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표기자에 대한 몇 가지 생각
孤藍居士(203.252)
2005-03-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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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전국시대 중산국왕묘에서 발견된 청동기 명문의 탁본.
1. 只
중고 중국어에서 성모가 章에 속하며, 중세 한국 한자음으로는 '지', 일본 한자음으로는 'si'로 읽히는 只자는, 기이하게도 한국의 향찰, 이두 표기, 그리고 일본의 몇몇 차자표기에서 'ki'에 해당하는 음절에 배당되고 있소. (ex: 斗落只-마지기. 斗와 落은 훈독함)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 그동안 해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미제로 남았다 하지 않을 수 없소. 유일하게 김완진은 여기에 대하여 其의 초서체를 잘못 보아 只로 적은 것이 굳어진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가 있소.
이에 대하여 소햏은 좀 다른 관점을 가지고 바라보오. 바로 '상고 중국어의 반영'인 것이오. 只자는 이것이 음부로 적용되는 형성자가 대단히 드물어, 형성으로는 상고 성모를 재구하기 힘드나, 전국시대의 가차표기에서는 只가 음부인 枳자를 技(성모는 見[k])와 통용시킨 예가 보이오. 이를 보아, 只는 상고에서 *k란 성모를 가졌으리라고 추측 가능한데, 이것이 한국이나 일본에 반영된 것이 [ki]를 적는데 사용된 只라고 보오이다.
(별도의 이야기지만 支도 고대 한국어나 일본어의 표기에서는 종종 ki를 쓰는데 사용되었는데, 이것 또한 상고 중국어의 영향이오. 위민(兪敏)의 연구에 의하면 후한~삼국시대의 불경 자료에서 支는 ki 혹은 ke과 같은 음절을 적는 데 사용되고 있소)
2. 尸
향찰/이두 표기에서는 尸가 후대의 ㄹ받침에 해당하는 발음에 사용되고 있소.(ex: 道尸-길, 慕理尸-그릴) 종래에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라 力의 오자라는 것이 통설이었소만, 소햏은 여기에 대해서도 약간은 다른 견해를 가지오.
尸는 중고 중국어에서 성모가 書로, 書母를 성모로 가진 글자들은 보통 설음(치경파열음)계열과 아/후음(연구개 파열음 및 마찰음) 성모를 가진 글자들과 형성관계를 가지오. 그 중 尸는 설음 계열 성모자들과 해성하는 대표적인 예이며, 보통 성모의 재구는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무성적인 유음인 *hl(董同和, 鄭張上芳 등), 혹은 *hr(李方桂)으로 재구되는 것이 보통이오. 이것을 생각할 때, 尸를 ㄹ에 대응시킨 것은 尸의 상고 중국어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소.
찾아보니 상고 중국어(archaic chinese)는 기원전 8~기원후 3세기로 되어 있네요. 이런 연구엔 필수일 것 같은데 아마 그렇지 못한 게 국어학계의 현실인 듯.
요즘은 그냥 Old Chinese라 하오. 위의 단어는 너무 복잡해서.
말씀대로 중국어 역사음운론은 고대 한국어를 연구하는 데 필수이오. 모르면 연구 자체가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