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한 글이라 존댓말이니까 이해좀ㅇㅇ
[방언에서, 유성음 사이의 k]
오랜만의 투고입니다. 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갑작스럽지만, 오늘은 일부 방언 어휘에서 보이는 특이 현상 중, ㄱ이 삽입되는 특이한 어휘들에 대해 고찰해보려 합니다.
요컨대 '시루' 의 경우 셀기, 실구(강릉방언대사전, 平原郡志) 등의 어휘가 발견되는 모습이 보여지며
'모래' 의 경우 몰개(韓國方言辭典) 같은 어휘들이 대구부터 삭주까지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는 모습이 보여지지요.
당연하게도 이에 관련하여 주요한 포인트는, [이것들이 과연 古語形의 잔재인가?] 일 것입니다.
전국 각지의 방언에서 보이는 여러 어휘들은 이조 이전으로 보이는, 혹은 이조 시기에 기록된 문헌상의 고어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어휘들을 전부 고어형의 잔재로 보기에는 깊은 무리가 있습니다.
허나 다시 말하면, 이 어휘들의 일부는 정말 고어형의 잔재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컨대 모래의 경우는 봉화, 초산, 평원 등에서 '몰개' 라는 새로운 어휘로 실현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고어형의 잔재라는 이상규(1998)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國語史槪說에 따라 이 현상은 ㄹ과 모음 사이에서 일어나는 ㄱ 약화 후 탈락에 따른 고어의 잔존형일 가능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입니다.
중세국어에서의 ㄱ 약화 탈락 현상은 아마 모두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고 부족한 말을 삼가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모래의 중세국어 형태는 '몰애' 였습니다.
즉 '모래' 라는 어휘가 몰개 > 몰애 > 모래 의 형태로 변해왔다는 사실에 더욱 신빙성을 더해주는 듯 하지요.
그렇다면, 같은 방식으로 본다면, 방언형에서 '날구/날게(함북방언사전)' 정도로 나타나는 나루(津)의 경우도 그 고형태를 '날구' 로 잡는 것이 타당할까요?
그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김형규(1982)의 주장대로, 이런 형태들은 단순히 특정 상황에서의 -k- 삽입이나, 그저 접사의 형태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渡頭ㄴㆍㄴ ㄴㆍㄹㆍ 걷나ㄴㆍㄴ <<금삼4:5a>>
우선 나루의 고형태는 위와 같이 ㄴㆍㄹㆍ 이었습니다.
즉, nolgo > nol(g)o > nolo 와 같은 고형을 상정하는데 언뜻 무리가 없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ㄴㆍㄹ이라는 고형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受苦ㅅ ㄴㆍㄹㅇㆍㅣ ㅎㆍㄴ가지로 <<月釋8:25>>
이는 가루의 의미였던 ㄱㆍㄹㆍ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ㄱㆍㄹㆍ는 실제 ㄱㆍㄹ으로도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ㄴㆍㄹ 이라는 형태가 더욱 고어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날게 등의 방언은 단순히 -k- 형태를 가진 어떤 접사의 첨가일 가능성 또한 상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평안방언연구(1997)에서 '가루' 에 대해 나타나는 갈기[갉+이], 갈글[갉+을] 등의 어형은 그저 무시하고 지나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중세국어에서 비슷한 형태였을 가루 또한 -k- 내지 말음 -k를 소유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이를 단순히 간단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제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루의 방언형인 '날게' 등은 단순히 ㄴㆍㄹ이라는 고형태에 -kV 등의 접사가 붙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가루의 방언형 '갉' 이 그것을 증빙해 주는 듯 합니다.
언어학에 기본적으로 작용하는 훌륭한 소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에 빠져 언어학을 시작하기도, 언어학을 꿈꿔나가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 상상력에 빠져 다른 이야기를 개척해나갈 수 없게 되어버린다면, 그것은 끼워맞추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저에게 쓴소리를 하며, 스스로 반성하는 마음과 함께 이 타래를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질문 : 만약 기저형이 "ᄂᆞᆯ"이라면 "ᄂᆞᆯᄋᆡ"가 아니라 "ᄂᆞᄅᆡ"로 연철되어 쓰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변: 매우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제 지식이 부족하지만 실제로 저도 그 부분에서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독 ㄱㆍㄹ, ㄴㆍㄹ의 경우 '마치 ㄱ이 탈락하기라도 한 것처럼' 유독 모음 앞에 설 때 연철되지 않는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세국어에는 남ㄱ, 굼ㄱ 같은 실제 ㄱ 곡용 예시들이 존재하기에 ㄴㆍㄹ과 ㄱㆍㄹ을 이 안에 넣어야 할지, 혹은 새로운 하나의 분류로 봐야 할지는 제 소견이 아니라 판단했습니다.
이를 하나의 분류로 본다는 것은, 아마도 이 둘의 기저형을 nolk, kolk 정도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허나 이 경우에서도 -k이라는 접사개입의 가능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여, 따로 제 글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지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래와 쌀의 연관성, 그리고 모새]
모래의 방언형 중, 아마 유명한 것은 전 지역에서 보여지는 [몰개]일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중세국어에서 '몰애' 였던 모래의 더 고형태가 *mwòlkáy 였음을 상정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자료이지요.
하지만 최학근 선생님의 韓國方言辭典에 따르면, 의외로 '모새' 라는 형태의 어휘가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어휘는, 상기된 자료에 따르면, 강원과 경북은 물론이고 함남, 함북, 심지어는 평북까지도 나아가는 전역적인 방언형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이 형태를 우리가 소급할 수 있는 *mwòlkáy에 엮기에는 심한 무리가 있어 보이지요.
저는 애초에 *mwòlkáy의 상정을 넘어, 조금 더 먼 과거의 이야기를 찾아보려 합니다.
요컨대 이런 류의 방언은 전남과 제주 전지역에서 '모살' 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런 형태를 이용하여 모새의 고형태가 '모살' 이었다는 사실에 조금 믿음이 가는 듯 합니다.
자음 뒤 말음 -l이 일부 어휘에서 -y로 변한다는 몇몇 증거들이 있기 때문인데, 바로 *쟈갈? > 쟈개, 바ㄹㆍㄹ > 바ㄹㆍㅣ, 활시울 > 활시위 등과 같은 예시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mwosVl 정도의 고(古)어휘를 상정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허나 우리는 전남, 함남에서 나타나는 '목새' 라는 형태의 방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복새, 북새 등의 방언형이 전남에서 동시에 나타납니다. (上記, p88) 저는 이것을 그저 지나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유성음 사이의 이 k를 고어형의 잔재로 본다면 *mwoksVl 이라는 형태로써 고찰이 가능하지만 이것은 그 어떤 어휘와도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모살' 은 그 자체로 고유한 뜻을 가진 일종의 '기본명사' 였던 것일까요?
물론 저는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평북방언사전(1981)을 찾아보던 중, 상당히 의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심마니들의 은어로써, 쌀을 뜻하는 어휘 중 '모새' 와 '모래미' 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지요.
강릉방언대사전(2014)에서도 쌀을 뜻하는 심마니 어휘로 '모래미', '모새' 와 '모사' 를 싣고 있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즉 우리는 이것을 통하여 모래와 쌀의 연관성을 쉽게 가까이 연결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방언들이 서로 상호작용 한다는 사실을 보아, 우리는 '쌀' 에 소급하는 방언들을 찾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모살과 목새, 복새, 북새가 모두 전남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보아 전남방언사전(1997)과 韓國方言辭典을 뒤져본 결과, 의아한 한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쌀' 에 소급하는 어휘 중, 유독 전남 지방에서만 '몹쌀' 이라는 어휘가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를 한국방언사전에서는 쌀에 소급하는 어휘로, 전남방언사전에서는 멥쌀에 소급하는 어휘로 싣고 있습니다. 아마 후자가 맞을 것입니다.
다만 의아한 점은 '몹쌀' 이 나타나는 지역과 '모살' 이 나타나는 전남 지역의 범위가 100% 일치한다는 사실이지요.
몹쌀이 나타나는 진도, 완도, 장흥, 영암, 강진, 화순, 보성에서 모두 모래를 '모살' 이라는 어휘로써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저는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멥)쌀' 의 뜻을 가진 [모ㅂㅅㆍㄹ] 이, 이러저러한 변화로 인하여 [목ㅅㆍㄹ] 정도가 된 것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이 전남 방언 '모살' 에 치환된다고 가정하면, 그럭저럭 끼워맞추기에 적합합니다.
모ㅂㅅㆍㄹ > 목ㅅㆍㄹ > 모살(목살) > 모새(목새)
물론 이와 같은 가능성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첫번째로, 심마니들이 사용하는 어휘의 연관성을 전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가.
두번째로, 말음 pk교체의 변화 설명 과정은 어떠한가, 정도의 문제점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저의 부족함 탓에 많은 문제점이 보이기에, 저는 이 의견을 단순한 저의 '가능성' 으로 열어두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방언에서, 유성음 사이의 k]
오랜만의 투고입니다. 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갑작스럽지만, 오늘은 일부 방언 어휘에서 보이는 특이 현상 중, ㄱ이 삽입되는 특이한 어휘들에 대해 고찰해보려 합니다.
요컨대 '시루' 의 경우 셀기, 실구(강릉방언대사전, 平原郡志) 등의 어휘가 발견되는 모습이 보여지며
'모래' 의 경우 몰개(韓國方言辭典) 같은 어휘들이 대구부터 삭주까지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는 모습이 보여지지요.
당연하게도 이에 관련하여 주요한 포인트는, [이것들이 과연 古語形의 잔재인가?] 일 것입니다.
전국 각지의 방언에서 보이는 여러 어휘들은 이조 이전으로 보이는, 혹은 이조 시기에 기록된 문헌상의 고어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어휘들을 전부 고어형의 잔재로 보기에는 깊은 무리가 있습니다.
허나 다시 말하면, 이 어휘들의 일부는 정말 고어형의 잔재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컨대 모래의 경우는 봉화, 초산, 평원 등에서 '몰개' 라는 새로운 어휘로 실현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고어형의 잔재라는 이상규(1998)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國語史槪說에 따라 이 현상은 ㄹ과 모음 사이에서 일어나는 ㄱ 약화 후 탈락에 따른 고어의 잔존형일 가능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입니다.
중세국어에서의 ㄱ 약화 탈락 현상은 아마 모두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고 부족한 말을 삼가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모래의 중세국어 형태는 '몰애' 였습니다.
즉 '모래' 라는 어휘가 몰개 > 몰애 > 모래 의 형태로 변해왔다는 사실에 더욱 신빙성을 더해주는 듯 하지요.
그렇다면, 같은 방식으로 본다면, 방언형에서 '날구/날게(함북방언사전)' 정도로 나타나는 나루(津)의 경우도 그 고형태를 '날구' 로 잡는 것이 타당할까요?
그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김형규(1982)의 주장대로, 이런 형태들은 단순히 특정 상황에서의 -k- 삽입이나, 그저 접사의 형태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渡頭ㄴㆍㄴ ㄴㆍㄹㆍ 걷나ㄴㆍㄴ <<금삼4:5a>>
우선 나루의 고형태는 위와 같이 ㄴㆍㄹㆍ 이었습니다.
즉, nolgo > nol(g)o > nolo 와 같은 고형을 상정하는데 언뜻 무리가 없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ㄴㆍㄹ이라는 고형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受苦ㅅ ㄴㆍㄹㅇㆍㅣ ㅎㆍㄴ가지로 <<月釋8:25>>
이는 가루의 의미였던 ㄱㆍㄹㆍ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ㄱㆍㄹㆍ는 실제 ㄱㆍㄹ으로도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ㄴㆍㄹ 이라는 형태가 더욱 고어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날게 등의 방언은 단순히 -k- 형태를 가진 어떤 접사의 첨가일 가능성 또한 상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평안방언연구(1997)에서 '가루' 에 대해 나타나는 갈기[갉+이], 갈글[갉+을] 등의 어형은 그저 무시하고 지나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중세국어에서 비슷한 형태였을 가루 또한 -k- 내지 말음 -k를 소유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이를 단순히 간단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제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루의 방언형인 '날게' 등은 단순히 ㄴㆍㄹ이라는 고형태에 -kV 등의 접사가 붙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가루의 방언형 '갉' 이 그것을 증빙해 주는 듯 합니다.
언어학에 기본적으로 작용하는 훌륭한 소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에 빠져 언어학을 시작하기도, 언어학을 꿈꿔나가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 상상력에 빠져 다른 이야기를 개척해나갈 수 없게 되어버린다면, 그것은 끼워맞추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저에게 쓴소리를 하며, 스스로 반성하는 마음과 함께 이 타래를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질문 : 만약 기저형이 "ᄂᆞᆯ"이라면 "ᄂᆞᆯᄋᆡ"가 아니라 "ᄂᆞᄅᆡ"로 연철되어 쓰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변: 매우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제 지식이 부족하지만 실제로 저도 그 부분에서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독 ㄱㆍㄹ, ㄴㆍㄹ의 경우 '마치 ㄱ이 탈락하기라도 한 것처럼' 유독 모음 앞에 설 때 연철되지 않는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세국어에는 남ㄱ, 굼ㄱ 같은 실제 ㄱ 곡용 예시들이 존재하기에 ㄴㆍㄹ과 ㄱㆍㄹ을 이 안에 넣어야 할지, 혹은 새로운 하나의 분류로 봐야 할지는 제 소견이 아니라 판단했습니다.
이를 하나의 분류로 본다는 것은, 아마도 이 둘의 기저형을 nolk, kolk 정도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허나 이 경우에서도 -k이라는 접사개입의 가능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여, 따로 제 글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지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래와 쌀의 연관성, 그리고 모새]
모래의 방언형 중, 아마 유명한 것은 전 지역에서 보여지는 [몰개]일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중세국어에서 '몰애' 였던 모래의 더 고형태가 *mwòlkáy 였음을 상정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자료이지요.
하지만 최학근 선생님의 韓國方言辭典에 따르면, 의외로 '모새' 라는 형태의 어휘가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어휘는, 상기된 자료에 따르면, 강원과 경북은 물론이고 함남, 함북, 심지어는 평북까지도 나아가는 전역적인 방언형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이 형태를 우리가 소급할 수 있는 *mwòlkáy에 엮기에는 심한 무리가 있어 보이지요.
저는 애초에 *mwòlkáy의 상정을 넘어, 조금 더 먼 과거의 이야기를 찾아보려 합니다.
요컨대 이런 류의 방언은 전남과 제주 전지역에서 '모살' 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런 형태를 이용하여 모새의 고형태가 '모살' 이었다는 사실에 조금 믿음이 가는 듯 합니다.
자음 뒤 말음 -l이 일부 어휘에서 -y로 변한다는 몇몇 증거들이 있기 때문인데, 바로 *쟈갈? > 쟈개, 바ㄹㆍㄹ > 바ㄹㆍㅣ, 활시울 > 활시위 등과 같은 예시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mwosVl 정도의 고(古)어휘를 상정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허나 우리는 전남, 함남에서 나타나는 '목새' 라는 형태의 방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복새, 북새 등의 방언형이 전남에서 동시에 나타납니다. (上記, p88) 저는 이것을 그저 지나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유성음 사이의 이 k를 고어형의 잔재로 본다면 *mwoksVl 이라는 형태로써 고찰이 가능하지만 이것은 그 어떤 어휘와도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모살' 은 그 자체로 고유한 뜻을 가진 일종의 '기본명사' 였던 것일까요?
물론 저는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평북방언사전(1981)을 찾아보던 중, 상당히 의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심마니들의 은어로써, 쌀을 뜻하는 어휘 중 '모새' 와 '모래미' 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지요.
강릉방언대사전(2014)에서도 쌀을 뜻하는 심마니 어휘로 '모래미', '모새' 와 '모사' 를 싣고 있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즉 우리는 이것을 통하여 모래와 쌀의 연관성을 쉽게 가까이 연결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방언들이 서로 상호작용 한다는 사실을 보아, 우리는 '쌀' 에 소급하는 방언들을 찾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모살과 목새, 복새, 북새가 모두 전남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보아 전남방언사전(1997)과 韓國方言辭典을 뒤져본 결과, 의아한 한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쌀' 에 소급하는 어휘 중, 유독 전남 지방에서만 '몹쌀' 이라는 어휘가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를 한국방언사전에서는 쌀에 소급하는 어휘로, 전남방언사전에서는 멥쌀에 소급하는 어휘로 싣고 있습니다. 아마 후자가 맞을 것입니다.
다만 의아한 점은 '몹쌀' 이 나타나는 지역과 '모살' 이 나타나는 전남 지역의 범위가 100% 일치한다는 사실이지요.
몹쌀이 나타나는 진도, 완도, 장흥, 영암, 강진, 화순, 보성에서 모두 모래를 '모살' 이라는 어휘로써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저는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멥)쌀' 의 뜻을 가진 [모ㅂㅅㆍㄹ] 이, 이러저러한 변화로 인하여 [목ㅅㆍㄹ] 정도가 된 것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이 전남 방언 '모살' 에 치환된다고 가정하면, 그럭저럭 끼워맞추기에 적합합니다.
모ㅂㅅㆍㄹ > 목ㅅㆍㄹ > 모살(목살) > 모새(목새)
물론 이와 같은 가능성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첫번째로, 심마니들이 사용하는 어휘의 연관성을 전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가.
두번째로, 말음 pk교체의 변화 설명 과정은 어떠한가, 정도의 문제점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저의 부족함 탓에 많은 문제점이 보이기에, 저는 이 의견을 단순한 저의 '가능성' 으로 열어두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이 글을 읽고 내 좋은 하루를 망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