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뎅이
여자 성기의 제주 방언으로 '-앙이' 계열의 접미사는 제주 방언에서 흔히 보인다. '-앙이, 엥이, 엉이, 겡이' 등 여러 형태가 있는데 '*볻'이라는 말을 상정하면 '볻-'에 '-엥이'가 붙어 '보뎅이'가 됐을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방언을 토대로 우리는 'ㅂㅈ'의 '지'가 '디'가 통시적으로 구개음화를 거친 형태라고 추정할 수 있다는 밍고스 게이의 글을 봤다.
1. 낭(ㄱ)
‘낭'은 ‘나무'의 제주 방언이다. 여기서 봐야 할 것은 ‘낭'이 쓰일 때 ㄱ이 덧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ㄱ이 덧난다는 얘기는 아직 방언형에선 곡용이 남아 있다는 뜻인데 제주대나 국국원의 전사 자료를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올 때 ‘낭긔(나무의)’나 ‘낭글'과 같은 표현이 쓰인다. ‘낭의'나 ‘낭네' 따위로 쓰이지 않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ㄱ 곡용의 흔적이다. ‘나무'의 옛말은 ‘나모’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쓰일 때는 ‘나ᇚ’으로 이형태 교체를 하였다. ‘불휘 깊은 나ᄆᆞᆫ'이 아니라 ‘불휘 기픈 남ᄀᆞᆫ'으로 쓰인 이유가 그것이다. 현대 제주 방언의 ‘낭'은 ‘ᇚ’에서 ㅁ이 ㅇ으로 바뀌고 ㄱ이 덧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곶/고장
‘곶'은 ‘숲'의 방언이고 ‘고장'은 ‘꽃'의 방언이다. ‘꽃'은 어두 경음화를 겪기 전 ‘곶'이었기 때문에 ‘고장'은 ‘곶-+-앙(명파접)’임을 알 수 있다. 기원적으로 ‘곶(꽃)’과 ‘곶(숲)’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곶'은 ‘곶자왈’ 할 때 그 ‘곶'이다.
3. 잇다/엇다
‘있다/없다'에 대응하는 제주 방언이다. ‘있다'는 ‘잇다' 말고도 ‘이시다', ‘시다'로도 나타나는데 ‘거기 셔'나 ‘거기 이서' 등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시다'는 ‘이시다'에서 ‘이'가 탈락한 거고 ‘엇다'는 ‘없다'의 ㅂ이 탈락한 것이다. “거기 어서?”는 거기 없냐는 뜻이고 "어디 셔/이서/이셔?"는 어디 있냐는 뜻이다. 젊은층도 통틀어서 가장 많이 쓰는 제주 방언이 아닌가 싶다.
4. 무사
‘무사'는 ‘왜'에 해당하는 제주 방언이다. ‘무엇'의 옛말인 ‘므스'와 관련있는 어휘로 1음절의 ‘므'는 원순모음화를 2음절의 ‘ㅡ'는 모음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꼬리를 올리며 “무사?”라고 하는데 육지 사람에게는 ‘왜(why)’라는 의미보다 ‘장수'라는 의미가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젊은층도 자주 쓰는 제주 방언이다.
5. 똘치다
‘똘치다’는 ‘훔치다’의 제주 방언으로 생각보다 자주 쓰이는 어휘이다. 어째서 이러한 형태가 나온 건지는 모르겠다. 경남에서는 ‘뚱치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둘이 관련이 있을지도.
6. 곱다/곱지다
‘곱다'는 ‘숨다'의 제주 방언이고 ‘곱지다'는 ‘숨기다'의 제주 방언이다. 사동접사 ‘-기-’가 제주 방언에선 ‘-지-’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ㄱ 구개음화의 영향이다. ‘곱다'라는 용언에서 나왔으므로 ‘곱다'가 어디서 왔는지 봐야 할 건데 ‘곱다'랑 ‘숨다'를 보기에는 ‘ㄱ’과 ‘ㅅ'의 차이가 너무 크다. 그렇다고 ‘감추다'와 비교하기에는 ‘감다'라는 용언이 없는 게 문제다. 그리고 ‘감추다'는 원래 ㅁ이 없었다가 ㅁ이 생긴 놈이라 ‘곱다'와 비교하기도 애매하다. ‘감추다'의 방언으로 ‘감치다(강원, 전남, 함남)’, ‘곰추다(전남, 함경)’, ‘꿈치다/꿉치다(전남)’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둘이 관련이 있을 수도 있긴 하지만 잘은 모르겠다.
7. 쫍작하다/좁작하다
‘좁다’의 제주 방언으로 중학생 때까지 육지에서 이런 말 안 쓰는 줄 몰랐다. ‘쫍작’에서 ‘쫍-’은 ‘좁’이 어두경음화를 거친 형태이고 ‘작’은 아마 음절을 안정시키기 위한 접미사이지 않을까 싶다. ‘곧다(straight)’의 방언형이 ‘곧작하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휘는 ‘불규칙 어근 + 하다’의 구조를 보이는데 공시적으로 분석하면 ‘반듯하다’처럼 ‘쫍작 + -하- + -다’로 볼 수 있다.
8. 버치다
‘(힘이) 부치다’의 제주 방언으로 ‘ㅜ’가 ‘ㅓ’로 나타난다. 육지에서는 ‘아이고 부친다’라고 하면 ‘힘이/힘에’가 생략되어 의미가 통하지 않겠지만 제주에서는 굳이 ‘힘’을 쓰지 않아도 의미가 통한다. ‘아이고 버친다’는 ‘아이고 힘들다’와 같은 의미이다.
9. 송키
‘채소’의 제주 방언으로 어원은 ‘푸성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푸성귀’의 ‘성귀’가 ‘송키’로 변했다고 보면 된다. 우선 ‘푸성귀’는 ‘프ㅿㅓㅇ귀’로 쓰인 말인데 반치음이 ㅇ으로 변한 중앙어와 달리 남부 방언에선 ㅅ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ㅓ’는 ‘ㅗ’가 됐을 것이며 중앙어에서 방언으로 갈 때 평음이 격음으로 변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ㅋ은 ㄱ이 변한 것으로 보면 된다. ‘ㅟ’는 근대 국어 무렵에 ‘ㅣ’로 단모음화를 겪었으리라 생각된다.
10. 두리다
‘어리다’의 제주 방언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더 느리거나 어리버리한 사람들을 묘사할 때 쓰기도 한다. ‘두린 아니난 이해 좀 해 줘(어린 아이니까 이해 좀 해 줘)’ 근데 왜 ‘어리다'가 아니라 ‘두리다'로 쓰이는지는 모르겠다.
11. 지꺼지다
‘기쁘다’, ‘신나다'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사실 ‘지쁘다’의 활용형이 굳어진 것이다. ‘잘도 지뻐’라는 문장을 들어 본 적은 없지만 ‘잘도 지꺼져’나 ‘그자락 지꺼젼?’과 같은 문장은 자주 들었다. 우선 ‘지쁘다’의 형성은 간단하다. 남부 방언의 특징인 ㄱ 구개음화이다. 경상도에서 ‘기름’을 ‘지름’이라고, ‘견주다’를 ‘전주다’라고 하듯 제주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존재한다. ‘기’의 /ㄱ/이 /ㅈ/으로 바뀌면 ‘지쁘다’가 된다. 그렇지만 ‘지뻐지다’가 아니라 ‘지꺼지다’로 쓰이는데 그 이유는 잘은 모르겠다. 우선 ‘기쁘다’의 옛말은 ‘깃브다’로 원래는 ‘기ㅺ브다’였다. 제주 방언에선 /ㅂ/의 약화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심하므로 ‘기ㅺ브다>기ㅺᄫᅳ다>기ㅺ우다’의 변화를 상정할 수 있을 거다. ㅺ은 2음절로 넘어가 ‘기ㅺㅡ다’가 되고 ㅺ가 ㄲ으로 변하고 앞서 말한 ㄱ 구개음화랑 ㅜ가 ㅡ로 변하는 단모음화로 인해 ‘지끄다’라는 형태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상태 변화를 나타내는 ‘지다’가 붙어 ‘지꺼지다’가 어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12. 왓
‘왓’은 ‘밭’의 방언이다. 8에서 말했듯 제주 방언에서 /ㅂ/의 약화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특히 합성어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으로 자주 쓰는 말은 아니지만 ‘쌀보리'는 ‘살오리'로 ‘쌀밥'은 ‘미왑’으로 쓰기도 한다. 우선 동남, 서남, 충청, 영동, 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밭’은 ‘밧’으로 쓰인다. 연음이 되면 ‘밭이[바치]’가 아니라 ‘밧이[바시]가 된다. 즉 제주에는 이미 ‘밧’이라는 방언형이 있다. 그러나 /ㅂ/이 약화되면 순경음 비읍과 비슷한 발음이 되는데 이 발음은 한국어 음운 체계상 매우 불안정해 금방 그 음가가 바뀌게 된다. 반모음 /w/로 바뀌게 되는 것인데 나는 ‘왓’의 형성이 ‘밧>ᄫᅡᆺ>왓’의 변화를 거쳤다고 생각한다. ‘보리왓’이나 ‘대왓’ 같은 어휘와 덕수리군물왓, 굴왓, 병디왓과 같은 지명에서도 확인된다.
13. 데끼다
‘던지다’의 제주 방언으로 ‘데껴 부러’는 ‘던져 버려라’라는 뜻이다. ‘던지다’는 ‘더디다>더지다>던지다’의 변화를 겪은 단어인데 전라 지역에서는 ‘덩기다/띵기다/떵기다/뗑기다’로 쓰인다고 한다. 이 ‘ㄱ’은 통시적 구개음화를 겪은 ‘더지다’에서 ㄱ 역구개음화를 다시 한번 겪어 나온 형태로 보인다. ‘ㄱ→ㅈ’뿐만 아니라 ‘ㅈ→ㄱ’의 변화도 방언에서는 흔히 보이는데 일어나는 조건은 ㄱ 구개음화가 똑같다. 따라서 ‘더지다’에서 ‘더기다’로 변하고 ‘ㅓ’는 다양한 변화를 겪어 ‘ㅔ’로 변한 뒤 ㄱ이 ㄲ으로 변해 ‘데끼다’라는 형태가 나왔을 것 같다.
14. 돔베
‘도마’의 제주 방언이다. 돔베고기는 도마에 고기를 올려놓고 썰어서 만드는 음식이라 이렇게 불리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돔베’의 어원을 분석할 때 ‘돔’과 ‘베’를 따로 보려고 했으나 도무지 ‘베’를 설명할 수 없어 실패했다. 일단 내 망상은 기본적으로 ‘도마’가 ‘도막’에서 왔다는 설을 근거로 한다.
“‘도마’의 어원은 ‘도막[片]’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마’는 어떤 물건을 칼로 도막내는 데 쓰이거나, ‘도마’ 자체가 나무를 도막내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이라고 한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실제로 ‘도마’와 ‘도막’의 방언이 유사하다는 점에서도 둘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도막’을 분석할 때 지소사 ‘-악’을 떼어내면 ‘돔-+-악’으로 볼 수 있고 ‘돔-’이 ‘나누다/자르다’를 나타내는 어근이라면 결국 ‘돔’에 ‘-베’가 붙었다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돔-’을 어근으로 갖는 용언이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베’가 접미사로 쓰인 적이 없으므로 말이 안 된다. ‘도마/도막’의 여러 방언형에서 ‘ㅂ’이 보인다는 점에서 뭔가 있긴 할 텐데 잘은 모르겠다.
15. 불다
‘버리다'의 제주 방언이다. 전남 지역에서도 쓰인다고 한다. ‘버리다'의 옛말이 ‘ㅂㆍ리다'인데 ‘바리다'가 아니라 ‘버리다'인 이유는 모음조화 때문인 듯하다. 제주에서는 아래아가 좀 더 원순성이 있으므로 근대 국어에서 아마 아래아가 ㅗ가 되는데 모음조화로 인해 ㅜ가 되어 ‘불다'가 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불다'는 본용언 ‘버리다'가 아니라 보조용언으로서의 쓰임만 있다 봐도 무방하다. 제주도민에게 “이거 데낄 거?”와 “이거 불 거?” 중 자연스러운 문장을 고르라면 거의 100%는 전자를 고를 것이다. 즉 ‘불다'는 본동사적 용법이 없고 보조 용언 ‘버리다'의 의미만 갖고 있으며 ‘버리다(throw)’는 ‘데끼다'가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일종의 문법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먹어 부러(먹어 버려)”나 “가이신디 고라 불카(걔한테 말해 버릴까)?”와 같은 용법만 있다.
16. 아꼽다
‘귀엽다'의 제주 방언이다. ‘아꼽다'는 ‘아끼다’, ‘아깝다'와 관련이 있는 어휘로 ‘아깝다'의 ‘ㅏ'가 ‘ㅗ'로 변한 것이다. 육지에서는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잃어 섭섭하거나 서운한 느낌이 있다.’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제주에서는 그 반대이다. 아마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잃어 섭섭하거나 서운한 느낌이 든다는 것은 그만큼 그 대상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즉 ‘가이 잘도 아꼬와'는 ‘걔가 누군가에게는 아까운 상대'라는 뜻이 아니라 ‘걔가 사랑스럽고 귀엽다'라는 뜻이다. ‘잘도 아꼬운 강생이', ‘자이 잘도 아꼬와'는 각각 ‘매우 귀여운 강아지'와 ‘쟤 정말 귀여워'라는 뜻이다. 칭찬할 때 쓰인다.
17. 요망지다
‘야무지다'의 방언이다. ‘아이가 잘도 요망져마씀'이라고 하면 ‘애가 매우 똑똑하네요’ 정도의 의미로 칭찬할 때 쓰인다. 아이가 야무진 데가 있을 때 어른이 주로 쓰는 말이다. ‘야무지다'는 ‘야물다'와 ‘지다'의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야물다'는 ‘여물다'와 같은 뜻인데 제주에서는 ‘염다' 또는 욤다’로 쓰인다고 한다. ‘ㅛ'는 ‘ㅕ'가 변한 것인데 ‘욤-’이라는 어근에 접미사 ‘-앙'이 붙어 ‘요망'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보조용언 ‘지다'가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8. 고넹이
고양이의 제주 방언으로 계림유사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계림유사에는 ‘鬼尼(kojni)'라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에 접미사 ‘-엉이'가 붙어 ‘고넹이'가 된다. 참고로 '강생이'는 '강아지'다.
19. 하영
‘많이'에 해당하는 제주 방언으로 ‘하다'의 활용형이다. ‘밥 잘도 하다'는 ‘밥이 매우 많다'라는 뜻인데 ‘하다'가 형용사이다. 제주 방언에는 중세 국어의 ‘하다'가 그대로 남았는데 용비어천가의 “곶 됴코 여름 하나니"의 그 ‘하나니’의 ‘하다'와 같다.
20. 실프다
‘싫다'의 제주 방언이지만 ‘귀찮다', ‘짜증 나다' 등 여러 의미로 쓰일 수 있다. ‘싫다'의 옛말은 ‘슳다'인데 ‘슳다'는 ‘슬프다'의 뜻으로도 쓰였다. ‘슳-’에 ‘-브-’가 붙어서 ‘슬프다'가 된 거고 ‘슳다'의 ‘ㅡ'가 ‘ㅣ'가 되어 ‘싫다’가 된 것이다. 제주에선 ‘슬프다'가 되고 1음절의 ‘ㅡ'가 전설모음화가 되어 ‘실프다'가 됐을 거다.
흥미롭네
1낭ㄱ 이건 난거 에서 온거아닐까 뭐가 났다 이럴때 나무는 남에 ㅜ가 붙어서 나무는 보통 동물이나 풀떼기보다 오래사니 남아있다도 나무에서 온걸수도 3잇다 엇다는 아예 있다랑 과거형 었다 에서 와서 없다로 된게 아닐까 14 돔베할때 베는 칼로 베다 할때 베 아닐까 10두리다는 어리다 더디다 덜다 이런거랑 관련있을거가다