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일제시대에 비분강개하는 근본적 원인이 '우리나라를 빼앗겼다'는 담론임
다른 사안은 부차적이거나 '우리나라를 빼앗겼다'는 적개심을 표출하는 수단에 불과함

그런데 그 '우리나라'라는 개념이 역사적으로 수많은 나라가 멸망하고 흡수된 결과임
일본 제국의 조선 합방도 그 일환인데, 여기에만 분통을 터뜨리며 절대악으로 치부함

한반도에서 '우리나라'라는 개념이 신라가 나머지를 멸망시킴으로써 만들어짐
당대 사람들이 신라 때문에 우리나라를 잃었다며 매우 큰 슬픔을 느꼈을 것임

그 울분이 무려 200년 뒤까지 이어져 후삼국 시대를 열었을 정도임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현재 갈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음

또한 신라 경순왕이 고려에게 나라를 바치자 현명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일본 제국에 나라를 양도하는 일은 크나큰 치욕으로 두고두고 곱씹으니 아이러니함


삼국지에서 통일하든 말든 또는 누가 통일하든 백성에게 아무 상관이 없음
누가 다스리든 세금이 줄어들고 안심하며 생업에 종사할 수 있으면 괜찮음

이와 같이 국가가 절대적 숭배의 대상이 아닌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도구임
도구가 더욱 나은 도구로 교체되면 반대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환영할 일임

한국인들이 다들 기를 쓰고 선진국 시민권을 얻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막상 최고의 선진국의 통치에는 반발하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음

일본 제국이 일제시대 조선을 서구의 식민지처럼 그저 본국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조선에만 적용하는 창씨개명으로 알 수 있듯이 완전히 같은 나라와 같은 시민으로 통합하려고 함

어차피 시대가 달라져서, 설령 합방을 요청해도 이제는 일본이 수락할 리 만무함
한국인들에게 남은 길은 무릉도원 같은 '우리나라'에서 행복을 찾아 나서는 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