화자들이 수용하는 변화는 반영하는 것이 옳소.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적기로 한 늙은 권위주의 국어학자들의 개그를 언제까지 봐줘야 한다는 것이요?
산마로햏 의견 이해는 되나 언어는 일종의 규범이기도 하오. 영어의 철자가 악명 높기는 해도 바꾸지는 않잖소. 언중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나 가능한 것이라면 언어를 가꿀 필요도 있는 것이오.
그리고 난 자장면은 반대하오. 짜장면은 외래어가 아니라 귀화어로 봐야 하기 때문이오. 이 점은 이 규정을 정한 사람들이 간과한 부분이오. 그러나 모든 규범이 권위주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라고는 보지 않소.
영어 철자가 바뀌지 않는 것은 영어에 단일한 입말 규범이 없기 때문이요.중국이 한자를 고수하는 것과 통하는 면이 있는 것이요.우리가 꼭 따라야 할 필요는 없소.ㅔ,ㅐ 구별과 모음 장단 구별은 북한에서도 소멸된 것으로 알고 있소.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통일 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오. 지금도 대중들에게 발음의 구별과 정확한 철자를 강요할 필요는 없소.
영어 철자를 보기로 든 것은 그게 바람직하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 말글살이와의 일관성 등 여러 맥락에서 효율성도 없지는 않다는 차원에서 한 말이오. 그리고 영어에 단일한 입말 규범이 없다면서 중국어와 비교한 것은 지나친 감이 있소. 가령 영어에서 tough, though, bough, ought의 ough 발음이 모두 다른 것은 이 발음들에 규범이 없다는 뜻이 아니오. 모음 장단 구별은 글자로서도 나타낼 수 없지만 ㅐ와 ㅔ의 구별까지 구태여 일부러 소멸시키는 것은 오히려 낭비라고 보오. 그리고 표준어만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세련된 의사소통을 위해서 표준말도 알아야 하므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오.
언어규범만 강요해서도 안 되지만 극단적으로 언어규범을 부정하는 것도 옳지는 않소. 언어는 인간한테 자연적인 능력이긴 해도 인공적인 구축물이기도 하오.
좋은글이네요. 사람들이 글쓸때라도 조금은 지켜주면 좋으련만.
지금은 일단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이...낫다, 낳다, 낮다, 났다 를 구별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그리고 서울이나 경기도 사람들의 "애"를 "얘"로 쓰는 것이랑....
어의-어이도 추가효~
세련된 의사소통이란 걸 누가 정했소?현재의 표준말 규범을 보면 서울중심의 권력구조가 반영되어 반민주적이고 문장의 의미도 애매하오. 표준말이란 국가가 국민을 국가권력의 틀에 매어놓기 위한 수단일 뿐이오. 물론 현대인이 국가권력과 무관하게 살 수는 없으므로 표준말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으나 표준말의 규범성은 방송 아나운서들에게나 강제될 수 있을 뿐이요. 표준말의 정의 역시 '최대 다수가 쓰는 말'로 바뀌어야 하오.
영어에 단일한 입말규범이 없다는 것은 영어에는 언어적 권력의 중심이 없다는 말이오. 다시 말하면 영국영어,미국영어,호주영어 등등 다양한 영어 가운데 현실적인 세력의 강약은 있으나 당위적인 표준어가 될 수 있는 방언 후보가 없기 때문에 단일한 입말규범이 없다고 한 것이오. 따라서 단일한 표준 입말이 없으니 입말에 맞게 정서법을 개혁하는 것도 어렵소. 게다가 이미 영어 철자법은 너무 현실 언어와 달라지기도 했고.
소햏은 이른바 순수한 사투리도 제대로 살려 쓰자고 주장하는 사람이오. 산마로햏의 생각이라면 아마도 사투리고 표준어고 다 필요없이 나오는 대로 쓰자는 주의일 테지만 소햏은 지역 혼합 방언이 있음을 인정하되 보다 순수한 형태의 사투리도 살려 쓰고 이와 더불어 표준말도 함께 쓰는 다층적 말글살이를 가꾸어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오. 늘 표준말을 쓰자는 게 아닌데도 왜 오해를 하시나 모르겠소. 고향 친구를 만나면 사투리와 속어를 섞어쓰면 되고 공적인 자리에서는 표준어를 쓰면 된다는 뜻이오. 이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외다.
그리고 영어의 각국 언어 표준의 차이는 포르투갈과 브라질의 경우와 비교한다면 사실상 극히 미미할 뿐이라 영어의 정서법을 개혁하는 데 각국 발음의 차이는 그리 큰 문제가 안 되오. 가령 tough 같은 말을 tuf로 쓴다는가 light를 lite로 쓰는 따위의 시도가 그런 것이오.
글 잘봤습니다. 확실히 저런 맞춤법 틀리는 사람이 많기도 하고... 책이나 잡지에서까지 틀리는 걸 보면 좀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햏" 이거 뭐라고 읽나요. 그리고 "짤방"이 뭐죠?
대, 데 단순한 차이 같지만, 철수는 집이 크대. 철수는 집이 크데 이걸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볼땐 전혀 다른 말이 되지용
암튼, 심오한 원리는 이해를 못하더라도, 책 많이 읽고 하다못해 국딩때 받아쓰기만 잘했어도 버릇이 되어서 제대로 쓰고 살더라 그말이오. 소리나는대로 쓴다는 것은 문자화 된것에서 봤던 기억도 없고, 원리도 모른다는 뜻이지요. 심오한 뜻이 있는게 아니지요.
많이 아시는 분 같으면 제대로 얘기를 해주셔야지요. 대, 데 이걸 잘 구분하는 사람은, 대='다더라, 다더군', 데='더라,더군' 이렇게 다르게 사용되는 것이다 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쓸때마다 저 법칙은 몰라도, 워낙에 문장을 많이 봐서(다독) 외워버린 버릇이 되어버린 사람이지요. 반대로 틀리는 사람은, 저렇게 따로 사용 된다는 사실도 모르거니와, 외워서 버릇도 되지 못한 위인이라는 소리지요. 지금이 무슨 문자 발생 시기도 아니고, 이미 소리에서 문자로 옮겨지는 기준이 다 만들어진 상황에, 인간들 발음이 대,데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문자로 옮길때도 대,데 구분하지 않는다는 개풀뜯는 소리가 어디있소?
설령 사람들이 새다/세다, 배다/베다의 소리를 똑같이 내고 맞춤법 지식이 없어서 글자를 구별 없이 쓴다고 해서 그 뜻까지 똑같이 여긴다고는 생각 안 하오. 물론 대/데의 경우 개별 어휘가 아니라 의미소인 어미인 관계로 빤햏 의견처럼 아예 의미 구별도 못 하는 사람이 있겠으나 그건 극히 소수에 불과하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말했듯이 뜻을 가려 쓰더라도 발음이 비슷해지고 철자를 모르면 틀리게 쓸 수 밖에 없소.
표준어를 공적인 자리에서 쓰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언어와 동떨어진 표준어를 강요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99%사람들의 현실언어는 ㅔ와 ㅐ를 구별하지 않소. 그러므로 입말에서 ㅐ와 ㅔ는 단어의 의미를 변별시킬 수 없고 문맥에 의존하거나 모음 자체를 변화시키게 되오. 입말에서 ㅔ와 ㅐ 구별의 소멸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글말에서도 생기지 않소.입말에서 2인칭을 '니'로 바꾼 것처럼 입말과 글말 모두에 공통되는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것이오.
문자발생시기든 뭐든 간에 현실의 입말이 글말보다 우선하오. 현실적으로도 그러하고 당위적으로도 그러하오.문자는 말을 옮기기 위한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