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폭풍이 지나간 밤, 높은 빌딩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 봤어.

바람은 아직 좀 변덕스러워 떠날 타이밍을 놓치고 있어. 


근처 주택가의 네온사인들은 아지랑이처럼 요동쳤어.

이런 경치따위 본 적도 없어.


늘 보았듯 익숙해졌다 생각했건만.



무언가가 바뀌어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사라져 가.

6월의 태풍 6호.

조금씩, 조금씩.



마지막 열차의 안내방송이 평소보다 낮게 들려.

이대로 또 평소 하던대로 쭉 하늘을 멍하니 바라볼 뿐.


조금 눈꺼풀이 무거워져, 천천히 눈을 감아. 

먼 곳에서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 

아, 슬슬 가보지 않으면...



무언가가 바뀌어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주 조금씩이지만.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사라져 가. 6월의 태풍 6호.

조금씩, 조금씩...



시계바늘이 2시를 가리키는 걸 깨닫고 나면 

이미 벌써 기분이 가벼워진 그런 기분이 들어.

조금이긴 하지만, 아주 조금이지만.



강한 태풍이 지나간 밤에 높은 빌딩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 봤어.

난 아직 조금 변덕스러워서.

떠나갈 타이밍을 놓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