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해가 김춘추에게 거북이와 토끼 이야기를 들려주다 ( 642년 (음) )

춘추가 푸른 베[靑布] 3백 보(步)를 왕이 총애하는 신하 선도해(先道解)註 109에게 몰래 주었다. 선도해가 음식을 차려 가지고 와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거나하게 취하게 되자, 〔선도해가〕 농담하듯이 말하였다. “당신은 일찍이 거북이와 토끼의 이야기를註 110 들은 적이 있습니까? 옛날 동해 용왕(龍王)의 딸이 심장병을 앓았습니다. 의원이 말하기를, ‘토끼의 간을 얻어 약을 지으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는데, 그러나 바다 가운데에 토끼가 없어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거북이 한 마리가 용왕에게 아뢰기를, ‘제가 그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드디어 육지에 올라 토끼를 보고 말하기를, ‘바다 가운데 섬 하나가 있는데, 맑은 샘과 깨끗한 돌, 우거진 숲과 맛있는 과일이 있으며, 추위와 더위가 이르지 못하고 매와 새매도 침입하지 못한다. 네가 만일 〔그곳에〕 가기만 한다면,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어 토끼를 등에 업고 2~3리쯤 헤엄쳐가다 거북이가 토끼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지금 용왕의 딸이 병에 걸렸는데, 모름지기 토끼의 간이 약이 된다고 하기에 수고로움을 꺼리지 않고 너를 업고 왔을 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토끼가 말하기를, ‘아아! 나는 신명(神明)註 111의 후예라 능히 오장(五藏)註 112을 꺼내 씻고 다시 넣을 수 있다. 일전에 약간 가슴이 답답함을 느껴 간과 심장을 꺼내 씻고 잠시 바위 밑에 두었는데, 너의 달콤한 말을 듣고 서둘러 오느라 간은 아직도 거기에 있으니, 어찌 되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오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면 너도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나는 비록 간이 없어도 또한 살 수 있으니, 어찌 둘 다 서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거북이가 그 말을 믿고 되돌아가 막 해안에 오르자마자, 토끼가 달아나 풀 속으로 들어가며 거북이에게 말하기를, ‘어리석구나! 그대여. 어찌 간 없이 사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거북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물러갔습니다.” 춘추가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뜻을 깨달아 왕에게 글을 보내 말하기를, “두 고개〔마목현과 죽령〕는 본래 대국(大國)의 땅이었으니, 신이 귀국(歸國)하면, 저희 왕께 돌려주라고 청하겠습니다. 만일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밝은 해를 두고 〔죽기를〕 맹세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에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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