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vs "수십 년"




우연히 "수십년"이라는 말을 쓰다가, 띄어 써야 하는지 붙여 써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국어사전을 찾았는데, "수십년"이라는 말은 없고, 예문들도 모두 "수십 년"이 나옴.



왜 그럴까를 생각해봤더니, "수십년"을 한 단어로 인정해버리면,


"수십 일", "수백 일" 같은 것들까지 모두 일률적으로 한 단어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듯.



근데 쓰임을 보면, "수십년"이라는 말은, "수십 일"이나 "수백 일"과는 분명히 다른 면모가 있음.




"수십 일"이나 "수백 일" 같은 것은, 날 수를 계산할 때 쓰는 말이지만


"수십년(수십 년)"의 경우는, 물론 "수십 년"처럼 해의 수를 계산할 때도 쓰는 말이지만,




"백수 생활로 보낸 세월이 '수십년'이다"와 같이, 관용적인 '뭉텅이'로서 쓰는 말이기 때문에


이때는 "수십 년"보다는 "수십년"으로 붙여 써야 정확한 표현임.




즉, "수십년"의 경우는, "수십 일"이나 "수백 일"보다 독립성이 강해진 하나의 뭉텅이라는 것.



아 물론, "수십 년"도 병용할 수 있음.



예문:



1. "백수 생활로 보낸 세월이 '수십년'이다" ('세월'에 대응하는 관용적인 뭉텅이)


2. "그는 감옥에서 '수십 년'을 살고 나왔다" (해의 수를 계산)





이처럼,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국어사전에 "수십년"을 반드시 등재해야 함.









p.s.



'뭉텅이'가 되면 띄어쓰기가 약화(?)되는데, 이것은 영어에서도 통하는 원리.


단어들이 모여서 뭉텅이가 되면, 일차적으로는 하이픈이 붙고


그 다음으로는 하이픈조차 없애버리고 걍 붙여 써버림.


예컨대 notwithstanding 같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