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kali' , 'algebra' 같은 단어는 영단어지만 그 기원은 아랍어다.
'alkali'는 태운 재, 'algebra'는 '재결합'의 의미를 가진 아랍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영어 사용자들이 저 단어들의 기원을 알고 쓰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심지어 저 단어들을 아랍어로 표기해야 더 잘 이해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 기원과 표기를 모르더라도, 웬만한 영미권 식자층들은 alkali가 염기성을 뜻하며 algebra가 대수학을 뜻한다는 걸 안다.

한자어도 비슷한 맥락이라 본다.
한글성경을 읽다보면 마태복음에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긍휼(矜恤)이란 단어의 한자를 모른다면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불쌍히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다는 걸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교회에서 기도할 때 기독교인들은 이 단어를 즐겨 쓴다. 심지어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들도 심심찮게 쓰는 걸 본다.
성경을 여러번 읽고 듣다보니, 개별 한자를 몰라도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되고 나중에는 일상생활에서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긍휼'이 불쌍히 여긴다는 뜻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되면, '구휼'이란 단어를 처음 보게 되더라도 뭔가 '불쌍히 여기고 도와준다'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걸 추측할 수 있다.
恤 이란 한자를 모르더라도 '휼'이 뜻하는 바를 알게되면, '휼'이 들어가는 처음 보는 단어들도 대강은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내생각엔 국한 혼용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량이다.
특정 전문분야의 학자들은 필요에 따라 한자를 익혀야 하겠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불필요하다.
그보다는 많은 한자어를 접하고 응용하는 과정을 통해 어휘력을 늘려야 하고, 그러면 독해력은 자연히 따라오게 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